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자료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자료사진=뉴시스

이로운넷 = 이정석 기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하면 약 15조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환경적·경제적 편익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최근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 캠페인인 RE100의 책임자가 한국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낸 가운데 주목해 볼만 하다.

RE100 캠페인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합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RE100 목표 달성에 있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목표는 2030년까지 21.6%로, 이는 OECD 37개국 중 최저 수준이라는 경고다.

헬렌 클락슨 RE100 최고 책임자는 MBC기자에게 "한국의 재생에너지 목표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대로 가면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RE100 가입 기업들은 전력의 약 9%만을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 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RE100 위기 사례는 곳곳에서 감지된 지 오래다. 유럽의 탄소국경세에도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심성전자의 비용편익 분석 결과./자료제공=그린피스
심성전자의 비용편익 분석 결과./자료제공=그린피스

이런 가운데 그린피스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동아시아 13개 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 시 비용 편익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이 RE100을 달성할 경우 네덜란드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약 25조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제적·환경적 편익

특히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1억 6196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게 되며, 이는 2021년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3배에 해당한다. 또한 삼성전자가 한 해에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15조 7000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와 다른 한국 기업의 편익

SK하이닉스는 2조 3154억 원,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 8842억 원, LG디스플레이는 1조 6689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이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료=그린피스
/자료=그린피스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성

그린피스는 삼성전자가 입주할 예정인 용인 국가산단을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하면 수십조 원의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클러스터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캠페이너는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전력망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기업 역시 RE100 달성을 위한 투자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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