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명의 임팩트비즈니스리뷰] 7. 스웨덴에서 만난 소셜벤처의 미래
[도현명의 임팩트비즈니스리뷰] 7. 스웨덴에서 만난 소셜벤처의 미래
  • 이로운넷=도현명
  • 승인 2019.07.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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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르휀 하우스(Norrsken House)에서는 한국의 소셜벤처들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본인들의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경제사절단 중 소셜벤처와 그 지원조직들이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동반은 세계 최초이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필자는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터로 해당 그룹에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얻은 세 가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스웨덴 노르휀 재단을 방문해 축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도현명 

첫번째로 스웨덴의 모든 소셜벤처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이그니샤(Ingnitia)'는 기상 정보를 좀은 범주로 나누어 더 명확하게 하고 그 기상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모바일 폰을 통해 제공하는 소셜벤처입니다. 특히 이 서비스의 특혜를 받는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에 있는 저소득 농민들입니다. 다른 소셜벤처인 '퀴저(QuizRR)'는 노동자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노동인권 보호와 함께 생산성 제고를 추진합니다. 당연히 아시아 지역을 중요한 서비스 지역으로 하고 있고 그날 필자에게도 한국 진출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셜벤처 중 대부분은 국내에서 잘 되면 나중에 해외 진출을 해야겠다는 정도의 계획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역량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작할 때의 관점과 지평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순방에도 참여한 스마트점자 교육기기를 만드는 '오파테크'는 북미에 이어 유럽에 진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발달장애인 고용을 통해 천연수제비누를 만드는 '동구밭'은 작년에 14만개 수출을 했습니다. 우리도 곧 아시아와 세계를 처음부터 마음이 담고 시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번째는 소셜벤처가 기여할 가장 큰 부분은 대중의 생활 곳곳이라는 점입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문제가 되자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강화하고, 카페에서 매장 내 일회용잔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규제와 생활 제약을 규범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스웨덴이 놀란 것 중 하나는 생각보다 엄격한 분리수거도 없고, 카페에서는 버젓이 플라스틱 일회용잔을 모두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규제와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접촉 면적 중 상당 부분이 이미 사회적 가치로 점유되었을 때 이는 규범이나 규제가 아니라 문화로 해결되기 시작한다는 것이죠. 소셜벤처들이 그렇게 대중들의 삶을 한 조각씩 바꾸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실제로 제가 묵었던 숙소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로 노인들의 요양병원과 취약한 고용자들의 자활을 동시에 돕는 일종의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마트에 가면 파와 부추를 화분에 심어서 팔고 키워서 조금씩 먹는 것이 어떻게 탄소배출에 기여하는지도 밝히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이런 선진문화를 잘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너무 몰입할 필요도 없고 여전히 우리만의 고유 스타일을 잘 지켜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의 맥락은 아닙니다. 현지 청년들이 말하는 스웨덴은 나름의 사회문제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제가 들은 내용을 성급하게 일반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어떤 청년은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지하철이 너무 비싸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 했고, 또 누군가는 백야와 극야 그리고 겨울 날씨는 너무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너무 비싼 물가 때문에 독일이나 이탈리아로 일자리를 찾아볼까 생각한다거나, 무분별한 이민자 수용 정책으로 자신들이 얻어야 할 사회주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노도 들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이 사는 어디나 완벽할 수 없고 서로 배워야 할 것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 하고 있습니다.

6월 중순은 백야 기간으로 11시쯤 되어야 완연한 노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간 동료들과 야밤의 노을을 보면서 우리 소셜벤처들이 미래에 마주할 어떤 면들을 미리 보았다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기대하고 확신하건데, 우리의 진짜 미래는 우리만의 색을 잘 담아 그들의 지금보다 더 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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