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온 협동조합 최혜정 이사장./사진=전지은 청년기자

“청소년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는 드림온 협동조합입니다. 그들의 진로에 불을 켜 비추겠다는 뜻이죠.”

드림온 협동조합은 2019년 10월 1일에 사업자 등록을 받아 2달이 채 되지 않은 신생 협동조합이다.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취약계층, 장기입원 환자, 학업중단 순회, 중도입국 아이들 역시 진로의 대상이다. 다양한 조건의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는 포부다. 학부모까지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12월 6일, 은평구 사회적경제 허브센터 3층에서 드림온 협동조합 최혜정 이사장을 만났다. 스산한 바람, 본격 찾아온 추위 속에서도 드림온의 열정은 이제 출발한 조합답게 뜨거웠다.

은평구 상상 허브(사회적경제 허브센터) 건물 간판, 소개 글./사진=전지은 청년기자

“진로 프로그램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인간에게 필요해요.”

최 이사장은 그중에서도 청소년은 가능성이 가장 크고, 변화의 에너지가 가장 많은 시기이기에 특별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진행할 청소년 프로그램의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청소년을 세분화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모든 인간의 가능성을 지지하고 싶다.”고 말한다.

준비 중인 이주여성 협동조합인 ‘모두 톡톡’과 연대, 다문화 가정 청소년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최 이사장은 “세계화는 내 것을 버리고 새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각자 문화에 자긍심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다른 나라로 가면 다문화 가정이잖아요.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각자의 문화를 인정하고, 강점을 배우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세계화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다문화 뉴스를 만드는가 하면, 모의 UN회의를 통해 주체적인 세계화 시민으로서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진로 골든벨을 하는 서운중학교 학생들./사진제공=드림온 협동조합

드림온 협동조합은 최근 인천 서운중학교에서 원데이 캠프를 열었다.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오전에는 창업역량 교육, 오후에는 진로 골든벨로 진행됐다. 

조합 설립 이전 최 이사장은 10년간 교육 관련 일을 했다. 그는 경험을 통해 가르치는 사람이 너무 많은 욕심으로 주고자 하면 줄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진로 골든벨을 하는 서운중학교 학생들./사진제공=드림온 협동조합

최 이사장은 “교실 안 서른 명, 한 학년 240명을 모두 바꾸려는 것은 욕심”이라며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듣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며 “그 아이들이 미래에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금 우리가 심어둔 씨앗이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에서 요청할 땐 결과물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길 바라잖아요. 그 점이 우리의 가치와 충돌할 때가 있어요.”

최 이사장은 이 점을 절충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드림온 협동조합은 2015년부터 준비, 올 10월 1일 사업자 등록을 받았다. 남다른 포부에 맞게 준비 기간도 신중하여 오래 걸렸다.

최 이사장은 과거 개인사업자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특별히 소수의 환경에 있는 학생에 집중하고 싶었고, 같은 가치를 가진 조합원들을 찾았다. 그 결과 현재 5명의 조합원이 꾸려졌다. 

드림온 협동조합 조합원./사진제공=드림온 협동조합

그는 조합원을 모을 때 중요하게 여겼던 몇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로 설득하지 않는 게 중요했어요. 자원해서 들어와야 했죠.”

두 번째는 각자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가이다. 최 이사장은 “우리 조합원들은 회계, 영업/기획, 홍보 등 각자 하나씩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웃었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조건은 ‘방향성’이다.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초점을 두는 방향성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

최 이사장은 드림온을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과 관련 교육을 듣고 참관도 했다.

조합원 회의 모습./사진제공=드림온 협동조합

그중 서울시 협동조합 지원센터에서 코칭과 멘토링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협동조합 설립과정이 까다로워 절차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받았지만, 지원센터의 지지도 큰 힘이 됐다는 것.

하지만, 주변 반응은 “조합은 힘들다”, “지금 하는 일도 있는데 왜 굳이 조합을 만들려 하느냐”며 부정적인 것도 현실. 그는 “처음 센터를 방문했을 때 저조차 ‘긁어 부스럼’을 만들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며 “지원센터를 만나 운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가족도 반대하는데, 적극적으로 돕고 응원해줘서 감사했다는 것. 그는 “지원센터의 지지로 용기를 얻었고 드림온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기업 이미지 메이킹 또는 복지 차원에서 진행하는 대기업의 청소년 프로그램과 비교해 드림온이 가진 강점은 무엇일까. 

최 이사장은 그 질문 많이 받는다며 웃었다.

“백화점 구두를 예로 들면 대형브랜드가 있고, 소상공인의 수제화가 있잖아요? 우린 그 가운데 같아요.”

그는 대기업은 대상에 따른 맞춤식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드림온은 질적인 부분과 대상 위주의 융통성이 훨씬 자유롭다고 주장했다. 특수 환경 청소년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한편, 조합원들은 워크숍 등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대기업의 장점도 함께 배우려 노력한다고 했다.

드림온 협동조합은 지난 두 달간 홍보보단 프로그램 기획에 집중했다. 벌써 4번의 공모에 지원한 상태이다. 앞으로는 홍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카페와 SNS는 물론 유튜브 채널 운영도 고려 중이다. 오프라인과 연계된 온라인 공간을 열어 청소년, 학부모와의 소통창구를 제공할 프로젝트까지 염두하고 있다.

영화 월 플라워 포스터./사진제공=네이버 영화

"우리가 어디서 올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그곳에서 어디를 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
최 이사장이 좋아하는 영화 월 플라워의 명대사다.

영화 월 플라워 스틸컷./사진제공=네이버 영화

최 이사장은 “드림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는 ‘지지’”라며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 스스로 길을 개척할 힘을 기르게 하고, 그 선택을 지지하는 것이 드림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