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매점에서 시작한 협동조합, 이제는 교육까지 ”
“학교 매점에서 시작한 협동조합, 이제는 교육까지 ”
  • 이로운넷=유주성 인턴 기자
  • 승인 2020.05.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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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협동조합 우수사례] ④삼각산고등학교 학교협동조합
2018년부터 사회적경제 교과 수업 개설
아트페어·스타트업페스티벌 등 주요 사업, 교육에서 아이디어 얻어
200명 넘는 조합원 함께하는 조합 총회 준비

2020년 2월 7일, 교육부 주관 제 1회 학교협동조합 우수사례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공모전 결과 삼각산고등학교가 대상, 현암고등학교와 국사봉중학교가 최우수상, 금병초등학교가 우수상, 구로고등학교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공모전에서 삼각산고는 사회적가치 확산, 현암고등학교는 탄탄한 경영 시스템 구축, 국사봉중학교는 학교와 마을이 연계한 생태에너지 분야 개척, 금병초는 학교협동조합 교육과정 포함, 구로고는 조합간의 연계 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사례로 선정된 5개 학교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전달한다. 

삼각산고등학교 학교협동조합(이하 삼각산고협동조합)은 교육부(장관 유은혜)주관 ‘제1회 학교협동조합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 최초로 200명이 넘는 조합원 규모와 타 학교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 정도로 우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각산고협동조합은 비교적 역사가 긴 편이다. 국내에서 2013년 처음으로 영림중학교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2년 뒤인 2015년에 만들어졌다. 2014년 학교 안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사업자가 조기 철수한 일이 설립 계기가 됐다. 당시 사업자는 기존 입찰금액의 약 2배가량을 써 매점에 입점했지만, 과도한 입찰금액 탓에 이익 창출이 어려워 사업을 포기했다. 사업자는 매점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낮은 품질의 식품을 학생들에게 판매했다. 학부모와 교사의 불만이 높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다시 공개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창업가정신으로 만든 삼각산고협동조합
이때 ‘문제해결 창업가정신’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교사와 수업을 듣던 학생은 이 소식을 듣고 학교협동조합을 통한 매점 운영을 제안했다. 당시 학생은 수업을 통해 주변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받고 있었다. 이들은 매점 문제를 보며 ‘드디어 우리가 나설 차례가 왔다’고 생각했다. 다시 공개 입찰로 사업자가 들어올 경우 같은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보고 대안으로 학교협동조합을 떠올렸다. 그 후 단 3개월만에 학교협동조합을 만들고 매점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삼각산고 학교협동조합과 ‘교육’의 인연이 시작됐다. 삼각산고협동조합의 시작뿐 아니라 활동 전반에 교육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조합의 정체성 유지에도 큰 기여를 했다.

2019년 '아트페어' 행사에 많은 학생이 참여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사진=삼각산고등학교

자체 교육에서 사업 아이디어 창출
삼각산협동조합은 조합원 교육을 통해 많은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업 시간에 만든 목·공예품을 판매한 경매 행사다. 삼각산고협동조합 설립 직후인 2015년, 학교 내 직업기초예비반에서는 연탄봉사를 위해 60만 원의 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삼각산고학교협동조합 조합원은 직업기초예비반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만든 목·공예품을 경매로 판매하는 행사를 기획했고, 110만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후 2016년에는 목·공예품 경매를 발전시켜 ‘아트페어’로 확대 기획·운영했다. 아트페어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도 모두가 미술품의 제공자이자 구매자가 되는 미술품 경매 축제다. 아트페어는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오는 삼각산고협동조합만의 연례행사가 됐다.

목·공예품 경매와 아트페어 기획 아이디어도 모두 교육에서 비롯됐다. 삼각산고협동조합은 ‘삼바학교’(삼각산고를 바꾸는 학교)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조합원에게 창업가 정신을 교육했다. 당시 삼바학교에서 교육을 맡은 강사는 신진작가의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일을 했는데, 학생 조합원은 여기서 모티브를 얻어 목·공예품 경매, 아트페어를 생각해냈다.

정규 수업으로 사회적경제 교육... 정체성 유지에도 도움
삼각산고는 정규 수업에서 사회적경제를 가르친다. 이 수업에서 학생은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전반을 공부한다. 이는 삼각산고협동조합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연스럽게 학교협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 수업은 지역과의 연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학교에서는 2018년 사회적경제 수업을 계기로 ‘사회적경제수업연구회’를 만들었다. 연구회에는 지역사회 사회적경제연구가와 시민단체 활동가, 교사 등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학교는 지역 사회적경제 단체·개인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협력을 강화한다. 수업에서는 지역 사회적기업 탐방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직접 지역 사회적경제를 접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협동조합은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다. 학생 조합원이 졸업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삼각산고협동조합은 교육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사회적경제 수업,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꾸준히 학교협동조합 관련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한다. 이는 삼각산고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가치를 공유하고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사회적경제 수업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가 학교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도록 돕는다. 사회적경제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교협동조합을 공부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협동조합을 지도하는 교사의 전문성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정미숙 삼각산고 학교협동조합 이사장은 “다른 학교협동조합도 사회적경제 교육이 가능하다”며 “교육청에 신청을 통해 일반교양 교과수업으로 선택이 가능하고,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사회적경제 수업 활용을 추천했다. 이어서 그는 “많은 학교협동조합이 고민하는 조합 정체성 유지 문제를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미숙 이사장은 진로담당 교사로 삼각산고학교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 학교를 떠났지만, 교직 생활 마지막 소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삼각산고학교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다.
정미숙 이사장은 진로담당 교사로 삼각산고학교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 학교를 떠났지만, 교직 생활 마지막 소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삼각산고학교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다.

선배 조합원과 함께하는 조합 총회 꿈꿔
200명이 넘는 삼각산고협동조합 조합원 중에는 졸업한 학생 조합원도 많다. 삼각산고협동조합은 추후 졸업생 또는 전근간 교사와의 만남과 연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과거 삼각산고협동조합 설립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굵직한 행사를 기획한 선배와 후배의 만남에서 오는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전통을 가진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총회는 2020년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추진이 연기된 상태다.

정 이사장은 “졸업한 선배들과의 네트워킹 등을 통한 학교협동조합의 활동이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가능성을 보고 싶다”며 “학교협동조합이 학교현장에 ‘협력의 가치’를 통한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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