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공공기관 최초 사회적가치 영향평가 제도 신설’ ‘매년 사회적가치 추진계획 수립 및 발표’  ‘고용노동부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 대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여러 공공기관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이고 우수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그동안 LH에서 선도적으로 개척해온 사회적가치 창출 방식을 다른 기관에서 배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용노동부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 대상 수상을 이끈 ‘사회적기업과 연계한 입주민 참여형 입주 청소’ 사업은 LH의 업(業) 특성을 제대로 살린 상생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LH는 저출산?고령화, 소득 불평등, 일자리 위기 등 다양하고 복잡해진 사회문제 해결과 국민이 요구하는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지난 2018년 1월 미래전략실 내 사회적가치추진단을 설립했다. 추진단은 LH의 공공성을 강화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효율성 중심의 경영과 사업 시스템을 공공성과 사회적가치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유재호 단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미래혁신실 사회적가치추진단 유재호 단장./사진제공=LH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지난 18년간 LH에서 근무하면서 신도시, 주거복지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사회적가치추진단 단장직을 맡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추진단의 업무가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LH가 수행하는 업무 대부분이 사회적가치의 실현이라고 생각하니 그간의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Q. LH에서 추구하는 ‘사회적가치’의 핵심과 그동안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 LH 설립 목적은 ‘국민 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으로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을 선도한다’입니다. 주거복지?도시재생?균형발전 등 고유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해 설립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주거안정?균형발전?일자리?상생협력?공동체활성화 등 다양한 사회적가치의 실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LH는 매년 ‘사회적가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 공공기관 최초로 사회적가치 영향평가 제도 신설해 414개 전 사규를 대상으로 평가를 완료했습니다. 또한 사회성과 측정 표준모델 마련해 주요 사업을 통한 사회적가치의 ‘창출-측정-평가-환류’ 전 과정을 체계화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사회적가치가 확산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입주민-사회적기업-LH’ 3자가 상생?협업하는 ‘사회적기업과 연계한 참여형 입주 청소’ 사업 진행 모습./사진제공=LH

Q. 대상을 받은 ‘사회적기업과 연계한 참여형 입주 청소’ 사업의 주요 내용과 향후 추진 방향은 어떤가요?

▶ LH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임대주택 입주민을 위해 전국의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입주 청소를 제공하고,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을 청소 인력으로 고용해 ‘입주민-사회적기업-LH’ 3자가 상생?협업하는 주거복지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지난해 영구?매입 임대주택 24만 3천호를 36개 권역으로 세분하고, 각 권역당 1개의 사회적기업과 연간 계약했으며, 입주청소에 투입되는 인력의 일부를 임대 단지에 거주 중인 입주민을 채용했습니다.

사회적기업에는 안정적 일감 확보, 사업 영역 및 능력 확장, 저소득층 채용을 통한 사회적가치 실현의 기회를 제공했고, 입주민에게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영위하며 기술 습득 및 직업 활동을 통해 경제적 기반 마련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LH는 입주민과 사회적기업에 자립력?경쟁력을 키워가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 결과 2018년 사회적기업 12개 육성, 일자리 80개 창출을 했으며, 2019년에는 사회적기업 36개 육성, 일자리 278개를 창출했습니다. 2020년에는 사회적기업 40개 육성, 일자리 300개 창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향후에는 단지 유형, 수혜 세대 범위 등을 확대하고, 지역기반 사회적기업의 참여 범위를 넓혀 지속적인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Q. 3자 모델을 운영하는 주체로서 LH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 권역별 전문 보수업체나 청소업체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져 품질 저하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대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투명성을 확보하고, 청소 전문 직업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참여 입주민들 역시 청소 기술이나 안전 교육을 받고, 스스로 직업 활동 기틀을 마련해 자립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LH는 지난해 12월 열린 고용노동부 '제1회 공공기관 사회적가치 창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사진제공=LH

Q.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LH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 경기 활성화와 입주민?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종합대응 방안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사업비 2천억원을 추가 집행했고, 공사?용역 선금 지급 6237억원 확대, 건설현장 근로자 마스크 1억 5천만원, 임대주택 방역 및 소독제 3억 2천만원 등 건설?주택관리 업체를 집중 지원했습니다. 

또한 임대상가 소상공인에게 임대료 21억 2천만원을 감면했으며, 대구?경북 지역에는 임대료 7억 2천만원을 추가 할인했습니다. 확진자 발생 세대에 생필품 5천만원, 임대 홀몸어르신에게 생필품 1억 6천만원 어치를 제공하고, 지역 화훼농가 4억원, 지역 상권 4억원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2020년 사회적가치추진단에서 중점 추진하는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 올해는 ‘고유사업 공공성 강화를 통한 사회적가치 실현’을 목표로 사회적가치 추진 계획을 고도화했습니다. 교육을 통해 임직원 인식을 제고하고, 공공?민간기관과 거버넌스를 확대 운영할 예정입니다. 특히 지역사회 의료돌봄 서비스 강화를 위해 LH-서울시 노원구청-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료사협이 커뮤니티 케어형 시범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위해 올해는 1214개 조직을 육성해 ‘공정경제’ 구축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LH는 지난해 12월 '제1회 사회적가치 어워드'를 열어 사회적가치 창출에 기여한 총 8개 단체 및 부서에 상장 및 포상금을 수여했다./사진제공=LH

-마지막으로 향후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LH의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 지금까지는 LH의 주요 사업을 통해 ‘더 많이’ ‘더 빨리’ ‘직접적’으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협력?연대해 ‘새롭게’ ‘맞춤형으로’ ‘함께’ 사회적가치를 실현해 더 나은,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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