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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영세한 소상공인과 협동조합은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우드포유 협동조합(이하 우드포유)’ 류가영 대표는 꿋꿋하게 희망을 꿈꾸고 있다.

우드포유는 2016년 서대문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한 목공 직업교육에서 만난 경력단절 여성 7인이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자연 그리고 나무이야기’라는 슬로건으로 가구, 원목 소품, 제품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제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목공 수업을 진행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다.

우드포유 협동조합 류가영 대표. 사진=한창대 청년기자

사실상 매출은 '0'...지원사업 뽑혔지만 진행 일정 불투명

코로나19가 우드포유에 끼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류 대표는 “매출 0”이라고 답했다. 주력 상품인 도마 판매 급감과 목공 수업으로 생기는 강사료가 전무하기 때문. 이렇다 보니 올 초 더 넓은 공방으로 이전하며 늘어난 월세는 사비로 해결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든 최근 조금씩 제품 의뢰가 들어오지만, 힘들긴 매한가지. 류 대표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집안일을 마친 후에야 공방에서 작업할 수 있다”며 “다른 조합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라 바쁘고 힘들다”고 했다.

우드포유는 지난 3월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작은행사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5월 한 달간 ‘카카오같이가치’에서 크라우드펀딩이 진행 중이다. 이렇게 모인 돈은 발달장애 청소년과 그들 가족이 함께하는 목공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다.

류 대표는 “계획은 사전에 심사받은 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목공 수업을 6월에 시작할지 7월에 시작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방학 기간에 진행될 예정인 목공 수업 프로그램은 미뤄진 개학으로 방학이 짧아질 것으로 보여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류 대표는 “하루 1회 프로그램으로 진행할지 2회 프로그램으로 진행할지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진행된 발달 장애 청소년 목공 수업 ‘나무 이야기’ 후기. 사진=우드포유 블로그

“발달 장애 친구들에게 세상에 괜찮은 아줌마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류 대표는 장애인을 향한 자세만큼은 지키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옛날에는 발달장애인을 동네에 한 명쯤 있는 바보라고 생각했다”는 류 대표는 “부모가 되니 그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드포유는 지난해 발달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목공 프로그램 ‘나무 이야기’를 진행했다. 류 대표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변하는 발달 장애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들한테 메시지라도 받으면 남편한테 ‘누구누구가 이렇게 띄어쓰기도 잘해’하면서 자랑했죠.”

류 대표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 그는 “길에서 발달 장애 친구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다”며 “그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세상에 괜찮은 아줌마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우드포유의 목표로 “제품은 친환경, 우리는 두루두루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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