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 분야를 주제로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이 시작됐다.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선 김건희 여사를 둘러 싼 의혹과 의료개혁, 문재인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등을 두고 민주당과 한덕수 총리의 격론이 벌어졌다.
◆ 박지원 "옛날엔 좋은 한덕수 지금은 나쁜 한덕수"...김건희 공천개입·文 검찰 수사 타박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김건희 여사 앞에만 서면 여당, 검찰, 권익위, 방통위, 감사원 왜 작아지냐"며 "대통령께서 여사만 싸고돌고 있기 때문 아니냐"고 날카롭게 질문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가 누구냐. 국민들은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완전히 가짜 뉴스, 선동"이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김대중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박지원 의원은 한덕수 총리를 향해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느냐"며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다그쳤다.
박 의원은 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불러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김 여사가 중대한 선거개입을 한 거고, 국정개입을 한 거다. 이 자체가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하는 데 수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의 의혹 제기만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장인(문 전 대통령)이 사위가 놀고 있으니 생활비를 주다 사위가 취직하니 생활비를 안줬는데 이게 뇌물인가"라며 "이렇게 하면 디올백 300만원 짜리도 최재영 목사가 안 사줬으면 윤 대통령이 사주니까 윤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와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교하며 "십몇만원 카드 썼다고 기소했다면 300만원 디올백 받았으면 기소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물가, 은행 금리, 의료 대란은 못 잡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때려잡는 데만 금메달 따서 되겠냐"며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 한덕수 "응급실 뺑뺑이 지난 정부 책임도 있어...윤석열 잘하는 중"

이날 박지원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 가는데,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고 누가 살인자인가"라고 물으며 의료대란의 시발점을 물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살인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과거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19년 2월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설 연휴 근무 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별세하는 등 의료계 뺑뺑이는 10년 전부터 발생했다"고 전 정부를 탓했다.
이에 박 의원은 "과거에도 응급실 문제가 있엇지만 이 모양 이 꼴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나서 경제성장률 문제를 두고 질의를 시작했다.
서영교 의원이 "윤 대통령 생각보다 못하지 않냐"라고 묻자 한덕수 총리는 "대통령으로서 훌륭하게 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해 세수 부족이 56조로 올해는 30조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시기에도 문재인 정부가 흑자를 냈는데 윤석열 정부가 경제를 다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대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고, 올해 경제 성장률이 2.5%로 성장한다. 경상수지도 770억달러 흑자를 냈다. 25~29세까지는 역사상 가장 높은 고용률인 72.3%를 보였다"라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은 "현장에서 민생이 고통스럽다는 걸 모두가 느끼고 있는데 왜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도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이 격해졌고, 우원식 의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서 의원은 "나라가 너무 힘들고 국민이 고통스럽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 이렇게까지 무능할 줄 몰랐다"며 "임기 2년 반이 지나 반환점을 돌았는데 민주화 이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걱정하지 않는지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영교 의원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겨냥해 "법원에 나온 내용이다. 김건희 엄마 최은순씨가 주식을 약 2억원어치 판다. 매도주문을 넣었는데 딱 32초 만에 김 여사가 엄마가 판 주식을 산다. 엄마가 팔고 딸이 사고 이런 걸 통정매매라고 한다"며 "주가 조작 범죄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주가조작은 물론 전당대회 개입, 총선 개입까지 했다. 대통령이 가서 공약으로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고 얘기했다"며 "대통령의 관권 선거에 부인이 사적으로 낀 국정농단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정부질문은 내일(10일)은 외교와 통일, 11일은 경제 분야, 12일에는 마지막으로 교육과 사회 분야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추석을 앞두고 이뤄진 만큼 특검법과 의료 공백 사태, 금융투자소득세, 연금 개혁, 고물가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