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지 '더네이션(The Natio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지나면 국제 사회는 세계화의 물결이 지역화로 선회하는 등 일대 변혁이 일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화에서 지역화로

지난 세대에서도 주요 자연재해는 제국을 무너뜨리고 왕조를 해체했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그 주변국가, 유럽 블록이 세계화의 후퇴를 가속화 할 것이다. 또한 남북 아메리카가 결속하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초국가적인 기관들은 위축되거나 사라질 것이 예상된다.

또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한 정부와 기관들은 대중의 지지도 상승을 누릴 수 있고, 잘하지 못한 지도자들은 지지를 잃고 쫓겨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우한에서 신속히 행동하지 않고 그 비행을 은폐하려 한 것에 대해 일반 시민들로부터 심각한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은 트위터에서 백만 개 이상의 게시물이 바이러스에 대처가 서툴렀다고 비난하며 아베 신조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란의 회교 정권도 발병의 정도를 감춘 뒤 무모하게 대응했다는 대중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국 모든 정부는 코로나19를 다룬 성과를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세계 자본주의의 분할

아마도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결과로 세계 자본주의는 원심력을 자극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은 이미 진행돼 왔으며, 도널드 트럼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거부하고 동맹과 적대국 모두를 상대로 한 무역전쟁을 개시한 예로서 알 수 있고 브렉시트는 이러한 추세의 또 다른 표현이다.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은 그들의 중요한 공급 라인을 아시아로부터 역내 공급자들에게로 옮기도록 장려할 것이다.

세계화 프로젝트는 노동을 제외하고는 자본, 원자재, 조립 부품, 완제품의 신속한 이동으로 국경을 없앰으로써 거대 다국적 기업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유럽 일본 미국 등 다국적 기업을 위한 부품과 제품을 생산하면서 급속도로 ‘세계의 공장’이 됐다. 이들 국가의 제조업체들은 전체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거나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여 국내에서 조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 상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에 세운 공급 라인을 해체해 본국으로 옮기게 하거나, 다른 나라들로 옮기도록 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려 했다. 현재, 코로나19의 결과로, 애플과 같은 미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밖에 대체 공급 라인을 설립하거나 그들을 본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워싱턴에서는 첨단 컴퓨터나 전기 장비와 같은 보안 관련 기술에 대한 미국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고객들에게 더 많은 중점을 둘 것 같다. 이들 지역과의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베이징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대유행의 결과로 현재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일단 중국 공장이 다시 가동되면 틀림없이 새롭게 강조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은 무역과 개발 협정에 위안화의 통용을 높이고 점차적으로 달러와 유로를 밀어낼 것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에 대한 적대감과 유럽 상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 때문에 미국과 멀어지게 된 유럽은 더욱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30일간 유럽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유럽 지도자들을 격분시켰다. 현재의 위기가 회복되면 유럽 지도자들은 워싱턴과의 거리를 멀리하고 경제 및 정치 문제에서 더 큰 자치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3개의 주요 블록으로 무역 시장이 형성돼 서반구에서는 달러, 유럽과 아프리카는 유로, 아시아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더 세분화된 세계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같은 지역 내에서 자본과 물자는 비교적 쉽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 밖에서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WTO의 국제 규칙과 규제는 각각 체제 내에서 지배적인 힘에 의해 형성되는 지역 괸리 체계로 대체될 수 있다. 

이러한 분할 프로세스가 진행됨에 따라, 특정 블록 내에 자동으로 위치하지 않는 국가는 하나 또는 다른 블록에 복속하도록 강요될 것이다. 현재 미국과 군사적으로 동맹을 맺고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일본과 호주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스스로를 개혁하고 유럽에 합류하거나 중국의 위성이 되어 석유와 무기를 위안화와 소비재와 맞바꾸어야 할 것이다. 영국은 더 이상 유럽의 일부가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둘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세계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때 세계화로 인한 활력은 사라질 것이다.

미국 군사전략의 변화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에 따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은 많은 다른 지정학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미군 주도의 군사 전략의 점진적으로 해체될 수 있다. 전염병에서 해외 주둔미군의 안전문제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바이러스에 일부 미군 병력이 감염된 한국, 심지어 더 큰 위험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현재 배치되어 있는 부대들이고 미군 기지와 인접한 지역인 이란이 순례자들로 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을 목격했다. 

이런 점에서 국방성은 미국의 전략계획을 재점검 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공군과 해군력에 대한 더 중점을 두고 괌, 하와이, 알래스카와 같은 전적으로 미국의 통제 하에 있는 기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을 염두에 두고 미국은 지난 2월 내놓은 새 국방예산에서는  항공기, 군함, 장거리 미사일 추가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석유산업 쇠퇴의 가속화

많은 산업들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석유산업이 가장 타격을 입었다. 석유는 국제 무역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상품이며, 국제 시장에서의 석유 판매는 산유국들의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유가가 높으면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은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사회 서비스를 강화해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유가가 낮을 때는 정부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어 대중에게 고통을 주고 내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사람들은 여행을 중단했고 기름에 대한 수요는 급감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현재 심각한 업무와 여행 제한이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석유 수요는 더욱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합의를 철회했고 이에 사우디는 보복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면서 하락 모멘텀을 가속화 하고 있다.

팬데믹이 끝났을 때 유가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저가격 체제는 많은 석유 수출국 지도자들에게 상당한 도전에 직면 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생필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가의 추가 하락은 정부 수입을 고갈시키고 지도력의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러시아는 물론, 앙골라,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도자들 또한 국가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대중의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의 운행을 줄이고 재택근무하면서 웹 기반 업무 수행이 훨씬 더 활발해 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 구매를 장려해 가격도 더 저렴해 질 것이다. 팬데믹이 끝나면 석유에 대한 수요는 틀림없이 다시 증가할 것이지만, 전염병 이전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산유국들은 앞으로 아주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단지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터 예상할 수 있는 변화들 중 일부에 불과하며 다른 여러 가지의 변화도 따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2019년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참고

From Globalization to Regionalization?(The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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