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활약하는 때, 마스크도 아니고 화장지를 왜 사재기하는 것일까. 여기 저기서 위기가 부각되는 때, 화장지 같은 물건을 사재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고, 때로는 이런 행위가 위험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하기도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촌 곳곳에 창궐하자 여러나라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에 이어 화장지가 동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소매상들은 고객들이 한 번에 살수 있는 화장지의 팩수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일부 슈퍼마켓은 이미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의 식료품점들은 고객들이 화장품을 훔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원을 고용한 사례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지는 (마스크처럼) 바이러스로부터 특별히 보호해 주지도 않고 우유나 빵과 같은 비상시 주식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화장지를 사재기 할까?  CNN은 3월 9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5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이유1. 사람들은 모순된 메시지를 들을 때 극단적인 것을 선택한다.

임상심리학자인 테일러(Steven Taylor)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사람들이 어떤 상황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에 직면해 얼마나 심각하게 대비해야 할 지 상반된 메시지를 듣게 되면 극단적 상황을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듣고 단순히 손을 씻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특별한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유2. 당국에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어떤 특이한 반응을 보인다.

심리학자인 카네기 멜론 대학의 피슈호프(Baruch Fischhoff)교수는 "모든 사람들은 당국이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은 머지않아 무언가 추가로 필요할 가능성을 추측하게 된다"며 "구체적인 지침이나 명백한 보장이 없으면 그러한 가능성을 더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나라들은 이미 대량 방역을 실시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화장지와 다른 생활용품을 사재기하게 되면 그 도시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같은 것을 준비하는 심리가 작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3. 미디어로 확산되는 공황상태 구매는 연쇄 행위를 부추긴다.

매장의 빈 선반과 생활용품을 잔뜩 담은 쇼핑 카트가 이미지로 뉴스 보도와 소셜 미디어에 범람하고 있다. 사람들은 공황상태에 빠진 구매자들의 모습을 보고, 공황상태에 빠져서 공급품을 사게 된다"고 테일러 교수는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사회적 생명체로서 안전한 것과 위험한 것에 대한 단서를 서로 찾게 됨으로 가게 안에서 누군가가 공황적 구매를 하면 그 공포감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빈 선반의 모든 사진들은 사람들이 할 수 있을 때 서둘러 나가서 화장지를 가져와야 한다고 믿게 만든다는 것이다. 테일러 교수는 "곧 사라져 부족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시작된 사재기로 인해 실제 희소한 물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를 조장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고 "오보는 쉽게 퍼지고, 개방형 플랫폼은 공황의 분위기를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유4. 충분하게 준비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전 미국심리학협회 회장인 템플 대학의 프랭크 팔리(Frank Farley)교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다른 국제 보건 기구에서 집에 머물면서 다른 이들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기 때문에 (화장지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존 심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집에서 머무를 동안 꼭 필요한 것을 충분히 비축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화장지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는 미국인들에게 적어도 2주 동안 먹을 것, 세면도구, 의약품 등을 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테일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건 당국자들의 '비축하라는 공개적 충고'를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유5. 그러한 행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위험한 상황을 통제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테일러 교수는 "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은 비단 의료 종사자들, 환자들, 심지어 화장지가 곧 바닥날지도 모르는 일반 사람들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화장지가 필요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사재기하는 번거로움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면, 그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 이외의 다른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https://edition.cnn.com/2020/03/09/health/toilet-paper-shortages-novel-coronavirus-trnd/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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