출처=The Other Hundred/Sudipto Das
출처=The Other Hundred/Sudipto Das

홍콩의 NGO 센터에서 매주 청소년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학생에게 몸매를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요가 자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웃으면서 대답은 했지만, 요가에 대한 편협된 지식이 어린 학생들에게도 널리 퍼져있는 걸 보며 아쉬움이 컸다. 

이는 요가는 몸이 유연한 사람이 하는 단순한 신체운동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요가와 음악테라피를 접목한 웰빙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클라이언트들 중에서도 요가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오해로 인해 ‘몸이 유연하지 않아요’,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등이 거부의 이유다. 

요가를 가르치는 선생님들마저 포괄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있다. 요가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도친구의 경험이다. 홍콩의 아파트 거주민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 중에서 요가반을 선택하고 들어갔더니, 그의 큰 체구를 훑어보며 요가반을 선택한 게 맞냐며 재확인하는 선생님의 반응에 불쾌했다고 한다.

요가는 1만여 년 전, 인도에 존재했던 탄트라문명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건강과 삶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영적 측면에서 심오한 의미와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요가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건 불과 십 여년 전이다. UN에서는 2015년부터 ‘요가의 날’을 6월 21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세 명 중 한 명은 요가를 한 적이 있거나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국민 요가’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요가의 인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폭발적이다.  

요가가 세계적으로 대중화 되면서 인류의 건강한 삶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대중의 입맛에 맞춰 요가의 일부분인 동작으로 인한 신체적 효과가 요가의 전부로 부각된다. 요가동작은 요가의 목적이 아니라, 요가의 궁극적인 목적 도달을 위한 시작단계의 수단일 뿐이다.

요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모든 신체·정신·감정·영적 측면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 일상 생활에서 융합하는 것이다. 궁극적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요가 수행시에는 요가 동작(아사나), 호흡(프라나야마), 명상자세(무드라반다)와 명상을 함께 꾸준히 수련해야 한다.

신체 반응에 있어서 전통적인 요가동작(아사나)과 운동은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운동은 호흡과 신진대사율을 높이면서 산소 소비를 증가시키고 체온을 높인다. 반면, 요가동작은 앞선 세 가지 요소를 전부 낮춘다. 운동은 체내의 이화작용을 활성화 시키지만, 요가동작은 억제시키는 경향이 있다. 대신, 체내의 각 분비샘과 장기에 영향을 주면서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적 반응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요가에서는 신체 움직임으로 인해 일어나는 몸의 반응과 느낌을 세세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식하는 과정이 없이 단순하게 요가동작만을 취하고 있다면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신체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요가 시작단계 완성은 세세한 인식의 경험들을 통해 신체의 조화와 균형의 원리를 아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요가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의 조화와 균형에 대한 인식과 통찰력이 만들어진다. 비로소 그 다음 단계에서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조화와 균형을 인식하는 요가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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