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대기업들이 2021년을 맞아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환경문제 및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커진데다 정부의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 방침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적경제계에도 좋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G 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을 뜻한다. 기존처럼 재무적 요소만 신경쓰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과 사회에 공헌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 新기업가정신·환경경영 강조

지난 28일 열린 ‘VBA 2020 Korea’에서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하는 최태원 SK 회장.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기후변화 등 예측하기 힘든 경영환경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에 풍요로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근본적으로 기업 역할과 경영에 새로운 원칙과 고민 필요하다"고 말했다./사진제공=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해 10월 28일 열린 ‘VBA 2020 Korea’에서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하는 최태원 SK 회장./SOVA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먼저 국내 최대 사회적가치 민간축제 ‘SOVAC’을 여는 등 사회적가치 창출에 앞장서 온 SK는 올해도 ESG경영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그룹의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당장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보자"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관해온 김윤욱 SK하이닉스 지속경영담당은 “최 회장의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라는 화두와 연계해, 향후 10년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중장기 목표를 구체화하는 선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의 이 같은 경영 방침을 구체화한 ‘SV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장기 추진 계획 으로 ‘환경,’ ‘동반성장,’ ‘사회 안전망,’ ‘기업문화’ 등 4대 분야를 정하고, 각각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한화는 ‘탄소제로를 선도하는 환경경영’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ESG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우리의 경영활동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강조했다.

금융권도 ESG강화 한 목소리... “ESG경영 선도할 것”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출처=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출처=KB금융그룹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세계 ESG펀드 시장규모는 이미 2019년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각국 정부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는데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서 ESG 투자 증가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금융그룹도 하나같이 ESG경영을 강조했다. 먼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친환경 상품 투자·대출 규모를 확대해 녹색금융을 선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위기 극복에 앞장서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그룹으로 인정받았다”며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및 한국형 뉴딜정책에 발맞춰 금융의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이 되자”고 밝혔다. 손 회장은 6대 핵심전략 중 하나로 △브랜드 및 ESG경영 강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농협은 신년사에서 ESG경영을 직접 거론하기까지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ESG중심의 경영을 필수로 인식하고, ESG 전략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전사적으로 ESG 경영체계를 구축해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탄소배출 감축 등 환경을 고려한 투자와 사업추진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적경제기업, ESG경영 강화의 좋은 파트너

이러한 ESG 강화 흐름에 대해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ESG경영 강화 흐름은 예전부터 있어왔다”면서도 “코로나19로 환경문제 주목도가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글로벌 금융기관의 ESG 중시 흐름이 거세지면서 올해 ESG경영이 부각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사회 속에서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E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하나에만 쏠리는 것이 아니라, S와 G도 함께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국내에서도 정책적으로 ESG 경영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국내 금융사들이 ESG 투자의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고,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ESG 반영 투자를 50%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 대표는 ESG 강화 흐름이 사회적경제계에게 기회가 될 수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기업이 ESG 경영을 실행하려 해도 내부 전문성이나 자원이 부족할 수 있다”며 “외부와의 협력으로 일을 풀어나가야 할텐데 이 과정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봤다. 

ESG펀드가 늘어나면서 프로젝트 투자 등 대체투자 형식으로 사회적경제가 수혜를 입게 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도 대표는 "사회적경제주체가 운영 혹은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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