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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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마슬로는 인간 내면에 잠재하고 있는 긍정의 힘을 강조한 휴머니스틱 심리학자다. 그는 인간의 욕구를 ▲신체의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로 호흡, 수면, 음식 섭취, 배설 등 최하의 단계다. 1단계가 충족되면 신체, 가족, 재물 등 안전에 대한 2단계 욕구로 넘어간다. 3단계는 소속감, 친밀감, 애정 등과 같은 사회적 욕구다. 4단계는 자신감, 성취감, 자기존중 수립단계의 욕구, 5단계는 창조성, 자발성, 문제해결능력 등 자아실현의 욕구다.

테라피를 진행한 경험에 따르면 클라이언트 상당수의 상담 원인은 마슬로 3~4단계의 욕구충족 결핍에서 비롯된다. 테라피라는 분야 자체가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 후, 3~4단계의 정체성으로 인해 고려되는게 일반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시각을 확장해 국가를 한 개인으로 취급해 바라보면, 테라피가 선진국에서 성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한 강의에서 음악테라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홍콩 내에서의 음악테라피 비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홍콩을 개인으로 보고 어떤 욕구 단계에 있는지 살피면 음악테라피의 비전이 보인다’라는 설명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내가 만났던 3-4단계 욕구 정체성을 가진 클라이언트들의 공통점이 있다. 직업과 상관없이 외부 요인들로 인한 바쁜 생활로 자기자신을 바라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로 안에 갇힌 쥐가 출구를 찾기 위해 방황하듯, 분주한 삶에 갇힌 현대인들은 삶의 출구를 찾고자 방황한다. 미로 밖에서 바라보면 출구로 향한 길이 보이듯, 삶의 출구를 찾고자 한다면 자신을 관찰자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테라피 분야는 다양하다. 한 분야 안에도 다양한 기법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움직임없이 편한 자세로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수용성 음악테라피(Receptive Music Therapy) 기법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각을 심어주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영상에서 종종 자신의 모습이나 느낌을 발견하고 바라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수용성 음악테라피 기법에서도 목적에 따라 음악테라피 요법이 다르게 적용된다. 모든 요법에는 음악 안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음악을 듣는 공간, 몸과 마음 상태가 중요하다.

의사가 환자의 상황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것처럼 테라피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테라피스트는 클라이언트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음악 선택과 섬세한 변화를 준다. 음악의 변화로  클라이언트의 영상이 급변하면서 추위를 느끼거나 슬픔, 불쾌감, 불안감, 공포를 느끼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음악이 끝난 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단계 또한 중요하다. 이와 같이 주의사항이 요구되는 음악테라피 요법은 반드시 전문 음악테라피스트와 함께 체험해야 한다.

수용성 음악테라피 기법 중 스스로 해볼만한 안전한 요법도 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상상하며 그 상상에 맞는 음악을 찾는다.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선택한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그림으로 그려도 좋고, 말로 표현해도 좋다. 옆에서 질문을 하면서 표현을 더 구체화하도록 도움을 주고 글로 남겨줄 사람이 있다면 효과가 더욱 좋다.

같은 음악으로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음악의 연상작용으로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낀 긍정적인 감정과 영상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공포증 해소, 긴장감 해소, 안정을 도모하는 재교육 목적에서 적용되는 음악테라피 요법이기도 하다. 이 요법을 통해 내면에 내재된 긍정의 힘을 만나는 것은 정체된 삶의 미로에서 출구를 향한 빛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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