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사회적경제 영역의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요즘 다양한 지원제도나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는 근황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그런데 사회적기업가가 그런 교육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 것 맞아? 그렇게 하는게 좋은 방법이야?"라며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기업가는 현재 사회에 매우 중요하고 희소한 자원 중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잘 육성해내는 환경과 지원이 국가 정책으로도 다루어지며 많은 국가에서 상당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정부에서건 민간에서건 수많은 창업교육이 진행되고, 학교에도 관련 과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이제는 지원금만 주어서는 의미가 없다며 육성사업이며 스쿨이며, 지원금을 받기 위해 몇 십 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스타트업 영역은 물론이고 사회적기업의 영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앞서 화두를 던진 종류의 질문은 글로벌에서도 아주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기업가는 교육될 수 있는가?’ 혹은 ‘기업가정신은 교육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 말입니다. 일부는 교육될 수 있다고 믿어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다른 이들은 교육 보다는 다른 기업가를 통해 간접 학습이 중요하다고 합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기업가는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만 성장한다고 교육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확합니다.

이 중 몇 가지를 짚어보려 합니다. 일단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습니다. 열심히 배우면 배워지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기업가라는 존재를 육성하고 성장시키는데 우선순위가 높고 필수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기술과 지식이 사업을 유리하게는 하지만 기업가의 본질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죠.

반면에 좀 더 본질적으로 기업가가 보이는 문제의식, 문제해결 관점, 실행력 등은 교육된다고 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의식은 스스로가 가진 게 아니면 그리 중요한 동기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 가치관이나 관점은 긴 시간동안 훈련되어지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기업가를 육성하는 시작점이나 보조적 장치로서 교육은 의미가 있으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좋은 기업가가 교육으로 양성 된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가를 보유한 나라였을거라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이런 농담도 있습니다. ‘탐스슈즈의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분명히 자신의 비즈니스모델 캔버스를 잘 못 그릴 것이다.’ 혹은 ‘키바의 창업자인 제시카 재클리가 우리나라 소셜벤처대회에 나왔다면 그가 제시한 사업모델은 돈을 벌지 못하기에 탈락했을 것이다.’ 등의 이야기들입니다. 이러한 농담은 그냥 웃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창업 관련 교육을 많이 합니다. 서울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수업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니 그래서 더욱 반성과 함께 진일보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이어지는 교육 경로를 따라 성장하듯이 기업가도 그런 경로를 겪어야만 한다고 이해하는 건 아닌지, 그 트랙이 시장·고객·실행에 대해 경험할 기회를 가로막고, 가르치는 사람에게 적응하는 법만 묶어 두는 방식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확합니다. 교육을 받는 이나 하는 이나 익숙한 방법이라 안정감이 들지 모르겠지만 이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와 오히려 상반되는 가치입니다. 매년 다르게 성장하는 생태계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인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시기입니다. 다만 그 방법에는 의문을 표하고 싶습니다. 교육을 늘릴 게 아닌, 안전한 훈련의 기회를 넓히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은지 반문을 해봅니다. 여전히 사회적기업가를 교육으로 육성할 수 있을지 정답을 내기는 어렵지만, 지금 이 질문을 우리가 던지고 더 나은 길을 찾아가야 할 때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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