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선관위가 4·15 총선을 앞두고 허경영 대표가 만든 국가혁명배당금당에 무려 8억 4천만원에 달하는 여성추천보조금을 지급했다. 국회의원 한명 없는 당에서 어떻게 선거보조금을 받았을까? 비밀은 정치자금법 26조에 있다.

법에 따르면 전국 지역구 253개에서 30%이상 여성을 공천하면 여성추천보조금을 수령 할 수 있다. 여성추천 기준을 지켜서 보조금 전액을 지급받은 건 2004년 관련 규정이 만들어진 이후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처음이다.

언론은 일제히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난리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허경영에게서 '타다'의 '샴푸향'을 느낄 뿐이다.

이재웅의 타다도 허경영의 여성공천도 법을 어긴 일이 없다. 다만 창조적으로 해석했을 뿐이다. 더욱이 허경영은 유사 이래 누구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진보, 보수를 넘어 어느 당도 하지 못한 일, 여성공천 30% 이상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도대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혁신이 아니라고 부를 이유는 뭔가? 많이 배우고 돈 많은 사람이 하면 혁신이고 허경영이 하면 혁신이 아니란 말인가?

코로마19로 경제위기에 처한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겠다면 이것이 혁신이 아닐까.

얼마 전 국회가 타다를 금지하긴 했지만 여전히 타다를 혁신이라고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타다금지법’을 악법이라고 한다.

나는 사회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잣대가 두 개 여서는 곤란하다.

만약 이재웅의 타다를 혁신이라고 주장했다면 허경영의 여성보조금도 혁신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은가?

물론 나는 이재웅의 타다나 허경영의 여성보조금에 대해 이들의 아이디어가 기발할 순 있어도 혁신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 무엇을 혁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이 될지 모르겠으나 얼마 전 읽은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할까 싶다.

‘자본이 중심이 되지 않는 기업을 운영하고, 전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노사 관계를 유지하며 다르게 기업하기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산골마을에서 1975년부터 1982년까지 7년에 걸쳐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40여년 간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6명의 젊은이들에 관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혁신도 이들 6명의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다. 혁신을 좁게 해석하면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좁은 의미의 혁신은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술혁신이든 사회혁신이든 무언가를 혁신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좀 더 평등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얼마 전 코로나 19에 의해 발생한 위기상황에 대해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고용연대를 선언하고 고용유지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활동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기업이 해고가 아니라 고용을 유지하겠다면 이것이야말로 혁신이 아닐까.

이재웅의 타다나 허경영에겐 이런 냄새가 없다. 오히려 허경영에게서 나는 타다의 샴푸향을 느낄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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