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사회적경제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이 하락했고, 폐업을 고려하는 기업도 생겼다. 하지만 사회적경제는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용조정제로 선언’을 했고, 고용조정연대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했다. 어쩔수 없이 마주한 위기를 사회적경제기업은 ‘협동과 연대’ 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다. <이로운넷>이 사회적경제기업 중 여행·관광, 문화·예술, 교육, 돌봄, 제조, 후원·기부, 크라우드펀딩 분야의 2020년 상황과 2021년 운영 전략을 들어봤다.

2020년을 맞이하는 제야의 종이 울릴 때만 해도 이런 ‘시련’의 한 해로 기억하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심지어 코로나19 종식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자던 목소리가 ‘With 코로나’ 시대를 살아낼 지혜를 모으자는 목소리로 바뀌고 있다. 당분간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일상을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을 나눔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하기 위한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인상 깊었던 3가지 장면을 이야기한다.

#장면1. 코로나19가 바꾼 비영리단체의 모금과 지원사업 풍경

코로나19가 역대급 사회적 재앙이듯, 모금 또한 이제까지의 긴급구호 모금 중 역대급이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긴급모금 중 최고액인 1000억을 넘게 모금했고, 전국재해구호협회의 모금액도 900억이 넘어 단체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모금이 시작된 방식이 화제를 모은 사례도 있었다. 아름다운재단은 배우 이시영의 제안으로 코로나19 긴급모금을 시작했는데, 이웃의 어려움에 공감한 시민의 제안이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기존의 긴급모금과는 차별성을 보였다.

이러한 제안은 방송인 김나영, 송은이, 배우 김무열 등 스타들의 릴레이 기부와 돌잔치 비용 기부, 이모티콘 수익금 기부 등 다양한 방식의 시민 참여로 이어졌다. 특히 방송인 김나영은 지난해 2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본인의 유튜브 채널 광고 수익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은 한부모 여성 자영업자의 긴급생계비를 위해 추가 기부하는 등 각계각층의 코로나19 기부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는 비영리단체의 모금뿐 아니라, 지원사업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여러 비영리단체가 기존 방식대로의 긴급지원의 한계를 줄이고자 행정 단계를 줄이고, 선지원을 하는 등 진일보된 사업을 펼쳤다. 또한 긴급구호하면 식품이나 담요 등 물품 지원을 우선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많은 비영리단체가 물품뿐 아니라 현금성 지원을 병행하며 사회 취약계층 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양각색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비영리계의 움직임은 정부가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을 집행할 때 긴급구호에 대한 의식 및 지원 항목,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사회 공론장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또한 장기적인 재난 상황에서의 비영리단체의 역할과 추가적인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새로이 안기기도 했다.

#장면2. 배우 이시언의 100만원 기부 논란… 기부에 대한 인식 변화

코로나19가 만든 해프닝 중 하나는 ‘배우 이시언의 100만원 기부 논란’이었다. 배우 이시언씨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연예인치고 너무 적은 금액이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는 ‘기부액이 커야 가치가 있다’는, 기부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함을 드러낸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오히려 액수에 상관없이 모든 나눔은 소중하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많은 시민이 배우 이시언의 나눔을 응원하며, 이 씨의 나눔을 계기로 본인도 기부를 시작했다는 반응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나눔을 접하게 하는 것 자체가 기부문화에 대한 큰 기여다.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마스크를 사서 경찰서에 기부한 초등학생들의 사연, 폐지 줍는 84살 노인의 기부 등 따뜻한 나눔 소식이 다른 시민들의 나눔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작더라도 나누고자 하는 것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실천이라는 공감대가 쌓여 성숙한 기부문화 조성에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장면3.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을 위한 노력

코로나19 대응의 와중에서도 일련의 사건들로 촉발된 비영리단체 투명성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해당 단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시시비비는 가려지겠고, 가려져야 하지만 우리는 ‘기부 불신’이라는 단어는 매우 조심스럽게 언급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 이웃 가장 가까이에서 헌신하는 비영리단체가 있고,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비영리단체의 부정이나 실수를 전부인 양 일반화하는 건 매우 위험하며, 자칫하면 시민들의 기부 의욕을 꺾을 위험도 있다.

비영리기관은 이러한 인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스스로 점검하며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여야 한다. 투명성이 ‘숫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떤 방식과 콘텐츠로 소통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있어야 한다.

사진=아름다운재단
사진=아름다운재단

그럼에도 나눔은 계속된다

코로나19로 시작한 한 해는 코로나19로 마무리됐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는 건 우리 몫이다. 모금은 숫자가 아니라 그 과정이 응원과 연대임을 보여줬듯이, 장밋빛 전망은 어려워도 십시일반 나눔의 미학을 되새길 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8살 아들에게 유치원 졸업식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없었던 한 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엄마는 희망을 보았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처럼, 2021년에도 그러한 얼굴 없는 나눔들이 모여,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기 돼주기를 바란다.

김아란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김아란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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