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국내가 아닌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들이 있다. 정부는 신남방·북방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은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국내와 해외의 가치사슬을 잇는 사회적가치 창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해외진출과 연계한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사업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사업을 통해 코이카는 기업가 양성부터 창업지원, 사업화지원, 연수까지 글로벌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통합적으로 육성했다. 아울러 국제개발협력 파트너를 적극 발굴하고 육성 및 지원을 해나갔다. 개발도상국에 사회적경제조직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내 사회적경제조직의 국내외 사회적가치 창출사업 및 창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내 사회공헌도 이어가고 있다. 코이카는 지난 8월 31일, 성남시와 성남시 소재 공공기관과 함께 ‘성남시 공공기관 협의회’를 띄웠다. 코이카가 성남소재 8개 공공기관에 제안해 성사됐다. 협의회는 향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모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창출 노력과 공동 사회공헌활동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코이카는 사회적가치경영실을 올해 7월 신설했다. 기존 기획조정실내에 있던 팀이 확대·신설·재편 등을 거쳐 탄생했다. 기관이 사회적가치와 혁신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사회적가치 창출이 경영성과에 잘 녹아드는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홍희수 사회적가치경영실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이카의 다양한 사회적가치 창출전략 및 계획을 들어봤다.

홍희수 한국국제협력단 사회적가치경영실장./사진=한국국제협력단
홍희수 한국국제협력단 사회적가치경영실장./사진=한국국제협력단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2004년에 코이카에 입사해 16년 조금 넘게 일했습니다. 16년 중 6년은 라오스와 필리핀 사무소에서 각 3년씩 근무했습니다. 10년은 본부에 있었는데 예산, 경영평가, 조달, 홍보 등 기획·지원부서에서 약 7년, 사업부서에서 3년정도 일했습니다. 사회적 가치 업무는 올해 7월부터 맡아서 아직까지 배워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사업에 내재화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6년간 해외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코이카의 거의 모든 사업을 접해보고, 그 사업이 펼펴지는 현장 파트너들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됩니다.

Q.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했을 때, 한국국제협력단의 사회적가치 추구 활동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 우선 차별점은 ‘글로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코이카는 국제개발협력을 하는 기관으로,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 인권보호, 사회·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합니다. 우리 정부가 사회적 가치 13대 주제로 꼽은 일자리 창출, 건강, 안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회제공과 사회통합, 민주적 참여, 지역사회 활성화 등의 주제와 유사한 목표들을 해외에서도 실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협력기관과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세계시민교육 등 교육과 해외봉사단 등 국제개발협력 참여기회의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합니다. 이렇듯 해외와 국내 모두에서 즉 ‘글로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코이카가 하는 모든 일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코이카의 본연의 업에서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코이카가 집행하고 있는 국제질병퇴치기금은 진단·치료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함으로써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대응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몽골 사막화 방지 사업, 인도네시아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은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을 줍니다. 즉 국경과 무관하게 모두를 위협하는 보건, 환경 위기로부터 협력국의 주민들과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데 공헌하고 있습니다.

Q. 코이카가 2015년부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국제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통합적 육성’ 사업의 의미와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해주세요.

▶ 국내와 협력국 현지에서 활동할 코이카의 파트너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일입니다. 빈곤 인구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모든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갖게 하며, 매년 60만~70만명이 사망하는 말라리아 감염의 치료율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일을 코이카 혼자 담당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공공기관 외에도 시민사회, 민간기업, 학계, 개인 등 다양한 구성원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사회적경제조직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공통의 지향을 두고 코이카와 함께 국제개발협력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입니다.

앞으로도 국내와 협력국(개도국)의 파트너를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국내 사회적경제조직의 제안으로 실시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 규모를 올해 25.2억원 규모에서 2022년에는 30억원까지 증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기업이 제안하는 포용적 비즈니스를 지원해 2022년에는 협력국 현지의 사회적경제 영역 일자리 900개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코이카 이노포트의 청년 솔루션 개발 지원 프로그램./사진제공=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 이노포트의 청년 솔루션 개발 지원 프로그램./사진제공=한국국제협력단

Q.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 사회적경제 생태계 통합적 육성’을 통해 긍정적인 성과를 보인 사회적경제기업의 사례가 있다면 1~2개 정도 소개해주세요.

▶ 초기기업 지원 단계에서는 매출이 2배 늘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코이카 이노포트 프로그램'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 사업을 추진하거나 해외진출하고 싶은 업력 3년 이내 초기기업의 사업 고도화 교육 및 코칭을 지원했습니다. 소셜벤처 A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여건이 악화되자 온라인 사업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전향해 매월 2배씩 온라인 매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기성 사회적경제조직 대상 해외 사업화 지원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과제에 직면한 사회적경제조직이 개도국과 국내의 가치사슬 연결을 통해 과제를 해결한 사례입니다. 

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이 한국 수산시장의 수입산 어패류의 수급 불안정과 저품질 문제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던 중 수산물 공급의 최적 생태 환경을 보유한 필리핀 망그로브 숲을 발견해서 코이카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추진된 필리핀 망그로브 숲 지역주민의 친환경 수산양식 사업에 코이카는 70%의 예산을 매칭 지원하고, 현지 네트워크 및 성과관리를 지원했습니다. 현지 어민들은 친환경 수산양식 기술 습득은 물론, 노량진수산시장이라는 안정적 판로를 확보해 소득이 늘어났습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을 설립해서 공정한 수익분배구조 확립, 수익의 일부를 기후변화대응기금으로 환원해 환경에 재투자했습니다. 수산시장협동조합은 안정적으로 친환경 고품질 어패류를 수급하게 됐습니다.

Q. 현재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사회적가치 확대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2~3개 정도만 소개해 주세요. 

▶ 올해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국민을 지원하는 활동이 많았습니다. 

국민 안전을 위한 활동으로 △자가격리가 어려운 지역주민과 긴급귀국한 교민 대상 코이카 시설을 자가격리시설로 개방해 8월 시점에 461명의 우리국민과 교민이 이용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전파를 막는데 기여했습니다. 현재는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와 협력해 해외파견을 마치고 귀국한 의료분야 봉사단 중 지원자를 대구·경북지역에 파견했고 △재외국민을 위해서는 재외공관과 협력해 31개 개도국에 코이카 글로벌협력의사와 봉사단원이 코로나19 감염예방과 극복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취약계층 지원 활동으로 △임직원 헌혈 △대구광역시 취약계층 대상 마스크 4천장, 손세정제 4백개, 임직원 성금 2,090만원을 기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감소로 타격받은 농가를 지원하고자 코이카 교육원이 위치한 강원도 영월군에서 귀국 봉사단원과 함께 지역 농가 일손 돕기, 방역 봉사, 사랑의 두드림 활동 등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온라인 교육으로 인한 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컨텐츠 접근성이 열악한 취약계층 아동 지원을 위해 귀국 봉사단원과 이주여성들과 협력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 및 배포했습니다.

국내외 사회적경제조직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MOU를 체결해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방역과 취약계층 지원,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는 개도국 현지 사회적경제 50개 조직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원진이 반납한 급여와 성과급 일부를 코로나19로 인해 존립 위기에 처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의 긴급운전자금 지원으로 쓰이도록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기부했습니다.

취약계층 교육 지원을 위한 귀국 봉사단원과 이주여성의 교육 콘텐츠 제작./사진제공=한국국제개발협력단
취약계층 교육 지원을 위한 귀국 봉사단원과 이주여성의 교육 콘텐츠 제작./사진제공=한국국제개발협력단

Q. 올해 남은 기간을 포함해 사회적가치 확대를 위한 한국국제협력단과 사회적가치경영실의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 글로벌 코로나19 극복과 한국판 뉴딜 확산을 이끄는 사회적 가치 경영을 할 계획입니다. 국제개발협력기관으로서의 글로벌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본연의 업에 충실하면서 대표기관으로서 국내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지원 및 견인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뉴딜 및 그린 뉴딜 이행을 통해 국내외 고용충격 및 기후위기 등에 대응하고 산업육성에 기여함으로써 국내외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포용적 발전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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