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빠띠 제공
민주주의,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빠띠 제공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시민 2천 명,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다"

12·3 내란 사태 이후, 민주주의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시민 광장 빠띠에서 2천 명의 시민이 민주주의를 지킬 방법을 논의했다.

빠띠는 시민들이 사회적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플랫폼으로, 이번 월간이슈를 통해 서부지법 폭동 처벌, 극우 유튜버의 수익 창출 제한, 언론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2천 명의 시민이 4개의 투표에 참여하고, 8개의 토론을 나누며, 4개의 팩트체크 활동을 진행했다. 빠띠는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았다.

시민들의 투표 결과, 민주주의를 지킬 방법은?

시민들이 참여한 주요 투표 결과를 보면, 민주주의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서부지법 폭동,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330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81%가 ‘소요죄를 적용해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수사 후 훈방조치해야 한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이는 시민들이 폭동과 같은 물리적 폭력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극우 유튜버의 수익 창출을 중단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336명이 참여했으며, 59%가 ‘수익 창출 외에도 다른 제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당한 활동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6%에 그쳤다. 이는 시민들이 극우 성향의 허위정보 확산이 단순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 세력의 주장을 언론이 보도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는 135명이 참여했으며, 35%가 ‘검증하면서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30%는 ‘보도하면 내란 세력의 스피커가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함을 시사하며, 언론 보도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디지털 시민광장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빠띠 제공
디지털 시민광장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빠띠 제공

설날 밥상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대화

빠띠는 투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동안 ‘설날 밥상 특파원의 우리 집 정치 이야기’라는 시민 대화 모임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30명의 시민이 참여해 탄핵 정국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나누었다.

한 참여자는 "서부지법 폭동에 10대 청소년들도 참여했는데,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행동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독일에는 기본권 제한법이 있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기본권이 제한된다. 우리도 이러한 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시민 대화는 특정 주제를 놓고 서로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를 제공하며,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제도적 개선 방향까지 논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빠띠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팩트체크와 토론 활동에 참여하며, 허위정보와 잘못된 주장에 대한 분석을 이어갔다.

조선희 저널리즘 연구자는 '부정선거 개소리 시대에 따옴표 저널리즘이 불가능한 이유'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언론이 무분별한 인용 보도를 통해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는 문제를 지적했다.

독립활동가 수호는 "신분증 제시와 얼굴 공개가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서의 법적 의무인가?"라는 질문을 팩트체크하며, 이는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이처럼 시민들은 허위정보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시민들의 팩트체크./빠띠 제공
시민들의 팩트체크./빠띠 제공

빠띠 권오현 대표는 "많은 시민들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무너질까 염려한다"며, "이제는 주말의 광장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도 대화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빠띠 월간이슈’는 특정 사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시민 활동 프로젝트로, 현재 산양 보호, 공론장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후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향후에도 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이슈를 선정해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들은 빠띠를 통해 언제든지 투표·토론·팩트체크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진행 중인 월간 이슈는 빠띠 시민대화 ‘질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논의가 빠띠를 통해 더욱 확산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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