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오는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영수회담이다. 두 사람은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민생과 관련한 광범위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26일 대통령실은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민주당 측과 세 번째 실무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양측은 이 대표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윤 대통령의 뜻과 의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신속히 만나겠다는 이 대표의 뜻에 따라, 오는 29일 월요일 오후 2시 대통령실에서 차담 회동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번 회동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여러 국정 현안을 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간은 1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화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영수회담의 배석 인원은 양측 각각 3명으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참석한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대변인이 함께한다.
홍 수석은 '민주당 측에서 1+1 단독 회동을 보자는 제안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안이다, 민생현안"이라며 "그리고 국민적 관심 사안에 관해서도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만남 속에서 모멘텀(계기)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실무 회동 결과를 보고 받으며 "초대에 응해줬으니 준비를 잘해라, 잘 모시도록 하라"고 참모들에 당부했다고 홍 수석은 전했다.

◆민주당 "윤 대통령에게 총선 민심 가감없이 전달"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국회에서 영수회담 3차 실무회동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번 영수회담은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민이 원하는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의 방안을 도모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 실장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오·만찬이 아닌 차담 형식으로 하기로 협의했다. 예정된 시간에 회담이 시작되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순대로 모두 발언이 예정되어 있다. 이후 비공개 회담이 이어진다.
회담 형식을 차담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천 실장은 "차담이 여러 가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대화를 나누는 데는 더 유리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담 의제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실무회동에서 총선 공약인 전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회동에서 언급했던 의제를 모두 논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총선 민심 반영된 문제들 대해서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달하고 방안 찾도록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회담 결과는 대통령실과 민주당 양측에서 각각 발표하게 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이번 회담에서 독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 실장은 영수회담 날짜를 29일로 정한 것에 대해 "지금 민생이 너무 어렵고 국민들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희망을 드릴 수 있는 대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하루라도 빨리 회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양측 입장 고려해서 가장 빠른 날짜가 월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천 실장은 회담 이후 공동합의문을 발표할 계획이냐는 질문엔 "그런 부분은 얘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영수회담 사전 준비를 위해 지난 23일과 25일 두 차례 만나 일정과 의제 조율에 나섰지만 별다를 소득 없이 끝났다.
민주당은 민생현안과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구체적인 의제를 제시했으나 대통령실이 검토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은 사전에 의제 조율이나 합의 없이 두 사람이 만나 자유롭게 국정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인해 일각에선 윤대통령 집권 후 첫번째 열리는 영수회담이 물 건너가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제를)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자 영수회담은 급물살을 탔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께 3차 실무회동을 열고 10여분간 협의를 거쳐 영수회담 일정과 방식 등 사전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