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5.08.06./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5.08.06./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김건희 씨가 마침내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특별검사팀은 7일 오후 1시 21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개입, 고가 목걸이 재산 신고 누락 등 혐의로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11시간 넘게 이어진 1차 소환조사 직후,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강경 조치다. 특검은 김 씨의 혐의 전면 부인, 주요 인물과의 '말 맞추기' 가능성,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판단했다.

혐의 전면 부인…그러나 특검은 "공모 혐의 명백"

김건희 씨는 전날(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짧은 발언은 여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보수 지지층을 향한 변론 전략"이라는 해석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국정을 쥐고 흔들었으니 그게 바로 국정농단"이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김 씨는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계좌만 빌려줬을 뿐, 주가조작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특검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의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해당 녹음엔 "수익이 나면 40%를 주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방조가 아닌 공모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공천 개입과 관련해서도 김 씨는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보내줘서 받아본 것뿐"이라고 해명했으나, "당선인이 김영선을 밀라고 했다"는 김 씨의 직접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확보된 상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붉은색은 에코백 2025.08.06./사진=뉴시스 갈무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붉은색은 에코백 2025.08.06./사진=뉴시스 갈무리

'디올에서 에코백으로'바뀐 손가방, 여론 의식한 연출?

김건희 씨는 이날 고가 명품 가방 대신 9만 원짜리 에코백을 들고 출석했으며, 점심 도시락도 지참했지만 식사하지 않았다.

이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침묵했던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과는 다른 모습이다. 언론은 이를 "이미지를 의식한 연출"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의 시선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돼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외에도, 김 씨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를 통한 이권 청탁 및 통일교 로비 ▲재산 신고 누락 혐의 등 적어도 네 가지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 다음 타깃은 '삼부토건'과 '양평고속도로'

특검은 이번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김건희 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등 추가 조사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검 관계자는 "김 씨의 혐의는 이미 다수의 물적 증거와 관련자의 진술로 상당 부분 소명됐으며, 추가 조사를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가 출석 당시 남긴 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이제 공허한 말로 들린다. 실제로 그는 디올백 발언, 남북문제 개입 의사, 마포대교 경찰 현장 방문 발언 등 수차례 대통령 부인의 '통상적 역할'을 넘어서는 발언과 행동을 보여 왔다.

그는 정치 브로커와 통화하며 공천을 논의했고, 주가조작 세력과 금전 거래를 암묵적으로 승인했으며, 고가 귀금속을 재산신고 없이 착용한 채 국빈 외교에 나섰다.

특검의 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그리고 수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김건희 씨의 권력 남용과 사적 이득 추구의 실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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