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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쿱 협동조합(이사장 장현숙, 이하 그린쿱)은 지난 2019년 2월 주식회사 월간가드닝에서 조직변경을 통해 설립했다. 주식회사로 출발한 지 2년 만에 일이었다. 앞서 잡지 <월간가드닝>은 2013년 한국조경신문에서 창간, 2017년에 주식회사 형태로 분사했다. 그린쿱은 ‘건강한 정원 생활 공동체’를 슬로건으로 잡지 발행 및 정원용품 판매, 국내외 정원 여행 상품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영리법인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한 사례는 6월 말 기준 77개다. 서울 시내 존재하는 약 4000개의 협동조합 중 조직변경은 흔하지 않은 사례다. 뿐만 아니라 영리법인과 협동조합은 규정하는 법체계가 달라 조직변경 자체도 쉽지 않다. 그린쿱은 어떤 이유에서 협동조합으로 변신을 택했을까? 정대헌 전무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을 변경한 그린쿱협동조합 로고 이미지.

Q. 회사 운영 2년 만에 협동조합으로 변신한 이유는?

▶첫 번째는 종이 매체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잡지를 구매하거나 구독하는 신규 독자의 유입이 줄었고, 기존 소비자도 구독을 해지하는 일이 늘어났다. 이에 구독자를 조합원으로 하고, 조합원에게 잡지 정기 구독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 포지션의 문제였다. <월간가드닝>은 정원 관련 시장을 선도하지만 잡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가령 한쪽에는 정원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가 있고, 다른 쪽에는 판매하고 싶은 생산자가 있지만,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그런 소비자도 알고 생산자도 알고 있으니, 좀 더 수월한 연결을 위해서 잡지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포지션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Q. 현재 그린쿱 조합원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조합원은 7월 17일 기준 599명이다. 소비자, 생산자,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이 중 90% 이상이 소비자다. 상근 임직원은 임원 2명, 직원 4명으로 총 6명이다.

Q. 매체 독자수는 줄고 있는데, 조합원으로 참여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궁금하다.

▶대부분이 정원 생활자다. 직접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도 있고, 정원 관련 용품을 생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원을 안내하거나 해설하는 자원봉사자나 직접 정원을 가꾸지는 못해도 공공정원 등의 후원자들이 그린쿱을 이용한다. 이들이 조합원으로서 <월간가드닝>을 정기 구독하고, 할인 혜택 등 여러 가지 관련 정보를 그린쿱에서 얻는다.

Q. 조직변경 과정 중에 어려운 일은 없었는지?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 사례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모든 일을 직접 해결해야 했다. 법원에서 조직변경 등기를 받으려고 해도 법무사를 통해야 하는데, 법무사들도 생소한 일이라 계속 거절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서 상법상 주식회사가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 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설득한 후에야 법무사를 구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일이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이 생소한 터라 행정 업무가 더디게 진행됐다. 센터의 도움을 받아 다행이었지만, 법원이나 구청 등 일선에 조직변경과 관련한 행정 매뉴얼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그린쿱 협동조합은 국내외 정원 여행 사업을 진행한다./사진제공=그린쿱협동조합

Q. 정원여행 사업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나?

▶ 코로나로 차질이 있다. 그러나 여행 사업은 전체 매출에 2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그만큼만 어려울 뿐이다. 오히려 코로나로 ‘언택트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정원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 상황이다.

Q. 언택트 사회와 정원이 선뜻 연결되지 않는데?

▶일단 정원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 정원은 단위 면적 당 사람 수가 적은 공간이라 요즘 같은 시기에 각광 받고 있다. 또한 정원을 가꾸는 것도 코로나 시기의 여가와 힐링으로 인식되면서 정원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 정원 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다.

Q. 앞으로 그린쿱의 목표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연결하려고 한다. 조합원들이 소비자와 생산자로 구성됐으니, 각자가 필요로 하지만 그동안 몰랐던 정보를 연결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원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원사업에 대한 플랫폼 구축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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