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우리 추진단
위례 포레샤인 주민추진단 발대식.

서울의 동남쪽, 뒤로는 남한산을 지고 앞으로는 탄천이 흐르는 안락한 도시 위례에 '위례포레샤인'이 들어선 지 3년째다. 이곳은 2200여 세대가 거주하는 대형 단지로서 다자녀, 노인, 1인가구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로 구성됐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소모임들이 있었지만,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보다 활발한 소통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여 ‘같이 살림 프로젝트’ 주민 모임 '포레우리'가 출범했다.

‘포레우리’는 주민의견을 수렴해 단지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주민이 운영하는 ‘살림터 마을카페’를 만들었다. 연령과 생활방식이 제각각인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한 다채로운 주제로 강좌를 진행하며, 장차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커피시음회 모습
커피시음회 모습.

마을카페 ‘카페포레’는 주민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면서 마을의 정보를 주고받는 위례포레샤인 아파트의 구심점을 지향한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목표했던 정식 개관은 미뤄졌다. 그러나 바리스타 교육과 카페 운영 교육을 마치고,  같은 해 11월 23일부터 약 1주일간 홍보 겸 커피 맛의 감평을 위한 시음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포레우리' 이승진 대표는 이렇게 되기까지 위례 포레샤인 주민들의 열정과 적극적인 지지가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에 입주했을 때에는 생활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했어요. 아이들이 많은 가구부터 입주가 시작되었어요. 그분들이 중심이 되어 작은도서관을 만들었고, 거기서 자원봉사 하는 사람들이 단지에 카페 같은 게 있으면 정보도 교류하고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어요. 아파트 단지를 청소해주시던 분들의 휴게실이 이동하는 기회에 빈 공간을 마을 카페로 리모델링하기로 했어요.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아파트 공동기금으로 지원받았기 때문에 임차인 대표회의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카페 경영 자문은 사회적 기업 희년평화협동조합의 '카페바인'이 해주었습니다. 이곳에서 커피 교육과 장비임대부터 카페 경영 교육까지 도와주신 덕분에 이런 마을카페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시음회 때에 25명의 자원봉사자가 4교대로 참여해줘 행사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시음회에는 다양한 커피와 소량의 간식이 준비됐다. 주민들의 호응은 열광적이었다. 단지 내에 쉴 공간이 생겨서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포레 우리'는 코로나가 좀 가라앉으면 언제든 카페를 개장할 열정과 만반의 채비를 갖추었다. 

한편으로는 아파트 내 다른 공간에서는 마을배움터 활동이 병행됐다. 마을배움터는 요리나 취미, 교양수업 등을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주민구성을 고려해 유아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을 타깃으로 다채로운 강의가 기획됐다. 강좌를 통해 주민들은 생활의 허브로서 마을배움터의 기능을 체감하며, 소외됨 없는 공동체 의식을 몸소 느낄 수 있게 됐다.

1인 가구와 함께 하는 슬기로운 집밥생활 활동 모습
1인 가구와 함께 하는 슬기로운 집밥생활 활동 모습

특히 인기 있었던 활동은 '1인가구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집밥생활'이라는 1인가구 요리 교실이다.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10여명의 사람이 참여했다. 반응이 좋아서 이 모임은 2021년 자체적으로 계속해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수업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노인가구나 도움이 필요한 1인가구에 반찬을 나누는 것이 작은 목표다.

코로나로 지친 주민들의 힐링을 추구하는 원예 테라피 수업에서는 실내용 소형 관엽식물을 심거나 하바리움, 꽃바구니, 크리스마스트리와 같은 실내 작품을 배운다. 하바리움이란 특수처리한 생화를 작은 유리병 등에 담아 그 생기와 아름다움을 오래 볼 수 있게 만든 실내용 원예 소품이다.

아이들을 위한 수업도 다양하다. 2020년 11월부터 '오감발달 유아 놀이교실'이 진행됐다. 5~6세 어린이가 매주 화요일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모여 오감발달 신체놀이는 하는 프로그램이다. 철저한 방역과 알찬 프로그램 구성으로 대기접수인원이 많이 누적될 만큼 인기가 많다.

또한 초등학생의 문화적 교양을 위해 이야기꾼 '전기수'라는 독특한 고전소설수업을 기획했다. 전기수란 조선시대에 소설을 읽어주는 낭독가를 칭하는 말이다. 11월부터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일련의 강의에서는 '봉이 김선달', '전우치', '박문수전', '금방울전'과 같은 고전소설을 통해 옛 조상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한국사 배경지식을 함께 쌓아나간다. 코로나가 심해지는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하고 대면이 가능할 때에는 만나서, 자신의 의견도 나누고 다양한 교양을 쌓아나가는 좋은 교육기회라는 평을 들었다.

‘살림터 마을카페’ 사업의 연장으로써, 카페 경영 관련 강연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1억 연봉에서 카페 사장으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는 데 성공한 강도현 작가를 초대해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라는 주제로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어서 카페허밍의 대표이자 국내 1호 지식경영 바리스타인 조성민 작가를 초빙했다. 자영업과 카페 창업 실전에 관해 이야기하며, 작은 카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고, 어떤 점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이날의 배움이 마을카페의 시음회 서비스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코로나 취약층인 노령가구 대상 수업을 제외한 다양한 수업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승진 대표는 "참여율이 매우 높아 단지 입주자들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에 강의를 공지하면 5분이 안 되어 마감됐다"며 "더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확대를 못해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마을카페를 위한 커피 수업
마을카페를 위한 커피 수업.

마을 배움터의 누적참여자는 200~300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성과가 열성 넘치는 주민들의 희생 덕분이라며 말을 이었다. 

"마을카페와 마을배움터를 병행하는데다, 다들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다 보니 많이 바빴어요. 주중에는 각자 생업이 있으니, 주말마다 밤늦은 시간에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할지, 누구를 뽑을지, 카페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등을 논의했죠. 결과적으로는 잘 진행됐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추진단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오직 단지의 발전만을 위해 봉사해 정말 노고가 많았어요."

'포레 우리'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여타 단지는 공동주택 같이살림 3단계에서 사회적기업 설립을 고려하지만, 이곳은 속도를 내어 가능하다면 2단계에서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합법적인 공간 사용의 문제를 포함해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1단계에서 보듯 단지의 일을 자신의 일보다 우선시하여 오랜 시간 봉사한 사람들에게 창업의 성취감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마을배움터의 활동 모습
마을배움터의 활동 모습.

공동주택 같이살림이 계속 잘 추진된다면, 단지 내 평생교육 분야에 더 투자할 예정이다. 고령자가 500가구 가량 되는데, 건강 취약계층을 위한 쉼터나 운동 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된다면 복지수준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요리 수업에서 배운 반찬을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나누는 것처럼, 하나의 기회가 다시 다른 주민들의 생활 편의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위례 포레샤인’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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