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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1830피자’. 조합원 회의를 통해 메뉴뿐만 아니라 마케팅, 가격 등을 함께 정한다./사진=이기동 청년기자

피자집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TV에서 광고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떠오르죠? 광고에서는 치즈 듬뿍 올라간 피자를 정말 맛나게 먹습니다. 광고에 흔히 나오는 피자는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사가 중심이 돼 가맹점을 관리하는 방식이지요. 하지만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피자 브랜드도 있습니다. ‘1830피자’처럼 말이지요. 

‘피자도 협동하는구나!’ 호기심 반 궁금함 반, 한번 가보고 싶더라고요. 지난달 16일 목요일 저녁, 친한 동생과 함께 1830피자 대치점을 방문했습니다.

일반 프랜차이즈와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의 차이는 뭘까요? 협동조합이니 당연히 의사결정 구조입니다. 일반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대부분을 결정하고, 가맹점은 이를 따릅니다.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참여 조합원 모두가 공동 대표가 돼 함께 경영에 참여합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도 1인 1표를 행사합니다. 이견이 있어도 다수결이 가는 방향으로 더 민주적으로 소통하죠.

본사와 가맹점 관계가 아닌 조합원 모두와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1인 1표로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다니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조금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아!’ 여러 생각이 떠오릅니다.

1830피자협동조합은 도우부터 소스, 토핑, 피클 등을 수제로 만들어 다른 브랜드보다 피자 색깔이 밝은 편이다./사진=이기동 청년기자

두 번째는 수수료 정책이랍니다. 여기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본사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에서 일정 비용을 수수료를 뗀다고 하면,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무리하게 가맹비를 떼지 않아서 수수료가 좀 더 공정합니다. 덕분에 원가는 낮추면서도 질 좋은 피자를 제공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마케팅 또한 공동으로 하게 됩니다. 비용 절감은 덤입니다. 절약된 비용은 모두 피자의 맛과 질을 높이는 데 쓰입니다. 기존 주식회사 프랜차이즈의 한계로부터 탄생했다는 ‘1830피자협동조합’.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주의 실질적 이익을 보장하는 협동조합의 운영 원리를 따릅니다.

청년기자가 직접 1830피자 먹어본 후기

피자집은 배달이 많아서 그런가 홀이 작은 곳이 많은데요. 이곳 1830피자 대치점은 홀이 생각보다 큼직합니다. 바 형태의 테이블도 있고요, 2인 테이블도 여러 개 준비돼있습니다.

어떤 피자를 먹을까? 메뉴판 오른쪽 하단에 보니 모든 피자 메뉴는 포장 시 10% 할인된다고 적혀있네요. 이런 것도 다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회의를 통해 정한 마케팅 전략이겠지요?

중국집에 짜장면 + 짬뽕의 ‘짬짜면’이 있다면, 이곳 183피자엔 ‘일타쌍피’가 있다! 한판에 2가지 맛, 혹은 4가지 맛도 가능하고요. 2판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1+1형태로 피자 2판을 즐길 수도 있어요. 다른 곳보다 가격도 낮습니다.

1830피자 협동조합 대치점의 메뉴판. 재밌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사진=이기동 청년기자

‘기분이 저기압일 때 모두 함께 고기~ 앞으로!’ 이런 멘트 하나하나가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타쌍피’ 4번 피자를 주문했어요. ‘일타쌍피’는 한판에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피자인데요. 다양한 맛 중에 새로 출시한 ‘허브갈릭 포테이토+허니갈릭’으로 정했습니다.

피자에 토핑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엣지토핑이라든가 더블치즈토핑 등 친절하게 사진으로 설명을 해놨네요. 우리는 크러스트 토핑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엣지 부분에 모짜렐라 스트링치즈를 듬뿍 즐길 수 있어요.

먼저 주문한 음료가 나왔어요. 저는 전라 맥주를, 친구는 콜라를 주문했어요. 전라맥주는 일종의 수제맥주 종류인데요. 서초, 강서, 달서  등 다양한 맥주가 있더라고요.

피클이 붉은색인 것도 독특합니다. 물어보니 피클이 붉은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1830 레드피클은 3개월이라는 시간을 연구한 끝에 탄생한 피클이라고 해요. 저염과 저설탕, 보존제와 빙초산이 들어가지 않은 그야말로 건강한 피클이라는 것!

15분 정도가 지나니 우리가 주문한 피자가 나왔습니다! 눈으로 본 느낌은 일단 토핑이 큼직하고 또 토핑이 많다는 것, 피자 도우가 타지 않고 노릇노릇하게 잘 익었더라고요. 1830피자 협동조합은 토핑 재료도 직접 수제로 만들었다고해요. 위에 뿌려진 소스도 수제랍니다.

1830피자 협동조합에서 즐길 수 있는 수제피자, 수제맥주, 수제피클./사진=이기동 청년기자

“이곳 피자는 다른 피자집보다 붉지가 않고 밝은 것 같아.” 그러고보니 정말 피자가 어둡지 않고 밝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토핑 재료도 엄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덕피자 같은 경우는 불에 탄 부분이 있거나 딱딱한 부분이 있는데요. 1830피자는 그런 게 없어 먹기가 수월했습니다. 수제 토핑이 듬뿍 올라가 있어서 그런가 한입한입 먹는 순간이 참 푸짐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거기다 두 가지 맛의 피자를 한판으로 즐기니까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보기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게 언제나 고민인 선택 장애 친구들에게 딱 좋겠어요. 수제피자는 수제맥주와 함께! 건강한 수제 피자, 잘 먹었습니다!

1830피자협동조합 대치점 외관. 매장식사, 포장, 배달을 모두 운영해 상황에 맞게 피자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사진=이기동 청년기자

피자를 다 먹고나니 1830피자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한다면 좀 더 다양한 이야기, 에피소드가 있지 않을까요? ‘1830피자협동조합‘ 정상용 이사장님께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Q1. 1830피자협동조합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 1830피자협동 조합의 매력은  조합원들인 각 매장 사장님들이 맛있고 품질 좋은 피자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재료 걱정, 원가 걱정, 신제품 걱정 없이 사장님들은 오직 자신과 고객들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조합들이 함께합니다.

Q2. 어려운 일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요즘 1인 세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1인가구 혹은 1인분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알고 있지만, 사이드 메뉴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어 매출 면에서 힘든 때가 있었답니다. 그러다 조합원들이 모여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조각 피자의 한계를 벗어난 싱글 사이즈 피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가격적 측면에서 부담이 되는 제품이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조합원인 가맹점 사장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이 조합과 다른 조합원에게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이드 메뉴였던 파스타도 1인 피자 빵에 나가게 됐고, 지금은 사이드 메뉴라 불리기엔 너무 잘 팔린답니다.(웃음) 모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네요.

매장 사장님들이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것,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서로 힙을 합해 더 나은 방향을 함께 고민한다는 것. 1830피자협동조합 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조합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앞으로도 더 맛있고, 건강한 피자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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