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가 화두다. 현 정부의 핵심 철학으로 사회적가치가 선포되면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서도 공공성이 중요해졌다. 많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력하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개별 공기업의 고유한 사업 가치가 여러 사회적경제 분야와 만나 사회적가치로 확대되는 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운넷>은 사회적경제와 동행에 나선 대표적 공공기관을 만나 이들이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살펴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모든 이가 창조의 기쁨을 공유하고 가치있는 삶을 누리도록 하기위해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한국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특히 사회적 가치 활성화를 위한 문화권 증진에 주안점을 둔다. 문화권은 모든 사람이 문화를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고, 문화를 차별없이 누려야 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 속 문화예술계가 어려움에 빠졌지만, 예술위는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신나는 예술여행사업’을 통해 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했고, 문화예술계 기업·단체에는 예술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최대한 공연이 중단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며, 불가피한 경우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해 추진하기도 했다.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은 2004년부터 진행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예술 향유가 필요한 국민을 찾아가 공연, 전시, 문학행사 등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예술위는 지난해 사회적경제조직만 신청할 수 있는 세부 사업 유형을 신설하는 등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술위 지역협력부는 신나는예술여행사업을 비롯해 방방곡곡문화공감사업, 인생나눔교실사업, 문화다양성증진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전국 각지에 예술을 공급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며 소통과 교류를 촉진한다. 담당 업무를 관장하는 이한신 지역협력부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했을 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치나 경제 기본권을 증진하는 정책들보다 문화권 향상 정책은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반영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적인 지원기준을 정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화기본권을 높이는 정책들은 누구나 연간 몇 회 이상 공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기준을 정한다고 해도, 실제 성과가 나오려면, 연령이나 취향에 따라 만족감을 가져올 수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 선택 등 세심한 기획이 필요합니다.

다양성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기 때문에 곧바로 수요자 중심 원칙도 중요하게 반영돼야 합니다. 요약하면 문화권이라는 사회적 가치는 ‘수요자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특징이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예술여행’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나는예술여행사업은 예술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거나, 예술 향유가 필요한 국민을 찾아가 공연, 전시, 문학행사 등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찾아가는 예술이라 보시면 됩니다. 찾아가는 곳은 아동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관, 군부대, 교정시설, 초중고학교 등입니다.

예술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계층(연령층, 지역 등등)을 파악해 예술이 찾아갈 곳을 정합니다. 이때 그러한 계층이나 지역, 시설 관계자와 전문가와 협의하고 인원이나 수요 등을 논의합니다. 다음에 이러한 계층이나 지역, 시설에 찾아가 예술로 기여하고자 하는 예술단체들을 공모해 선정합니다. 전문가가 참여해 수준 높고 적합한 단체를 선발합니다. 그리고 예술단체들을 계층이나 지역, 시설에 연결해 예술프로그램을 연간 계획에 따라 진행합니다. 

회계연도에 맞춰 1년 단위로 예술단체를 선발하고 있고, 하나의 예술단체가 평균 10회 정도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 각지에서 약 5700회 정도의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Q. 신나는예술여행관련 사회적경제조직 참여율 증가 등을 포함한 사업의 현재까지의 성과를 말씀해주신다면?

예술위는 신나는예술여행 사업의 사회적 경제조직의 참여 확대를 권장하기 위해 참여단체 공모단계부터 사회적 경제조직 유형을 별도로 설치하고, 사회문제 해결형 사업 유형을 신설하고 오리엔테이션, 교육, 성과평가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신나는예술여행사업 참여예술단체가‘17년 26개→‘18년 34개→‘19년 47개→‘20년 72개로 해마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내용 측면에서는 신나는예술여행이 추구하는 정서적 행복감 등 기본적인 성과 외에도 건강(치유효과), 지역사회발전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 향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작년에 열린 신나는예술여행 청년예술단체 사회적가치 워크숍./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난해 열린 신나는예술여행 청년예술단체 사회적가치 워크숍./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Q. 신나는예술여행 사업은 지난해 사회적경제조직만 신청할 수 있는 세부 사업 유형을 신설하는 등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조직의 진입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집계를 보면, 문화예술분야 인증 사회적 기업은 2015년 기준,  215개, 2018년에는 295개로 3년 사이에 약 37% 증가했습니다. 인증 사회적 기업 외에 예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를 모두 포함하면 2018년도 기준, 1350개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신나는예술여행 사업에 사회적 경제 조직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는 이유는 먼저, 사업의 기본적인 목적이나 효과 외에 부수적인 사회적 효과를 거둬 사업의 효과를 확장하려는 것입니다. 신나는예술여행으로 우리는 예술을 향유하면서 얻는 정서적 만족 외에, 건강증진, 지역사회 형성, 지역경제 기여 등 다양한 부가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고,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이러한 부수적인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식과 능력을 겸비한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과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은 당연한 요건이고요. 

둘째, 문화예술단체들의 역량 개발과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문화예술단체가 지속성을 가지려면 예술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영활동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단체가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고 단체 경영에 반영할수록 사회 각 영역과의 협력점이 넓어지고 결국 이러한 협력관계는 문화예술단체를 더욱 탄탄하게 성장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사회적경제조직 신나는예술여행 우수사례(2020)로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의 '복작복작 문화출판소'를 꼽았다. 복작복작 문화출판소는 어르신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원도심 지역, 농촌, 시장을 대상으로 오래된 문화와 주민 이야기의 가치를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사회적경제조직 신나는예술여행 우수사례(2020)로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의 '복작복작 문화출판소'를 꼽았다. 복작복작 문화출판소는 어르신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원도심 지역, 농촌, 시장을 대상으로 오래된 문화와 주민 이야기의 가치를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Q. 기관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여한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예술가와 예술단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공연, 전시, 행사 등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터전, 즉 일터 자체가 폐쇄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며 많은 사업들이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 예술위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감염 위험을 예방하면서도 최대한 예정된 사업이 취소 또는 중단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예방 가이드라인을 적극 안내하고, 정부와 지자체 등 행사의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권자 기관과 긴밀히 협의했습니다. 또한 예술단체들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사업을 전환해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신나는예술여행도 비대면 방식의 전환을 장려하며, 불가피한 취소사태에 대해서는 상황별로 기준을 세워 사업비를 예정대로 지원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특별한 예술여행 - 힘나는예술여행. 참여작가 : 이이남, D'strict / 후원협력 : 넥센타이어/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특별한 예술여행 - 힘나는예술여행. 참여작가 : 이이남, D'strict / 후원협력 : 넥센타이어/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Q. 올해 남은 기간을 포함해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협력부의 향후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예술위는 인권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CSR & CSV), 일자리창출, 안전 및 환경보호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제고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 대표적인 기관으로서 문화예술 지원 전문기관이 가진 특장점을 살려 문화예술을 중심에 둔 사회적 가치 확대 활동 모델을 제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협력부는 문화예술에 목말라 하는 분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전달자’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자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이 주는 본원적인 가치를 최우선에 두면서도 부가적인 사회적 가치도 거둘 수 있도록 사업체계도 개선해 나가고, 특히 예술가 및 예술단체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역량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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