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허영인(가운데) 회장이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는 직원의 안내방송 뒤 퇴장하고 있다. 2022.10.21./자료사진=뉴시스
SPC그룹 허영인(가운데) 회장이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는 직원의 안내방송 뒤 퇴장하고 있다. 2022.10.21./자료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SPC그룹의 안전경영 선포에도 불구하고 최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SPC그룹의 최근 5년간 산업재해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산업재해 현황 및 문제점

최근 SPC그룹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기계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는 SPC그룹이 안전경영을 선포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일어난 사건이다. SPC그룹의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주요 근로자 안전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사망사고 2건, 절단사고 5건이 보고됐다.

SPC그룹의 근로자 안전사고 주요현황
SPC그룹의 근로자 안전사고 주요현황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 감독 결과, SPC그룹 계열사 52곳 중 45곳에서 총 277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으며, 이는 전체 조사대상의 86.5%에 해당한다. 위반 사례로는 위험 기계의 방호장치 미설치, 정비 작업 시 운전 정지 조치 미비, 안전관리자 및 보건관리자의 부재 등이 있었다.

최근 5년간 SPC그룹 주요 계열사 산업재해자 수 현황    단위:명
최근 5년간 SPC그룹 주요 계열사 산업재해자 수 현황 단위:명

SPC그룹의 대응과 문제점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근로자 사망사고 발생 후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SPC그룹의 안전경영위원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지 못해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SPC그룹의 산업재해 예방 대책이 일시적이고 대외 홍보에만 치중되어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SPC그룹이 구체적인 세부 이행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하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안전경영위원회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SPC그룹이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74) SPC 회장을 21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사진은 허 회장이 지난 2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4.02.02.
검찰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74) SPC 회장을 21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사진은 허 회장이 지난 2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4.02.02.

허영인 SPC 회장 구속 기소, "제빵사 노조 파괴 혐의" 

한편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 와해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 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그동안 허 회장은 수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하다가 체포된 이후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 4월 21일 SPC 그룹의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허 회장을 비롯해 관계자 18명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법인을 기소했다.

검찰은 서병배(70) 전 SPC 대표와 김모(59) SPC 커뮤니케이션본부장, 김모(63) SPC 대외협력실장, 백모(58) SPC 홍보실장(전무), 정모(63)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위원(전무), 정모(55) 피비파트너즈 품질관리실장(상무보), 강모(64) 피비파트너즈 2사업본부장과 전모 한국노총 소속 SPC노조위원장, 8명의 피비파트너즈 사업부장 등 총 17명, 피비파트너즈 법인을 함께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민주노총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허 회장 등은 2021년 5월 인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낮은 정성평가를 부여해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혐의다.

이외에도 허 회장, 황 대표, 서 전 대표, 김 대외협력실장 등은 민주노총 노조가 사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2018년 이룬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자, 한국노총 노조 측에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를 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게 한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허 회장은 민주노총 노조 활동에 반감을 갖고 있던 중, 2019년 7월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황 대표를 질책했다. 이어 한국노총 노조를 키워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박탈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노사갈등을 노노갈등으로 전환해 회사 리스크 관리에 이용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SPC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동자 권익을 물론 노동자 안전관리에 더욱 철저히 임해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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