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지난 6월 윤석열이 지난해 6월 야심차게 발표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시추 결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예견된 실패"였다며 정부·여당에게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우너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연일 예산 복구를 주장하며 비판을 날리던 국민의힘은 대략난감한 상태다. 이들은 "자원 개발의 차원에서 계속 시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대왕고래 구조 시추 작업에서 가스 징후를 일부 잠정적으로나마 확인했지만,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며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못을 박았다. 전문가들은 시추 성공 확률이 10%에 불과하다는 점, 화석연료 시장이 국제적으로 퇴출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업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고 지적해 온 바 있다.

◆ 野 "대왕고래 사기극...프로젝트 관련 자료 투명히 공개하고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위원들은 지난 6일 1차 시추 결과가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결과"라며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정한 연구 및 검증, 그리고 과학적 데이터를 수반한 국민 설득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논란이 됐던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Act Geo)'와 한국석유공사 간 자료 제출 과정에서 '영업 기밀' 등을 이유로 핵심 정보가 비공개됐으며 △'액트지오' 선정 과정 △입찰 절차 △사업성 평가 결과 △국내외 자문단 명단 △회의록 및 결과보고서 등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 배 운운하며 꿈속을 헤매던 정부는 아무런 자료도 국회에 제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산자중기위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며, 정부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추 추진의 과학적 근거를 국민에게 설명하며 △향후 계획에 대해 국회와 충분히 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국책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정부가 정책 추진 방식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이 대왕고래 예산 삭감했다고 계엄까지 했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더니 윤석열 등이 터졌다"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무식한 사람이 부지런하면 사고 친다"면서 "전문가도 아닌 대통령이 국무회의 중 나와 약 5분간 대왕고래 사업 석유 시추를 직접 발표하고 질문도 안 받고 그냥 들어갔다"고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서 "국민의힘은 정말로 이런 왕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다는 것인가"라며 "사기극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바로 어제까지도 민주당을 비난하며 대왕고래 예산을 살리겠다고 큰소리쳤다"며 "대국민 사기극에 함께 하고 이번에도 사과 한마디 안 할 거냐"고 재차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윤석열 측과 국민의힘은 어제까지도 계속해서 대왕고래 탐사시추 예산 삭감을 들어 민주당을 비방했다"며 "어제 오후 산자부가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하니 얼마나 민망한 일이냐"고 꼬집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결국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 났는데도 헌재의 윤석열 탄핵 재판에선 살아있다"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삭감 등) 야당 독주를 막기 위해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은 경제성 확인도 전에, 시추 이전 단계부터 자신의 치적으로 만들기 위해 희망 고문한 책임은 어떻게 질 거냐"면서 "추가 시추 계획도 없고, 시추공도 막아 버렸다는데 최소한 윤석열 탄핵 재판 변론에서 저 대목은 들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국민의힘 "시추 계속해야...한 번 했는데 비판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

7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계속 시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번 시추를 해봤는데 바로 나오고 그러면 산유국 안 되는 나라가 어디 있겠냐"며 MB 정부의 자원외교 정책이 비판을 받아 철회됐지만, 이후 자원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평가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예시를 들며 실패를 두둔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동해안에 7개 광구가 존재하는 걸로 밝혀졌고 여러분 알다시피 탐사는 성공률이 5%도 안 된다"며 "그런데 7개가 있는 걸로 발견됐고 1개 시추했는데 경제성 있는 광구가 아니라는 결과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7개 광구도 지하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자원을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계속해서 시추를 해야 된다는 것이 저희 당과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이번 시추탐사 결과를 사기극이니 뭐니 하는 정치적 공세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왕고래 심해 가스전 시추개발은 문재인 정부때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시추에 나서게 됐다"면서 "자원 빈국인 우리 입장에서는 자원개발 리스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된 결과, 결국 '희망 고문'만 남긴 채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정부와 여당이 이제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사업 실패의 원인을 밝히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정책 운영을 고민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