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사회적경제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이 하락했고, 폐업을 고려하는 기업도 생겼다. 하지만 사회적경제는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용조정제로 선언’을 했고, 고용조정연대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했다. 어쩔수 없이 마주한 위기를 사회적경제기업은 ‘협동과 연대’ 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다. <이로운넷>이 사회적경제기업 중 여행·관광, 문화·예술, 교육, 돌봄, 제조, 후원·기부, 크라우드펀딩 분야의 2020년 상황과 2021년 운영 전략을 들어봤다.

- 시작이 좋았던 2020년 1월

2020년 1월은 13억이라는 창업 이래 최고의 거래액을 달성한 한 달이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여행은 2015년 공정여행 대중화를 미션으로 베트남 가치여행 단독여행 전문 베트남스토리라는 첫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4년 만에 40여 국가 여행 가능한 글로벌 여행사 세상에없는여행으로 확장했습니다. 그 사이 장관상도 수상하고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인증도 받았습니다. 2019년은 공정무역, 출판, 친환경 비즈니스까지 사업 영역을 조금씩 확장하며 세상에없는여행 시즌2를 준비했습니다.

-변수 그 이상의 코로나

2020년 2월에 만난 코로나는 메르스, 사스 때처럼 몇 달 정도는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5년간 직원들이 정말 고생 많았기에 코로나 초반에는 한숨 돌리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6,7월 시점에서 코로나는 더 강력한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여행업계 회복은 빨라도 내년 여름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폭망’의 느낌

다행히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텨왔지만 그럼에도 매달 4천만원 이상 적자가 누적됐습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회사 자본금도 바닥이 나고 더 이상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 왔습니다. 보험, 적금 그리고 자동차, 아파트까지 팔아서 아직은 고용조정 없이 생존 중입니다. 주변 상당수 여행사는 대규모 고용조정을 하고 휴업 후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해서 1년 후 코로나 회복되면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창업을 결심할 때 생각한 ‘개념회사’는 직원들의 희생으로 존재하는 희사가 아니었기에 힘든 고통의 시간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냥 지금 이대로는 ‘폭망’의 느낌이었습니다.

-변화를 넘은 변신

내년 서울에 벚꽃이 필 때 반등하자는 목표로 회사는 여름부터 지금까지 변신 중입니다. 여행업은 당장 수요가 없기 때문에 최소 인원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인바운드 여행(외국인의 한국여행)과 내국인의 국내외 단독여행, 가치여행, 희소지 여행 중심으로 개편 중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인원은 작년부터 소소하게 운영해온 공정무역, 친환경 비즈니스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기존 법인명 세상에없는여행은 여행업 브랜드로 남겨두고 ㈜세상에없는세상으로 새롭게 변신 중입니다.

- ‘필환경’ 우리의 도전

친환경 비즈니스의 애초 시작은 2년 전부터 제작 보급한 다양한 아이템의 여행기념품을 회사 정체성에 맞게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자는 작은 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분야 사업 준비를 할수록 코로나로 1회용품 사용이 폭증하고 그에 따른 환경 위기가 놀라울 정도로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여행 제품을 제작해서 판매하자는 단편적 접근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접근은 친환경 3트랙입니다.

세상에없는세상이 운영하는 친환경 편집숍 '자연상점'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스타터 키트. /출처=세상에없는세상
세상에없는세상이 운영하는 친환경 편집숍 '자연상점'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스타터 키트. /출처=세상에없는세상

-자연상점, project 1907, 온리에코

1트랙은 친환경 제품 소비습관을 돕고 ‘레스 웨이스트’를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편집숍 ‘자연상점’을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오픈하고 12월에는 서울혁신파크에 오프라인으로 오픈했습니다. 2트랙은 이미 사용되어진 폐자원을 업사이클해서 환경에 기여하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project 1907’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100% 국내산 폐플라스틱만으로 100% 리사이클 원단을 한국중부발전의 투자로 성공적으로 개발하였고 1월에는 리사이클 원단으로 제작한 기능성 백팩, 숄더백, 쇼퍼백이 출시됩니다. 3트랙은 하나은행과 열매나눔재단 지원으로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 분해되는 생활용품을 베트남 천연 원료를 활용해서 개발하는 온리에코 브랜드입니다.

-그래도 희망만이 살길

2019년 한 해 동안 전문가를 모시고 6번에 걸친 워크숍을 진행하며 친환경을 회사의 핵심가치로 설정하고 다양한 체질개선을 해왔습니다. 친환경 여행을 기획하고 여행 예약 1팀마다 산림 황폐화 지역에 나무 1그루씩 심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왔습니다. 그러다 이번 코로나 덕분에 혹은 때문에 저희는 체질개선을 넘어 변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친환경 3트렉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듭니다. 사내 인큐베이팅 통해 내년에는 저희 직원들이 각자 1트랙씩 독립해서 또 다른 사회적기업이 돼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 산업, 생태계 변화 고려한 준비 필요

위드 코로나를 대비한 여행업계 고민이 깊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언택트 여행, 장기적으로 기술기반 여행으로 변화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입니다. 여행 형태로는 기존 모객 중심 여행은 최소화 될 것이고 위생과 안전을 고려한 단독여행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붐비는 유명 명소 보다는 소도시, 로컬 중심 여행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들은 결국 여행 산업 생태계 변화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위해 어떻게 존재해야 할지 근본부터 고민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건승하세요.

 

김정식 세상에없는세상 대표.
김정식 세상에없는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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