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 책 표지 이미지./출처=어크로스‘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 책 표지 이미지./출처=어크로스
‘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 책 표지 이미지./출처=어크로스‘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 책 표지 이미지./출처=어크로스

“올바른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결국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뀔까?” 미국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주제로 수업하는 석학 리베카 헨더슨과 그의 학생들은 두 가지 고민거리 앞에 놓였다. 이러한 궁금증은 신간 ‘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으로 이어졌다.

헨더슨 교수가 강조해온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SG 경영’ 등은 현재 경제·환경·사회 위기를 타개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주요 키워드가 됐다. 실제로 2012년 개설 초기 수강생이 28명에 불과했던 그의 강의는 2019년 300명, 2020년에는 400명이 됐으며, 현재는 비즈니스 스쿨 학생 2명 중 1명이 듣는 필수 강의로 자리매김할 만큼 주목받는 이슈가 됐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저자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강의 ‘자본주의 다시 상상하기(Reimagining Capitalism)’를 토대로 썼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 경영과 임팩트 투자, 탈탄소 친환경 전략을 비롯해 기업·투자자·정부 등 전방위적 차원에서 도입 가능하고 시민들이 요구할 수 있는 혁신 전략을 담았다. 이를 통해 극심한 불평등과 생태적 과부하를 낳은 자본주의를 지속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길을 제시한다. 

먼저 1장 ‘주주 자본주의는 이미 시효가 끝났다’에서 “문제는 통제받지 않는 자유 시장”이라고 지적한다. 헨더슨은 “기업은 시장을 왜곡하면서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게임의 규칙을 썼다. 기업이 유해 쓰레기를 강에 버리고 정치 과정을 통제하고 가격 담합을 밀어붙인다면, 자유 시장은 부의 총액은 물론 개인의 자유도 확대하지 못한다. 오히려 기업이 의지하는 제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는다. 

이어 저자는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5단계로 제시한다.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공유가치 창출’을 기업의 목적으로 받아들이고 △목적 달성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목적지향적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행동이 단기적 이익 추구에서 장기적이고 사회적 책임에 연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재무를 재설계’한다. △생태적‧사회적 비용을 치르지 않는 무임승차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없도록 업계‧지역 내 ‘자율 규제’ 협력 시스템을 도입한다. △마지막으로 자율 규제 강화를 위해 ‘제도와 시장의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기업을 공공의 목적에 복무하도록 재편성하는 것이다.

헨더슨은 “일반적인 형태의 비즈니스는 성공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며 “우리의 행성을 자본주의와 더불어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운영 방식을 찾아야만 한다”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환경과 사회자본을 공짜 혹은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번창하는 사회와 환경적 한계 내에서 기업 운영이 당연시되는 세상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은 대단히 파괴적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전환이 그렇듯 엄청난 기회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책에서는 ‘월마트는 공급사슬 괴물이라는 오명을 어떻게 벗어났는지’ ‘유니레버는 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했는지’ ‘파타고니아는 어떤 이유로 투표 참여 캠페인을 시작했는지’ 등 실제 글로벌 기업에서 시작된 변화의 사례와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조명한다.

‘비즈니스가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제시하는 동시에 기업가이자 노동자, 투자자이자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자본주의 대전환: 하버드 ESG 경영수업=리베카 헨더슨 지음, 임상훈 옮김. 어크로스 펴냄. 408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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