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참맛을 느끼려면? 그 지역만이 가진 색깔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다. '전통문화가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선비의 도시 ‘안동’에서도 지역의 색깔을 잘 살려주는 공간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래된 집, 고택이다. 200년에서 400년까지 옛 선조들이 머물렀던 공간에서의 하룻밤,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안동에는 고택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업체가 10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고택이 주는 불편함은 쉽게 이곳을 선택하기 어렵다. 전통리조트 ‘구름에’는 고택에 대한 사람들의 이러한 편견을 한 번에 깨는 공간이다. ‘고택에서 이런 것까지?’ 싶은 것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 400년 역사를 품은 고택...머물러만 있어도 ‘쉼’이 되는 공간   

'구름에'는 유실 위기에 처해있는 문화재를 되살린 전통 리조트다.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였던 고택을 현재의 위치에 옮겨 놓았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계남고택’은 1800년대로 추정되는 안동지방 가옥 구조를 그대로 담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계남고택은 400여년의 역사를 품은 공간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리조트 입구에 들어서면 놀라움에 자신도 모르게 입이 먼저 벌어진다. 전통 한옥의 고풍스러운 건축미도 그러하지만, 넓은 규모에 한번, 현대적인 편리함까지 접목한 시설에 또 한 번 놀란다. 

리조트는 고택 7채를 포함해 모두 11곳의 숙박시설이 운영된다. 고택 대문 입구에 서면 ‘입춘대길’, ‘만사형통’ 글씨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조선시대 선비가 된 기분마저 든다. 넓지는 않지만 단아하고 정갈한 마당을 가로질러 고택 안으로 들어서면 우리 조상들이 즐겨 쓰던 작은 소반과 경대 등 낯선 생활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진짜 묘미는 툇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자연풍광이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듣고 앉아 있노라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고택 숙소에서 바라본 일몰 

# 고택이라 불편하고 위험하다? NO!...호텔급 서비스 제공

이곳이 더 특별한 이유는 사실 ‘국내 최초 전통 리조트’라는 컨셉에서 찾을 수 있다. 아무리 의미가 좋은 숙소라도 불편하면 다시 방문하기가 어렵다. 구름에는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택의 전통미는 그대로 살리되, 이용 공간은 현대식 기술로 보완해 편의성을 최대화했다. 

고택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서운정에서는 월풀도 즐길 수 있다.

고급 호텔에서 받을 법한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도어맨 서비스’다. 전통 한복을 입은 직원이 주차장까지 마중을 나와 체크인을 돕는다. 체크인 방식이 좀 독특하다. 전기자동차에 짐을 싣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중간중간 역사를 품은 고택 주변을 돌며 이곳이 가진 역사성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숙소에 도착하면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공간 소개를 하는 세심한 배려도 여행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비 오는 날 툇마루에 고객이 사용하도록 우산을 두고 오는 등의 섬세한 고객 서비스로 유명하다. 

오래된 집을 숙박공간으로 사용하기에 이불도 천연 원단인 광목천을 미생물 세제(EM)을 활용한 친환경 공법으로 침구류를 세탁한다.

오래된 공간의 청결함을 위해 이틀에 한번 방역도 한다. 허술한 한옥의 안전을 위해 이중 도어락을 설치하고 일반 리조트의 안내데스크 기능을 하는 까치구멍집에서 24시간 당직 지배인이 상주하며 귀중품 보관 등 숙박객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 리조트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 해결...먹거리·놀거리 풍성 

특히 이곳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야말로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에게 딱이다. 리조트 내에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어 밖을 나가지 않아도 한 번에 해결이 가능하다.  

2017년 문을 연 북카페 '구름에 OFF'는 132㎡ 규모의 공간에 전통한옥의 모던함을 더했다. 커피는 물론, 단팥죽이나 마를 넣은 미숫가루, 쑥떡와플 등 안동 특유의 메뉴까지 맛볼 수 있다. 쉼을 위해 찾은 이들을 위해 인문학, 여행서 등 1,300여권의 책도 손님들을 맞이한다. 아침 먹고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즐기거나, 저녁식사 후 이곳에 와서 책 한권 읽는 여유로움을 즐겨도 좋다. 특히 고택 숙박객은 읽고 싶은 책을 대여해 고택 객실에서 읽을 수 있다니 참고. 

북카페 

리조트 내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인근에서 직접 수확한 쌀과 재료로 안동찜닭정식, 안동불고기정식 등 안동의 전통음식을 쉽고 간편하게 맛볼 수 있다. 특히 400년 전통의 종부가 직접 납품해주는 국수는 이곳이 아니면 맛볼 수 있는 일품요리다. 조식은 숙박자에 한에 무료로 제공되고, 저녁식사는 미리 예약만 하면 즐길 수 있다. 

쉬러 온다 해서 너무 정적인 공간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숙박객들을 대상으로 전통문화체험도 제공한다. 400년 전통 종갓집 레시피를 바탕으로 ‘안동 국시’를 직접 만들어보는 ‘수졸당 종가 국수 밀기 체험’, 안동지역 전통 궁중반찬으로 알려진 북어 보푸라기를 만들기 체험, 고추장 담아보기 체험, 한옥 및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고 추억을 만드는 ‘한복 체험’ 등이 그것이다. 특히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웨딩 촬영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추장 담아보기 체험 

# 한옥에서 즐기는 그림책 도서관...6월 문 열어    

지난 6월 1일에는 리조트 내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 한층 더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바로 그림책 전문 공간 ‘구름에 온(Gurume On)’다. ‘구름에 온’은 전통 한옥에 조성된 그림책 전문 공간이다. 세계적 명성의 이탈리아 그림책 출판사 ‘코라이니(Corraini)’의 서적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품 1000여 권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그림책이라 해서 어린이만 본다고 생각하면 오산!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양질의 그림책도 있다. 

6월부터 문을 연 그림책 도서관

입구를 들어서면 도서관은 총 3개 공간으로 나눠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전시실에는 유명 작가의 기획 전시와 체험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굿즈 상품도 판매한다. 개관 첫 전시인 ‘살아있는 책(The Art of Pop-up Book)’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독특하고 아름다운 팝업북(Pop-up Book) 60여 권을 만날 수 있다. 

그 옆에 조용히 책 읽는 공간으로 구성된 ‘열림실’에서는 통유리 한 켠에 몸을 기대고 그림책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눈에 반할만한 공간이다. 그런데 도서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작은 계단을 몇 계단 내려가면 아늑한 지하 ‘놀이실’이 나온다.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에서부터 블록놀이까지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단, 놀이실은 3000원으로 유료! 

구름에는 앞으로 3~6개월 단위로 다른 주제의 그림책 전시를 지속할 계획이다.

지하에는 아이들이 책도 읽고 블록놀이도 즐길 수 있는 놀이실이 있다.

구름에는 열려 있는 공간이다. 숙박 공간인 고택을 제외하고는 숙박하지 않아도 누구나 들어와서 카페, 도서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 숙박객뿐 아니라 단체에도 구름에는 활짝 열려있다. 30명까지 수용가능한 회의실, 실외 공연장, 식당, 라운지 등이 모두 갖춰져 있어 기업 워크샵, 단체모임 등에서도 종종 이용한다.  

# SK-지자체가 힘 모아 사회적기업 설립·운영...“지역 일자리 만들고 지역경제 도움”  

구름에는 사회적기업 행복전통마을이 운영한다. 행복전통마을은 2012년 SK가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안동시와 함께 민-관 협력으로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행복전통마을은 구름에를 운영함에 있어 지역의 다양한 사회적기업, 주민단체와 함께한다. 체험관을 운영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안동반가’는 안동 전통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리조트 내 식당을 운영하는 '안동식선'은 안동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안동의 전통음식을 쉽고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탄생한 주민사업체다. 카페 또한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함께 손을 보태고 있다.

행복전통마을 운영실무를 책임지는 권경은 사무국장

행복전통마을은 구름에 운영을 통해 안동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수익금의 일부는 다시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꾼다. 

권경은 행복전통마을 사무국장은 “앞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전통 한옥을 매개로 자연, 책, 여행,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행복전통마을은 구름에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선하고자 한다.

※ 운영자가 추천하는 구름에 200% 즐기는 법 

  • 고택 툇마루에 앉아 별을 보자.

고택 숙박의 묘미는 툇마루에 앉아 즐기는 자연풍광. 하지만 그보다도 더 좋은 건 밤에 툇마루에 앉아 보는 별이다. 

  • 북카페, 밤에 더 빛난다.

리조트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북카페 '구름에 OFF'에도 불이 켜진다. 통유리로 되어 있는 북카페에 조명이 들어오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 리조트 내에서 술도 즐긴다. 

한적한 리조트에서 지내다 보면 딱 술 한 잔이 생각나지만, 시내로 나가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리조트 내 한옥라운지에서는 다양한 와인과 안주를 판매한다. 

  • 성수기를 피하고 프로모션 기회를 노려보자. 

구름에는 고급 리조트를 표방하기에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틈새를 노리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하다. 2박 패키지를 예약하면 객실료가 주중 20%, 주말 10%가 할인되며, 비수기에는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사진. 장영은(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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