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놀루와‘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놀루와
‘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놀루와‘나는 마을로 출근한다’ 책 표지 이미지./출처=놀루와

코로나19로 해외 출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여행 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로 눈을 돌리는 여행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각 지역의 숨은 매력을 재발견하면서 여행자와 주민 모두 만족할 만한 모델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현지의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지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정여행’의 방식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신간 ‘나는 마을로 출근한다’는 마을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공정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경남 하동에서 주민들과 협동조합을 설립해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를 운영 중인 조문환 대표다. 하동군 악양면장을 끝으로 28년간 공직에 종사한 조 대표는 지방 소멸위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여행사를 창업했다.

이번 책에서는 놀루와를 통해 조 대표가 경험한 일과 생각을 풀어놓았다. 2018년 설립된 협동조합은 현재 도시청년 3명, 중년 1명 등을 채용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간 ‘마을학교’ ‘슬로시티’ ‘귀농’ 자서전 교실‘ ’마을호텔‘ 등 마을 활성화 프로그램과 ‘골목길 여행’, ‘섬진강 달마중’ ‘차마실’ ‘야반도주’ 등 독특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먼저 1부 ‘여행을 블랜딩하라’에서는 놀루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저자는 고령층‧장애인 등도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트레블 헬퍼’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고 소개한다. 조 대표는 “장애인들과의 시간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는 시선을 버렸다. 작가의 문학강의를 듣게 하고 시도 낭독해 주었다. 물론 그들도 시를 낭독했다. 이 일에 그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2부 ‘아무 일 하지 않으면 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다’에서는 협동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일들을 모았다. 조 대표는 “일단 시작을 하면 만날 수 있는 복병이 만만찮다. 조직, 협업, 수익, 프로그램, 사무실, 경비, 이런 것들은 어쩌면 드러난 것들이다.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더 어렵다. 암초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 부딪히면 치명적이다”라고 이야기한다.

3부 ‘마을주의자’는 지역사회와 마을을 향한 조 대표의 생각과 비전을 담았다. 그는 “나는 마을주민을 찾고, 마을시민을 찾는다. 마을시민은 사회적 자본이요 인적 자본으로서 마을 속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해내는 깨어 있는 마을 사람이다. 모두가 마을주의자로, 모두가 마을시민으로 살 수는 없다. 누군가는 마을주의자로, 마을시민으로, 마을주민으로 살아가면 된다. 역할이 다를 뿐이다. 나는 마을주의자를 자처했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마을을 존속하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건강한 공동체’에 달려있음을 깨닫게 된다. 단기간 엄청난 이익을 얻는 지역 발전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함을 이어갈 수 있는 구성원간의 연대와 이에 맞는 맞춤형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놀루와의 활동을 통해 현재 전국적으로 가팔라지는 지역소멸 위기의 해법이 무엇인지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마을로 출근한다=조문환 지음. 놀루와 펴냄. 254쪽/ 1만6천원.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