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세계분쟁과 평화속으로 들어오다...'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
음악, 세계분쟁과 평화속으로 들어오다...'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
  • 이로운넷=최범준 인턴 기자
  • 승인 2019.06.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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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일 강원 철원 고석정‧노동당사‧월정리역·소이산에서 개최
5,6일 창동플랫폼61에서 국제컨퍼런스...'레바논, 리버풀, 한국' 사례로 음악과 지역, 평화 논해
데이비드 피칠링기는 “사운드 시티가 아티스트와 비즈니스를 만나게 하는 기회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올해 사운드시티 페스티벌은 발틱 트라이앵글에서 열렸다. / 사진 : 사운드시티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금단의 상징이었던 DMZ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DMZ투어, 인간 띠 잇기, Tour de DMZ 자전거 대회 등 평화를 기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도 그 중 하나다.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은 작년 처음 개최되어 올해 2회를 맞았다. 작년 기획 당시 영국에서 열리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기획자 마틴 엘본이 참여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은 '음악을 통해 국가, 정치, 경제, 이념, 인종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를 모토로 한다.

올해 열리는 2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은 지난 5일 시작해 9일(일)까지 5일간 열린다. 5, 6일은 서울 플랫폼창동61에서 국제컨퍼런스와 쿠바 쇼케이스가 열렸다.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은 강원도 철원 고석정‧노동당사‧월정리역·소이산에서 개최된다.

첫날 5일에는 한반도 평화와 문화, 예술을 논하는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 제2 세션은 ‘음악, 세계분쟁과 평화속으로(Music, Into the Conflicts and pece of the World)’를 주제로 진행됐다. 세션에는 앤써니 세만(레바논) 베이루트 잼 세션 대표, 데이비드 피칠링기(영국) 리버풀 사운드시티 창립자, 이원재(한국) 문화연대 시만자치문화센터 소장이 발제를 맡았다.

“베이루트에 올 정도로 락앤롤 정신이 있습니까?”

첫 발제를 맡은 앤써니 세만은 베이루트로 뮤지션을 초청하기 위해 뮤지션의 자존심을 건드린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앞서 말한 방법은 내전을 겪고, 지리적 여건에 따른 불안정한 사회 특성을 극복하고 뮤지션을 초청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다. 레바논은 프랑스로부터 1943년 독립했고, 1975년부터 1990년까지 내전을 겪었다.

그는 “레바논을 이야기하면 폭탄, 전쟁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말하며 “음악을 통해 레바논의 이미지를 바꿔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레바논을 찾는 사람들은 ‘생각했던 모습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인다. 베이루트 잼 세션 활동 이유로 “음악을 활용해 레바논과 평화로운 이미지를 연결하고자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레바논은 내전을 거친 후 2000년대 부터 독립음악이 발전하고, 2009년부터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공연 환경 조성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공연을 준비할 때 취소에 따른 비용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되곤 한다. 그는 "다소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국가에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하는 모든 활동들의 메시지를 최대한 널리 퍼트리는 게 목표”라며 “해외 아티스트 참여가 활동을 이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많은 뮤지션들을 레바논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투트 잼 세션은 활동들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여주지 않는 아름다운 레바논, 긍정적인 레바논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레바논 음악을 더 많은 국가로 공유하기 위한 환경들도 이야기했다. 작년부터 음악 플랫폼 Spotify가 레바논에 정착하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가 발전하는 등 레바논 음악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영어로 가사를 붙여 음악을 만드는 방법 역시 전 세계에 음악을 알리는 방법 중 하나다. 그는 “불안정한 사회 특성상 언어로 인한 혼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의 식민지배와 내전 이외에도 레바논은 중동에서 기독교계열 종교가 40%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 중 하나다. 이슬람교는 종파를 합쳐 50%가 넘는다.

그가 만든 베이루트 잼 세션은 중동 지역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그는 “베이루트 잼 세션이 아티스트 양성과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음악이 자리 잡는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활동을 통해 베이루트 음악 시장을 더 발전시키고, 베이루트를 음악, 문화 허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지역을 지키기 위한 단결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리버풀 사운드시티 창립자 데이비드 피칠링기는 ‘음악에게 도시란 - 영국 리버풀 사례’ 발제를 맡았다. 리버풀은 아프리카, 카리브해, 중국, 아일랜드, 웨일즈 등 다양한 인종이 모인 도시다. 그는 “리버풀 사람들은 스스로를 영국인이 아니라 Scouse라고 생각”하며, “이는 아웃사이더를 자처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화 도시다. 비틀즈로 대표되는 음악 역사가 깊은 도시고, 축구팀 리버풀 역시 도시의 큰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문화는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축구계 종사자들과 교류하는 활동들도 진행하고 있다"고 지역 문화자산을 엮는 시도를 밝혔다.

리버풀의 음악적 배경은 지역에 있는 폴매카트니 스쿨 등 음악, 예술학교로 나타난다.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리버풀을 찾아 공부하고  이후에도 리버풀에 남아 음악,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기여하며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리버풀은 다른 지역, 국가에서 온 인재들이 지역에 남아 음악산업에 기여하고, 새로운 뮤지션들이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꾸준히 마련해 나가고 있다.

사운드 시티는 2007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20개국에서 300여 팀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페스티벌을 개최할 때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운드 시티는 새로운 뮤지션, 음악 등을 소개하고, 리버풀과 인근 지역 맨체스터 아티스트들도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국 북부지역에 세계의 음악을 소개하고, 지역 아티스트가 전 세계로 나가는 관문이 되기도 한다. 그는 "사운드시티가 음악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찾고, 유럽 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리버풀을 ‘아티스트 친화 도시’라고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리버풀 지자체는 음악 관련 사업은 어떻게든 지원해 준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문화도시 중 하나로 지자체에 문화부서가 별도로 있고, 지자체도 문화이벤트를 스스로 만들어 민간과 경쟁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일주일에 페스티벌이 두 번 열릴 정도로 일반 대중의 음악 인지도가 높고, 블로그, 저널 등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지역 사례로는 리버풀 내 발틱 트라이앵글을 소개했다. 이 지역은 창고, 홍등가에서 음악, 레코드회사, IT기업 등이 모이면서 발전했다. 지역이 발전하며 생기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비틀즈로 유명한 캐번클럽이 유명세를 얻자 개발업자들이 모여들어 호텔, 상가 등을 만들며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했다. 다만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특정 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발틱 트라이앵글은 구역을 만들 때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이 참여하는 조합을 만들었다. 지역 기업과 아티스트들이 조합위원회에 참여한다. 그는 “조합활동으로 과거 대비해 ‘많이 이기고 있다’”고 말하며. “조합 차원에서 지역을 구성하며 규정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정 지역을 키워나갈 때 단결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지자체 혹은 외부에서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활동의 힘을 설명했다.

한국사회에 새로운 예술활동 패러다임이 열렸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한국의 예술운동과 평화를 향한 연대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한국의 민주주의, 사회운동 안에서 예술활동 사례와 의미를 풀어냈다. 상징적인 예술운동으로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운동과 대추리 투쟁’을 꼽았다. 미군기지 평택 이전 논의 당시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투쟁에 예술활동가들이 참여했다. 대추리 투쟁은 ‘한국 민중예술과 포스트모던 운동이 만나 사회운동이 전개됐던 사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후 언급한 ‘한미 FTA반대 운동’은 1987년 서울의 봄 이후 최대 규모 투쟁으로 꼽았다. 한미 FTA반대 운동 당시 예술활동가들은 광화문 KT빌딩에서 3일간 음악공연활동을 진행하고, 전국 투어 공연 등을 진행했다. 그는 “당시 시민들이 경험한 투쟁 경험이 이후 유모차부대 등 활동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당시에는 예술가들이 부서지고 철거된 지역을 점거해 미디어센터를 조성하고, 축제활동 등을 진행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후원 등에 음악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위로와 사회연대를 제안했던 사례로 꼽았다. 악기제조 회사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운동도 언급했다. 공장 이전 문제로 촉발된 노사갈등은 10여 년 넘게 이어졌고, 이 기간 동안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한국의 예술운동과 평화를 위한 연대를 사건을 통해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는 예술가들이 스스로 ‘국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 참사였다. 그는 “예술가들이 사회를 위로하거나 예술가 스스로를 위로하고, 정체성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활동들이 축적되어 2016년 촛불 혁명이 가능했고, 당시 음악인들의 시국선언, 예술활동, 시민들이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등 예술분야가 촛불혁명 당시 기여한 요소들을 함께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평화’관련 예술운동으로 병역거부, 이라크파병반대운동, 미군기지반대 세 가지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예술가들은 오랜 기간 한국사회 변화와 평화를 만드는 가치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DMZ를 “평화 뿐 아니라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생태, 평화, 민주주의 미학 등을 다루는 새로운 예술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질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렸고, 관련 예술활동이 더욱 다양해지기를 바란다”며 발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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