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미역국과 아내의 생일>

1.
지난 아내의 생일. 
새벽에 24시간 마트에 나가 굴을 사와, 굴미역국을 만들었다. 
아내는 일어나 미역국을 먹고 출근했다. 
음식을 시작하고 15년 이상 한 번도 아내의 생일에 미역국을 걸러본 적은 없다. 
쇠고기미역국, 황태미역국도 해봤지만, 아내 입맛에는 굴미역국이 제일 맞는단다. 겨울에 태어났으니 굴미역국이 제격이기도 하다. 

2.
생일에 아내를 위해 해줄 건 아침 미역국밖에 없다. 결혼 초기 먹기 살기 어렵다는 핑계로 생일선물을 생략하기로 합의한 터라, 지금껏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해본 적은 없다. 
지금이야 조금 여유가 생겼다 해도 부부간의 선물은 낭비라는 생각이 둘 모두에게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보다 저녁에 온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한다. 비싸지 않은 외식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직접 축하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전에는 주로 내가 만들었으나 요즘엔 내 수고를 덜어준다는 핑계로 아내가 가벼운 외식을 주장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이번엔 실력발휘를 했다. 메뉴는 내가 정했다. 가볍게 꼬막을 사서 무칠 것인가? 통삼겹오븐구이를 할 것인가? 아니면 김치짬뽕을 만들 것인가? 아침부터 궁리만 많던 날로 기억.

3. 
<굴미역국>

아내의 생일은 지났으나 굴은 옳다. 제철 굴을 먹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굴은 쓰임도 많은 음식이다. 굴전, 굴밥, 굴탕수육 등 뭘 해도 최고의 맛을 보장한다. 물론 그 중 으뜸은 굴미역국이다.

<재료> 2인분

미역 적당량, 굴 200g

4.
<조리법>

1. 건미역을 물에 10분 정도 불린다. 대개 10배 정도 부풀기 때문에 양 조절을 잘해야 한다. 

2.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3. 굴은 굵은소금을 넣고 살살 흔들며 2~3회 씻는다. 

4. 미역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 육수에 넣고 20~30분 이상 끓인다. 

5. 마늘, 국간장(또는 액젖), 후추가루 약간으로 간을 한다. 

6. 굴을 넣고 2~3분 더 끓인 후 불을 끈다. 

5.
Tip: 

- 구수한 맛을 원하면 불린 미역을 참기름 1T로 볶는다. 
- 굴을 오래 끓이면 딱딱해지고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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