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세대별 맞춤형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세대 간 마음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 가며 마을을 발전시켜 왔다.

2020년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선정된 서울 성동구 텐즈힐 1단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텐즈힐 이모(異母)들’이 머리를 맞대고 보육 문제 해결에 나섰다.

텐즈힐 꿈나무 센터 홍보 현수막
텐즈힐 꿈나무 센터 홍보 현수막

2015년 4월 입주를 시작한 텐즈힐 1단지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공동체 모임을 만들어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17년 서울시‘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우수사례 대상을 차지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2019년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에서 최우수단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근 고등학교·사회복지관 등과 연계해 주민참여를 통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한 점이 큰 점수를 받았다.

어린이부터 부모, 노인까지 삼대가 배우고, 가르치며 세대 간 소통과 화합으로 이해하며 갈등을 해소하는 공동체 사업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경로당 할머니들이 명절을 맞이하여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한복 입는 법이나 세배 예절을 가르치는 ‘효사랑 큰잔치’를 운영했다. ‘마을학교’에서는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하여 신선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쳐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들은 취미나 살림 노하우 등을 전해주는 ‘재능다방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너도나도 축제, 핼러윈․크리스마스 축제 등 다양한 행사로 주민 모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선물했다. 축제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하여 사랑과 정을 나눈다. 잠자는 생필품 나눔, 아이스팩을 수집해서 전통시장으로 보내는 재사용에도 앞장섰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나누고 배려하는 따뜻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과거에는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였는지 알 정도로 이웃이 친했다. 이웃의 희로애락을 마을 주민이 함께 공유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텐즈힐 1단지 주민들은 마을 안에서 세대가 함께 배우고, 즐기며 세대 간 벽을 허물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고자 주민들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진정한 돌봄의 따뜻함이 주민들의 삶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텐즈힐 꿈나무 센터 돌봄교실의 한 모습
텐즈힐 꿈나무 센터 돌봄교실의 한 모습

입주자대표회의 신은정 총무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하게 모임을 소개해 주세요.

▶텐즈힐 이모들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다를'異(이)' 어머니'母(모)'로 텐즈힐 내에 있는 모든 아이의 또 다른 엄마가 되어 주겠다는 취지로 모이게 됐습니다. 회원 대부분이 자녀를 다 키운 40~50대 경력단절 여성으로 아이들을 너무나 좋아하는 이모들입니다.

Q.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요?

▶아파트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어서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이 많고 재개발 아파트로 어르신 세대도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고민하는 아이들 방과 후 돌봄 문제와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에서 실버교실을 운영해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생활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올 한해 진행한 활동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으로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최소 인원으로 돌봄 교실을 운영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졌을 때는 단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요리교실, 보드게임 교실, 체육교실, 만들기 교실, 척척박사 꿀벌교실 등을 열었습니다.

더불어 ‘텐즈힐 이모들’도 아이들을 돌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회적경제 조직인 재미누리협동조합에서 ‘마을 돌봄 활동가’ 및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한 역량 강화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만들기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이 직접 잠자리 모형을 만들었다.
만들기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이 직접 잠자리 모형을 만들었다.

Q. 같이살림 프로젝트 참여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여러 가지 여건상 시작은 미약했지만, 텐즈힐 이모들이 단절된 사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들과 엄마들은 공동체의 삶과 이웃의 따뜻한 정을 배우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기쁘게 참여하고,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됩니다.

Q. 같이살림 프로젝트 참여 소감과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학교 돌봄 교실에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텐즈힐 꿈나무 돌봄에서 채워줄 수 있었고,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좋아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교실을 계획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운영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2021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병행해 진행하고 싶습니다.

텐즈힐 꿈나무 센터에서는 전문가 양성 과정을 마친 주민들이 돌봄 교사로 활동했다.
텐즈힐 꿈나무 센터에서는 전문가 양성 과정을 마친 주민들이 돌봄 교사로 활동했다.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는 텐즈힐 1단지는 아이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고, 또래 친구를 만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필요했다. 공동보육 시스템을 구축하여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방과 후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학교 및 학원 픽업(pick up)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교육 및 등․하원 지도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내 사회적경제 기업과 연계한 새로운 교육 컨텐츠 개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3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3대 배움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만나는 주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주민들이 함께 기획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공동체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창출해 나간다. 어린이, 부모, 노인까지 삼대가 배움으로 이어지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 향기 물씬 나는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말처럼 주민들이 함께 소통과 화합으로 꿈이 현실이 되는 텐즈힐 1단지의 미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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