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운동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축은 공정무역마을운동이다.

첫 번째로 인증의 시대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풀뿌리 운동과 공정무역운동이 결합한 커뮤니티 운동이면서 지방정부와 시민사회의 협치운동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민관 거버넌스운동으로 평가받는 공정무역마을운동은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신모델이다.

왜 공정무역 인증 중심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으로 이동하고 있을까?

공정무역이 인증 중심으로 가다 보니 지나치게 비즈니스로 경도되었다. 특히 FLO 마크로 대변되는 인증 시스템은 저개발국가의 소농들에게는 막대한 부담을 주고, 대기업들에게는 이미지 세탁의 기회로 활용되면서 많은 문제를 노정하고 수많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기준을 낮추고 무분별하게 공정무역 마크를 남발하면서 진정성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기업들의 페어워싱으로 공정무역이 포섭되고 희석됨으로 공정무역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의식이 약화되었다. 

공정무역이 인증의 시대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11일 열린 ‘2019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 페스티벌’/사진=한국공정무역협의회

진정성 있는 공정무역운동을 하는 세력들은 이런 인증 중심의 방식을 벗어나 운동의 초점을 마을운동으로 이동시켰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왜 이렇게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공정무역마을운동은 공동체를 변화시켜 개인을 변화시키는 운동이다.

“가장 효과적인 캠페인은 개개인의 행동 변화를 개인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무역도시와 같은 집합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세계적 차원의 변화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지역적이고 일상적 차원에서 실천하는 마을운동에서 가능하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세계 시민 의식을 함양하고 연대의식을 강화하며, 잠재적 참여자와 활동가로 구성된 인적자원을 발굴하여 지역사회 내 리더십을 형성하는 운동이다.

공정무역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두 번째 사건은 로컬 페어트레이드의 등장이다. 유럽의 소농과 남반구 소농이 연결되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로컬푸드와 페어트레이드의 만남이다. 이것은 북반구의 소농과 남반구의 소농이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고, 공정무역 상품의 확대라는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캐슈넛이라는 남반구의 견과류와 파주의 농민들이 지은 장단콩을 결합해 캐슈두유라는 로컬페어트레이드 상품을 선보였다. 

2019년 세계공정무역의 날 행사에는 이런 흐름이 더욱 선명하게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공정무역 마을운동이 마을과 도시, 기업과 커뮤니티로 확산되는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와 함께 공식적으로 공정무역 실천기업을 추진하는 기업이 등장한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공정무역실천기업이 될 것을 추진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임영신 위원(네셔널 코디네이터)은 공정무역 마을운동 확산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2019년 5월 현재, 세계 30여 개 국, 2,117개 도시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는 2017년 인천시와 2018년 서울시, 화성시 등이 공식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 경기도는 민관 협업으로 15개 도시에서 공정무역 운동 및 인식확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기념해 성동구, 인천 계양구, 신용보증기금 등이 새롭게 공정무역마을로 참여하는 것은 기존 대도시 및 광역 중심의 공정무역 운동이 마을과 커뮤니티로 확산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2019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 페스티벌’에서 국내 기업?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공정무역 실천기업’ 추진을 선언했다./사진=신용보증기금

향후에도 공정무역운동에서 이런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더 이상 인증 중심의 비즈니스로 경도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경기도 15개에서 진행되는 공정무역협의체 조직과 인식 확산 사업은 지역사회와 견고하게 결합되고 있다. 공정무역운동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며 시민사회의 지평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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