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명태균 씨가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개 여론조사가 대선 당일까지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논의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수뢰 후 부정처사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 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씨는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회의도 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도한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 PDF 파일의 문서정보값을 보면 파일이 최초로 만들어진 '만든 날짜'는 3월 8일 오후 6시 20분"으로, 이는 "미래한국연구소의 강혜경 씨가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최초로 만든 시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전했다.
신용한 씨는 'MBC' 취재진과 만나 "대선 기간 전략조정회의와 일일상황점검회의에 참석했었다며,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쏟아진 명 씨 관련 보도를 접하고는 당시 사용했던 외장하드를 뒤져보다 문제의 파일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며,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49.9%로 나타났고, 당선 가능성 역시 52.0%로 이재명 후보(40.3%)보다 높게 평가된 결과를 담고 있다. 그간 명태균 씨의 음성으로만 추측됐던 의혹의 증거가 나타난 것이다.
28일 '뉴스타파'는 또 당시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보다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사실을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명태균 씨는 조사 전화 자체를 걸지 않고서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내는 수법을 썼고, 해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홍준표 후보에 3%p 앞서게 하는 등 윤 후보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조사 결괏값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확인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은 2021년 9월,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한창이던 시점에 저질러진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실이 명 씨와의 접촉 사실을 인정한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라고 전했다.
또한 "실제 ARS 자동응답 전화에 응답을 마친 사람은 1038명에 불과한데도 '유령 응답자 365명'을 임의로 추가해 마치 '1403명'이 응답한 것으로 응답자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며 "명백한 여론조사 조작 행위"라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태균을 만난 적 없다', '미공표 여론조사를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관계를 적극 부인한 대통령실의 해명이 국민을 기망하고, 국기문란한 과거를 덮기 위한 거짓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공천현금-대가성 여론조사가 사실이라면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범죄행위"라며 "뇌물죄 중에서도 죄질이 가장 나쁜 수뢰 후 부정처사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참고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뢰액이 1억원을 넘기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물도록 돼있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김영선 공천뇌물로 의심되는 미공표 여론조사는 대선 당일 윤석열 캠프 전략 상황회의 회의자료로도 쓰였고, 캠프 핵심 참모진들의 전략회의로 쓰였다"며 "당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진행한 전략상황회의의 멤버로는 윤재옥, 이철규, 김오진, 박민신, 이상휘, 김은혜 등 여권 내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총망라 돼있다.
당시 당무와 선거를 총광하는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한기호 의원"이라고 열거하며 "모두 여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분들.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검찰과 공수처는 윤석열 대선 캠프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혐의를 신속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과정의 불법을 국민들께 사죄하고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은정 의원은 끝으로 "이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을 제 손으로 도려내야 살 수 있다.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기망·국기문란 불법 대선 비리 의혹 규명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