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치료하고 있는 우한 병원의 중환자실/사진=GETTY

2002년, 사스(SARS)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를 거처 인간에게 전파됐을 때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그 뒤를 이을 전염병의 발병조짐을 경고했다. 기후 변화와 세계화가 오래된 동물 질병이 새로운 인간 질병으로 변하기 쉽게 만들기는 시간 문제였다. 뉴욕타임즈(NYT)는 2월 29일(현지시간)자에서 만약 미리 공동대처 했다면 세계는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논평을 게재했다. 매체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를 막고 다음에 오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전염병을 인류공동의 적’으로 인식하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지금 상황을 과거 대유행 바이러스를 상기하는데서 출발했다. 사스는 검출되기 쉬운 치명적인 질병이었기에 쉽게 제압돼 대중의 의식에서 사라졌고 미래의 발생에 대한 어떤 긴박감도 사라졌다. 그 후 2009년 미국에서 돼지 독감(swine flu)이 처음 발생했지만 빠르게 지나가서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2014년 에볼라(Ebola)가 서아프리카를 강타했을 때 미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기금을 설립하고 고위험 저소득 국가들이 미래의 발병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국제적인 계획을 착수해 2018년까지 계속되다가 폐지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다가 지난 해 12월,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이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는 현재 50여 개국에 퍼져 8만3천여 명이 감염됐고 거의 3천명이 사망해 세계 보건 전문가들에게 다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코로나19는 계절성 독감보다 7배에서 20배 더 치명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사망률은 더 낮다. 경증 환자까지 밝혀진다면 그 위협은 엄청나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사스나 계절성 독감보다 쉽게 퍼지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검출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대비책도 없다. 더욱이 팽배한 민족주의와 국제간 상호신뢰가 무너지고 계속되는 무역전쟁은 세계 강대국들 간의 협력을 약화시켰으며 만연한 거짓 정보와 과학에 대한 회의주의가 그 위기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그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우려하는 것보다 덜 전염되거나 덜 치명적일 것인지, 계절적 독감처럼 따뜻한 날씨에 물러나는 경향을 보여줄 것인지, 백신이 빨리 나올 것인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매체는 확실한 것은 여러 차례의 경고에도 여전히 대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사스 발생 후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살아있는 동물을 파는 식품 시장은 여전히 번창하고, 권위주의는 여전히 전염병에 대한 정직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기본적인 공중보건 능력 제고를 위한 투자 부족과 점증하는 자국 중심주의가 국내외에서 유행병 대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백신 개발과 배치는 과거 어느 때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많은 제도적 결함을 시정했다. 그러나 어떤 전염병에도 가장 잘 대처하기 위해 백신과 의약품 이상으로 긴요한 것은 각국이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진보된 질병 감시 시스템과 약물 개발 시스템이라고 이 매체는 역설했다.

NYT는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은 고립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가 국경 장벽을 존중하고 선의로 쉽게 굴복 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고 국제간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https://www.nytimes.com/2020/02/29/opinion/sunday/corona-virus-us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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