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 조영학의 집밥이야기] 굴무침과 2년만의 강의
[상남자 조영학의 집밥이야기] 굴무침과 2년만의 강의
  • 조영학
  • 승인 2019.03.01 0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굴무침과 2년만의 강의>

1.
그야말로 가족들이 호들갑이다.
강의를 떠난 지 2년이니 꽤 오랜만이다. 비록 1주일에 두 시간 정도이지만 강의안 작성하고 과제 만드느라 하루 종일 바빴다.
 
강의를 시작할 때면 늘 이렇게 긴장하는 버릇이 있다. 진땀이 흐르고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은 기본이다.
몇 년 전에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져 시작부터 5분간 멍하니 서있기도 했다. 트리플 A형의 슬픔이 이런 것인가 싶기도.
 
강의 얘기가 나오면 나보다도 가족이 더 호들갑이다.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번역가, 작가잖아. 젊은 편집자들 만나야 하니 나이보다 젊어보여야지."
아내는 애써 젊어 보이는 옷을 골라 입히고 머리 염색을 하고 강제로 거울 앞에 세우고. 
한참을 괴롭히고 난 다음에야 풀어주었다. 

2.
이날 저녁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찌감치 저녁을 물린 후 아내가 달려들어 머리를 까맣게 물들이더니 이번에는 딸까지 달려들어 눈썹을 정리해주겠다며 괴롭힌다. 
내 나이가 벌써 환갑인데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저항했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어차피 알량한 카리스마를 잃은 지도 몇 십 년이 아닌가. (아니, 처음부터 그런 게 있기는 했던가?)

하긴 조금 귀찮기는 해도 마음 써주는 가족이 고맙기는 하다. 
아니면 누가 나한테 관심을 주고 신경이라도 쓰겠는가? 
눈썹을 마무리한 뒤 딸이 눈앞에 디밀어준 거울……그러고 보니 어딘가 더 잘생겨진 것 같기는 하다. 

3.
겨울이면 늘 해먹는 반찬이 굴무침이다. 굴이야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굴국을 끓이거나 굴밥을 해도 별미지만, 굴무침의 맛은 또 다르다.
2년만의 첫 강의 복기를 하면서 가족과 한잔하기에는 안성맞춤. 이 겨울이 가고 있다.

4.
<재료>

굴 500g, 무, 당근, 배, 미나리 약간

5.
<조리법> 

1. 굴은 굵은 소금 2스푼을 넣고 살살 흔들어 씻는다. 그 과정을 2차례 한 후 체에 받쳐 수분을 빼준다.
2. 무, 당근,배를 채썰고(각각 1/2컵 분량) 미나리도 적당한 크기로 썬다.
3. 양념장을 만든다(고추가루 1/2컵, 다진마늘 1T, 소금 1T, 액젓 1T, 식초 5T, 설탕 3T, 물엿 3T, 양파와 무를 갈아서 3~4T, 고추장 3T)
4. 양념장에 채소를 먼저 넣고 살살 버무린다. 
5. 마지막에 깨끗하게 씻은 굴을 넣고 역시 가볍게 버무린다. 

TIP) 
 - 채소는 집에 있는 것으로 하면 되지만 무는 반드시 넣도록 한다.
 - 마지막에 참기름 2T, 통깨를 추가해도 좋다. 
 - 대파, 청량고추를 다져넣기도 하나 생략해도 좋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