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영역 첫 시도...인도로 퍼져나가는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민간영역 첫 시도...인도로 퍼져나가는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 이로운넷=최범준 인턴 기자
  • 승인 2019.07.2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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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사람마중, 사회적경제 국제확신 위한 민간 국제사업 최초 실시
지난 5~6월까지 약 두달 간 인도사회적기업가 6인 연수 받아
인도 뉴델리에서 자전거와 컴퓨터 재생 사회적기업 설립 및 운영 예정

전쟁을 겪고 모두가 ‘안 된다’고 말하던 한국 경제는 2017년 GDP 1조 5천 308억 달러, 세계 12위 규모를 기록했고,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탈바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2030년까지 해외원조(ODA)를 2배 확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해외에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회적기업 ‘사람마중’과 인도 ‘CSEI’가 함께하는 ‘사회적경제활동가·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한국 연수 프로그램도 그런 시도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경제 민간 영역 최초 국제사업으로, 사회적경제를 확산하기 위해 진행됐다.

2017년부터 이어온 논의...재생자전거·컴퓨터 분야 추진

​프로젝트는 한국희망재단의 도움으로 2017년부터 시작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한국 사회적기업을 견학하고 인도 내 달리트 계층 사람들이 처한 빈곤문제 해결 방법을 찾았고, 재생자전거와 재생컴퓨터 분야를 추진하게 되었다.

달리트 계층은 인도 카스트제도 상 모든 계급보다 아래에 위치한 하층민 계급이다. 인도 전체인구 중 16.5%인 2억여 명이 달리트 계층이다. 인도는 헌법으로 달리트도 평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보장하고 있지만, 대를 이어온 뿌리 깊은 관습과 차별이 아직 남아있다. 달리트 계층 사람들은 인도 사회에서 멸시받는 일을 하고 있고, 한국 돈 1,000원 정도 되는 하루 수입으로 살아가는 극빈곤층이 대다수다.

인도 달리트 여성 / 사진 출처 : flickr

이번 프로그램을 함께한 CSEI는 인도 내 달리트 계층 교육사업과 권리옹호 활동을 하는 단체다. UN Major Group for Children and Youth 멤버고, 인도에서 최초로 ‘사회적경제부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기도 하다. 인도에 사회적경제가 자리 잡고, 인도 내 달리트 계층 사람들이 삶의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인도 달리트 계층에 뿌리내릴 사회적경제, 올 상반기 한국연수 진행

​​올 3월에는 사회적경제 활동가 2명이 한국을 방문해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역량강화에는 인도 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역전략, 산업전략 융합 추진 전략, 사회적금융 운영 등을 논의했다. 이후 5월부터는 본격적인 인도 사회적경제활동가 및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연수를 진행했다.

5월 5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된 이번 한국 연수에는 CSEI 사회적경제활동가 2명과 자전거, 컴퓨터 사업 분야 당 각 3명씩, 사회적기업가 6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연구 받은 내용을 기초로 인도에 재생자전거와, 재생컴퓨터 관련 사회적기업 두 곳을 만들고, 인도 내 사회적경제네트워크 구축 등을 계획 중이다.

 

[인도 사회적경제 활동가, 사회적기업가 인터뷰]

1. 카란(Karandeep Bhagat) CSEI 국장

Q. CSEI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CSEI는 오랫동안 달리트 인권을 위한 시민사회로 활동해온 조직이다. ‘Civil Society movements. for the human right’를 모토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1990년부터 2000년대까지 달리트 계층이 역경을 겪었다. 사회 지배계층이 땅이 필요했기에, 달리트 계층을 강제이주 시키는 활동들을 했다. 집을 강제로 태우고, 폭력행사 등을 하는 일도 있었다. 달리트 계층은 오랜 기간 교육을 받지 못했고, 사회 참여 경험도 많지 않다. 세대에 걸쳐 부, 땅 등을 쌓아오지 못해서 농업노동을 하거나, 쓰레기를 주워 팔거나, 동물 사체 치우기 등 취약계층 활동을 했다.

인도 헌법에는 달리트 계층 권리, 권한을 명시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달리트 계층은 권한을 박탈당하고, 교육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에 헌법에 기초한 활동, 운동, 정보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보통 아동, 청소년, 젊은 여성 대상 교육을 했다. 이들이 사회·경제·문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리트 계층뿐 아니라 다른 소외계층도 교육하고 있다. 권한신장으로 사회 취약계층 지원이 많아진 편이다. CSEI는 교육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육이 가장 크고 빠른 변화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된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영역도 넓힐 수 있다고 봤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건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그냥 나오지 않는데,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될 때는 지역사회에서 발휘될 때다.

​리더십은 지역사회에서 키우는게 중요하다. 많은 일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리더십을 갖춰나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직접 리더십교육에 참여할지 많이 생각했다. 젊은 여성들이 리더로써 성장하고 자기 목소리 내는 게 중요하다. 여성들이 CLO라는 지역사회를 이끄는 단체를 설립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리더십 교육을 받고 나가서 CLO를 만들고, CLO가 CSEI 에이전시 역할을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아동, 청소년 역량 강화 교육을 하는 여건을 만드는 게 전략이다.

Q. 이번 교류사업도 CSEI 교육사업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는 건가?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학교에서 받는 고등교육 외에, 다른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달리트 계층에게 필요한건 교육 중요성 자체를 인지시키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인도에는 헌법 외에도 달리트 계층 보호법(Affirmative Action)이 있다. 신용 제도 혜택, 재정기관 이용 권한 등을 보장하는 법이다. 권리를 보장받지만 인지도가 낮아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달리트 계층에 연관성 있고 필요한 일들을 생각했을 때, 직업훈련이 중요하다. 그동안 달리트 계층이 했던 일은 더럽고 돈 못 버는 일이었다. 깨끗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직업훈련을 하고자 했다. CSEI는 달리트 계층 사람들이 국내, 국제사회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2. 아짐 아지프(Azeem Asif, 사이클팀)

Q. 사이클팀 소개를 부탁드린다.

뉴델리에 거주하고 있는 24살 아짐이다. 10학년(고1)까지 공부했다. 삼촌의 염색가공 작업장에서 일해서 기술은 알지만, 관련해 정식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신발 도매 일을 잠깐 했다.

​사이클팀 멤버 데비 싱(Devi singh)은 자격증은 없지만 기계를 잘 알고 있다. 바이오가스 발전소 유지보수 일을 했다. 소똥을 연료로 사용하는 비즈니스를 하다가 왔다.

​소우랍(Sourabh)은 24살이고, 3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사이클 사업 예정지역인 Kusumpur에서 왔다. 소우랍은 에어인디아를 지원하는 하청업체 에어 인디아 세트에서 일하다가 왔다.

Q. 사업 분야가 사이클 업사이클링인데, 지역에서 자전거 이용이 많은가?

자전거 사업을 선택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뉴델리는 오염이 심한 도시 중 하나다. 대안 교통 수단으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 또 인도 도로가 많이 막혀서 정부 차원에서도 자전거 사용을 장려하고 사이클링 클럽, 주요 관광지 주변으로 자전거 도로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 사람들이 운동이 다소 부족한데, 운동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전거를 생각했다. Q3. 이번 연수를 통해 어떤 걸 배웠나. 세 가지를 배웠다.

우선 가르치는 방법이 특별했다.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다. ‘너 이거 모르지?’가 아니라 ‘너가 할 수 있는게 뭔지’ 묻고 그것부터 시작했다. 워크샵 참여하며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더 많은 응용력이 생겼다. 모터가 달린 자전거 등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다양한 견학이었다. 배움은 교실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바깥에서 필요한 곳을 방문하고 견학하면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세 번째는 서울이라는 도시다. 도시 자체에 매혹됐는데, 처음에 왔을 때 깨끗하고 아름다워서 왜 델리는 이렇게 될 수 없는지 생각했다. ‘정부가 매일 청소를 하고 청소부가 있어서만이 아니라 시민 각각의 자세가 준비되어 있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고, 그 점이 인상 깊었다.

 

3. 하팔(Harpal, 컴퓨터팀)

Q. 소개 부탁드린다.

이름은 하팔(Harpal)이고, 파완(Pawsan), 지텐드라(Jitendra)와 한 팀이다. 쿠숨푸르 마을에서 왔다. 10학년(고1)까지 마쳤다. 글을 읽지만 원활히 읽지는 못한다. 쿠숨푸르 마을 근처에서 전자제품, 휴대전화 수리업을 했다. 수리 관련해서 정식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에서 처음 정식교육을 받았고, 랩탑과 컴퓨터 수리 방법, 분해하는 방법을 배웠다. 팀원은 모두 달리트 계층인데 한명은 전문대학을 졸업, 한명은 진학 중이다. 두 팀원은 조달과 마케팅을 각각 할 예정이다. 저희는 팀으로 조달, 마케팅, 수리를 각기 함께 하면서 사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컴퓨터 수리업을 통해 마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계획이고, 지역에 계신 장애인들이 혜택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Q. 컴퓨터 업사이클링활용해서 지역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지역사회가 실업률이 높고 교육 수준이 낮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이 잘 운영된다면, 우리가 운영하는 지역IT센터에서 사람들이 직업교육을 받고, 좋은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더 많은 지역 사람들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컴퓨터를 판매할 때 판매상, AS사업을 지역민들이 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상품 판매 및 서비스에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울러 사업을 통해 사람들이 기회를 얻고, 기업가 정신을 더 키우고자 한다. 지역에 디지털 격차가 있다. 직업 훈련, IT 노출, 게임 등 IT 활동을 통해 격차를 줄이는 활동도 고민한다. 장애인 관련 활동도 하고 싶다.

Q. 장애인 관련 언급이 잦은데?

지역이 건강 관련 인식이 낮아서 가정 당 장애인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가정에 장애인이 많을 경우 이동 문제가 생긴다. 장애인들은 이동권이 없다. 일자리를 찾기도, 교육을 받기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기도 어렵다. 이들에게 자립이 필요하고, 이들을 위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는 이명희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 임팩트평가팀장이 통역을 맡아 진행됐습니다. 카란 CSEI국장 외 인도 사회적기업가 인터뷰는 이명희 팀장, 카란 국장이 통역을 맡아 ‘한국어 – 영어 – 힌두어’ 순으로 순차통역을 거쳐 진행됐습니다.

 

인도에 뿌리내릴 사회적경제!

​한 달 반 정도 진행된 연수 기간 동안 이들은 업무 관련 기술, 경영 등을 배웠다. 재생자전거는 사회적기업 ‘사랑의자전거(대표 정호성)’가, 재생컴퓨터는 사회적기업 ‘리맨(대표 구자덕)’이 함께 했다. 이들은 향후 인도에 사회적기업이 자리 잡은 후에도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호성 사랑의 자전거 대표는 “한국에 있는 동안 정비 뿐만 아니라 관련 시설, 공공자전거, 안전교육 등 자전거와 관련한 다양한 곳을 소개 했다”며 “현지에서 변화가 있을 듯 하고 사랑의 자전거도 자전거,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자덕 리맨 대표는 “인도 역시 IT규모 크기 때문에 관련 산업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인도 달리트 계층을 돕는 현지 지원 등이 더해지면 사회적기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고, 리맨도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도 사회적기업가 사이클팀은 사회적기업 '사랑의 자전거'에서 연수를 받았다. / 사진=사람마중
컴퓨터팀은 사회적기업 '리맨'과 연수를 진행했다. / 사진=사람마중

연수 외에도 세미나, 워크샵 등을 통해서는 사회적경제 및 조직 이해, 사회적경제 사례, 비즈니스모델 디자인, 사회적기업 모델 디자인 등을 배웠고, 사회적경제 조직 방문 등 견학활동도 진행했다. 워크샵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6월 21일(금)에는 향후 인도 내 사회적경제가 자리 잡기 위한 중장기 추진 계획도 수립할 수 있었다. 이날 워크샵에는 모세종 사람마중 이사가 연사로 나서고 이명희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임팩트평가팀장이 통역을 맡았다.

인도 사회적기업가들은 한국에서 연수외에도 워크샵,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 사진=이로운넷

모 이사는 수입과 출자, 기관 등 사회적기업 운영 관련 이론 설명과 해당 업무를 진행할 때 고려해야 할 점(출자, 금전 고려요소, 개인출자 등)을 설명했다. 기업체, 사업구조, 지역사회 기여 등 교육과 인도 내 제도에 맞는 회사 설립 등도 논의할 수 있었다.

그는 "인도 사회적기업가들이 개인을 넘어서서, 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고 헌신하고자 하는 높은 의지를 볼 수 있었다"며 "한국 사회적경제 모델을 통해 (달리트 계층이 겪고 있는) 핵심적인 현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계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람마중은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인도 현지와 계속하고 있으며, 내년 7월 경 인도 현지에 법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6월 22일(토) 수료식 및 환송회를 가지고 다음날 23일(일) 인도로 돌아갔다. 인도 달리트 계층에 뿌리내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지역에서 크게 성장해, 뉴델리를 여행하다 이들이 운영하는 회사를 마주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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