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학교에 가지 않겠어요!”
지난해 8월 스웨덴에 사는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2018년 북유럽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자 그레타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피켓을 써서 국회 앞으로 향했다.
시위는 소셜미디어에서 ‘#미래를위한금요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 청소년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지난달 ‘기후를 위한 청년 파업’에서 아시아·유럽·미국 100여 개국의 학생 수만 명이 글로벌 동맹 휴교를 벌이기도 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정치권과 어른들에게 대책을 요구한 그레타는 노벨평화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이 당찬 10대 소녀를 보면서 ‘어른 세대’로 접어든 나는 과연 무엇을 했나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매년 심해지는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미세먼지를 겪으며 불만은 쌓여갔지만, 정작 해결을 위한 구체적 행동은 하지 않았음을 되돌아보게 됐다. 환경오염은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닌 데다, 너무 거대해 무겁게만 생각해왔다. ‘나 하나 변한다고 풀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박힌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만난 사람들은 그 반성을 더했다. 그들은 “평범한 시민들의 힘을 모아야 거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상에서 소소한 실천부터 기업?정부를 향한 강력한 요구까지 실천법은 다양했다.
커피찌꺼기로 친환경연료를 만드는 소셜벤처 ‘포이엔’의 이호철 대표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으로 ‘제대로 된 분리수거’를 꼽았다. “한국이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로 꼽히지만, 종이?비닐?플라스틱 등이 섞인 복합 포장재가 많아 잘 떼서 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소각된다”고.
영화로 환경 이슈를 알리는 ‘서울환경영화제’의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일회용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지구에 덜 해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정부가 관련 기준과 규제를 강화하게 하는 힘 역시 시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이 거대한 문제는 몇 국가의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UN이나 그린피스 같은 국제기구의 능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그레타처럼 ‘출근거부 운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잘 버리는 것은 물론 환경을 위해 애쓰는 기업과 정책을 지지하는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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