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김건희 특검으로 수사하라, 국민의힘도 공범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 윤 대통령 규탄한다!"
포근한 기온이 이어지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가 윤석열 대통령 규탄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3주 연속으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제 3차 국민 행동의 날' 장외집회는 이날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4당이 함께 참여해 힘을 실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기에 현장은 정부와 사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반하는 판결"이었다며 "윤석열 정치 검찰이 왜곡하고 날조한 기소 내용과 거기에 의존한 이번 판결은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골프 라운딩 거짓말 논란을 일으킨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안 대변인은 "다시 촛불이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이라고 힐난하며 집회를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검찰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왜곡하고 증거를 조작하며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법과 감정을 무시하고 상식을 벗어난 정치 판결"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을 꺾으려는 정권의 시도는 국민의 힘으로 좌절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단결된 대응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스스로 떳떳하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며, "김건희 특검은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대통령이 특검법 거부권을 또다시 행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는 헌법 정신에 반하는 행위이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국정조사하고 특검해서 처벌하게 만들겠다"며 "윤석열 장님무사의 잘못된 국정농단을 우리가 낱낱이 밝혀 처벌하자"고 했다.
서 의원은 "윤석열 김건희의 정치자금법 위반 죄, 여론을 조작한 여론 조작의 죄 모두 낱낱이 물어내겠다"며 "김 여사가 명태균 씨에게 코바나컨텐츠 이름이 적힌 봉투 500만원짜리를 두개 줬다고 하니 불법금품기부죄에 해당해, 이와 관련해서도 최소 15배를 물려 벌금도, 처벌도 해보자"고 했다.

야당 대표들도 연단에 올라 연대 의사를 밝히며 윤석열 정권 규탄을 외쳤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국민이 잠시 위임한 권력을 자신의 범죄 혐의를 감추고 배우자의 범죄 의혹을 덮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국정과 총선에 개입해 권력을 휘둘렀다"고 부당함을 주장했다.
조국 대표는 "지난주 집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두 글자가 있다. 내 생각엔 그 두 글자는 바로 파면"이라며 "이제 우리의 정당한 분노의 힘을 모아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석 달도 너무 길다"라는 구호를 시민들과 함께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민주노총 집회서 발생한 경찰과 집회자들의 격투 끝에 연행된 사건을 언급하며 "매년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노동자들의 평화 집회가 정국 전환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려고 했던 저들의 교활하고 교만한 술책을 봤다"고 되짚었다. 한창민 대표는 그날 경찰 진압을 말리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등 물리적 피해를 입은 바 있다. "2만 명이 신고된 집회에 1만 2000여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그 경찰들은 모두 흑색 무장병력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일가는 물론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은 모두 무죄지만 가장 유력한 야당 정치인에게 사법 살인을 시도했다"고 질타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발언대에 올랐다. 용혜인 대표는 명태균 씨와 관련된 공천개입 의혹과 윤 대통령의 해명을 열거하며 "이 정권은 거짓으로 점철돼 있다. 집권 이례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 단 한 번도 진실되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불량상품을 팔았으면 책임지고 A/S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양심없이 속여서 상품을 파는 회사는 망해야 마땅하다"고 강하게 일침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국민을 내팽개친 자를 대통령직에서 파면시킬 수 있는 힘도 우리 국민에게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나는 결코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

앞서 이날 민주당 집회 마지막 연사로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며 힘차게 발언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가 화면에 비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외치던 참가자들은 이 대표의 인사에 환호성을 지르고 반겼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이 무엇이냐. 국민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며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 만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 아닌 것 같다"며 "어느순간 부터 이 나라의 주인이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하며 참가자들의 동의를 구했다. 참가자들은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그에 응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국민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 자리를 당당하게 되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이어 "주인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동지"라며 "부족함이 있어도 비록 불만이 있어도 그 작은 차이를 넘어서 더 큰 적을 향해 함께 손잡고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04년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그때 정치는 기득권자에게 목매서 공천을 위해 충성 서약하고, 엄청난 돈을 써서 당선되면 도둑놈의 길을 가고, 떨어지면 알거지가 되는 시대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 암울한 시대를 아무나, 국민, 당원의 지지를 받으면 출마할 수 있고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열어준 길을 제가 따라왔다. 그 순간부터 저는 개인 이재명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들의 충실한 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여지길 바랐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공정한 세상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왔다"며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결연히 외쳤다. 더불어 "나라의 민주공화정의 위기가 찾아왔다"며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펄펄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고 뜨겁게 호소했다.
나아가 "그들이 행사하는 모든 권력이, 그들이 누리는 그 명예와 화려함도 결국 우리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즐겁게 황제골프 치면서 즐기는 그 돈조차도 우리가 새벽 일찍 일찍 마을버스 타고 나가서 피,땀 흘려 번 돈이란 사실을, 그리고 국민을 배신한 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고 강렬하게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이날 경찰에 신고된 인원은 민주당 2만 명, 조국혁신당 2000명, 진보당 1000명, 촛불행동 3000명 등 총 2만 6000명이다. 참가자들은 광화문부터 경복궁역 3-1번 출구까지 약 500m 거리를 가득 메우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