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로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로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과 김건희 씨가 김건희 특검의 수사를 앞두고 각각 조사 불응과 병원 입원이라는 행보를 보이면서 특검 수사가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17일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는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은 19일로 예정된 조사를 앞두고 "출석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서면 조사나 자택 방문 조사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특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은 측근들에게 "특검 수사에서 더 나올 게 있겠느냐. 거의 다 끝난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특검은 진보 진영 인사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건희 씨는 전날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검 조사일정을 앞둔 시점에서의 입원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수사 회피용 입원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병원에 대기하는 건 수사를 대비한 정치적 행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특검 특별검사에 지명된 민중기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 특별검사에 지명된 민중기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소재 법무법인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중기 특검 "수사 논리에 따라 원칙적으로 진행"

민 특검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 "어떻게 조사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고, 특검보가 임명되면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김 씨의 대면조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아직 김 여사 측과 연락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 가방 수수, 임성근 전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16개 사안을 수사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검은 현재 서울고검·서울남부지검과의 파견 협의, 특검보 제청, 수사팀 구성, 사무실 확보 등 수사 인프라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 외압 정황도 도마 위…심우정-김주현 비화폰 통화 의혹

최근 밝혀진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심우정 검찰총장의 비화폰 통화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해당 통화는 지난해 10월, 검찰이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던 시점에 이뤄졌으며, 며칠 뒤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사실이 밝혀졌다.

민 특검은 관련 질문에 대해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으나, 법조계는 해당 통화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심각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03.12./뉴시스
심우정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03.12./뉴시스

'신데렐라 수사'와 김건희의 발 치수

한편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행정관 유경옥이 건진법사(전성배)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다른 가방과 신발로 바꿔치기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문제의 신발 치수가 유경옥 본인의 발 치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건희 씨의 발 치수와 일치하는지 여부가 또 다른 수사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민 특검은 현재 특검보 8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한 상태이며, 수사팀 구성과 특별수사관 채용도 병행 중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며, 최대 80명 이내의 특별수사관 임명이 가능하다. 사무실은 현재 두 곳을 두고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며, 지원 인력 확보를 위해 유관기관에 협조도 요청한 상태다.

민 특검은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보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직을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검 수사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의 정치적·법적 운명도 중대한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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