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히며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야당 의원들과 말싸움을 빚었고 국감장은 언성으로 가득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와 명태균 씨의 통화와 관련한 질의에 "(윤 정부가)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고 진술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경험도 없고 갑자기 정치 아웃사이드 하다가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됐는데 유명한 정치인을 많이 아는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솔깃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지내고 보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은 것"이라며 "(윤 정부는) 연락을 안하다가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그 사람도 초반에는 조언하고 도왔으니 전화 받은 것이다. 전화 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전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택적으로 발췌해 공천 개입이라고 규정 짓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끝까지 윤 정부와 명 씨의 통화 녹취록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19%를 기록한 데 대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의원은 "김건희 씨는 목적이 비슷한 권오수 이종호 명태균 같은 사기성 사익추구집단과 어울려 자산을 축적하는 경제공동체를 형성했다. 그 경제공동체는 주가조작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범죄공동체이기도 하다"며 "이들 범죄공동체는 나아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며 드디어 국가권력을 쥐고 흔드는 권력공동체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공개된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녹취를 통해 김건희 카르텔을 범죄 혐의가 낱낱이 밝혀졌으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발언권을 달라고 호소했고, "과도한 정치공략적 일방적 주장이고 일방적인 법리적 해석이다"라며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발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개선장군 같다. 남들이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60%인 줄 알겠다. 비서실장 같은 분들이 대통령을 모시니까 지지율이 19% 나오는 거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어떤 정권이든 '법적으로 문제 없으면 괜찮은 거 아니냐'고 하는 순간부터 나락간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화 녹취와 관련해 천 의원과 정 실장간의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다 결국 정 실장은 "이준석 대표한테 가서 물어봐라 천하람 의원은 명태균 씨와 이준석 대표와 함께 사찰에 가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에 천하람 의원이 발끈하며 "지금 저에 대해서 신상발언하시려고 나온 거냐고" 묻자 "아니 천하람 위원님 명태균을 더 잘 알지 않냐"고 반문했다. "무슨 무슨 말씀이세요 대통령님이 훨씬 더 잘 아시는 것 같은데"라면서 둘의 언성이 높아졌다.

이어 "지지율이 거짓말을 한 거냐"라고 천하람 의원이 묻자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한 뒤 마이크를 치웠다. 상황이 고조되자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이들을 막아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천하람 의원이 "대통령께서 이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통화를 한 걸 기억을 못 하셔서 제대로 브리핑을 못 했다고 한다. 아마 그런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 정도로 대통령 기억력이 안 좋으시면 우리가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냐"고 지적하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취임식 전날은 수없이 많은 축하 전화를 받는 날이다. 그런 정황과 상황을 한번 생각해 주시면 이해가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같은 답변을 늘어놓았다.

천 의원이 "국민들 앞에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시고 적절하게 송구하다 사과하다 최소한 국민들 마음에 맞는 얘기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정 실장은 "지금 뉴스에도 나온다. 그 문제의 녹취가 임의로 조작된 듯하다는 전문가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해 몇몇 의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박찬대 운영위원장을 향해 정진석 비서실장의 발언에 대해 "국회 증감법 제13조 국회 모욕 위재 증인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함에 있어 폭행 협박 그 밖의 모욕적인 언행으로 국회의 권위를 훼손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며 "사과 안 하면 저는 고발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즉각 사과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너희 정당이나 걱정하라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국회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동의하며 정진석 비서실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정 비서실장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제가 국회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라며 끝까지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는 더불어 "지금 국회 모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황이 바로 국회 모욕이다. 이 반민주적 반헌법적 국회 운영이 바로 국회 모독 아니겠냐"고 말했다.

천하람 의원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실 말씀이 개혁신당 지지율 얘기밖에 없는 게 참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왼쪽), 전용기(왼쪽 세번째부터), 윤종근 의원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불출석 증인 동행명령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왼쪽), 전용기(왼쪽 세번째부터), 윤종근 의원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불출석 증인 동행명령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국회 운영위는 이날  오후 국정감사 도중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김건희 여사 등 7명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건을 의결해 발부했다. 지난달 21일 법제사법위원회가 발부하고 두 번째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반발하는 의미로 기권했다. 동행명령장 발부 건은 재석 의원 27인 중 찬성 18인, 기권 9인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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