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마케팅, 홍보, 기획 등의 업무 경력을 보유한 신중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셜마케터 연계를 통한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사업'은 사회적경제기업 마케팅 전문인력(소셜마케터)으로 양성한다. 사진은 SNS 홍보 마케팅 역량 강화 교육 모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영업, 마케팅, 홍보, 기획 등의 업무 경력을 보유한 신중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셜마케터 연계를 통한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사업'은 사회적경제기업 마케팅 전문인력(소셜마케터)으로 양성한다. 사진은 SNS 홍보 마케팅 역량 강화 교육 모습/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동안 마케팅 역량이나 여력이 안되다 보니 마케터에 대한 갈망이 컸죠. 소셜마케터 분들이 기업 마케팅과 공동매장을 브랜딩 할 수 있는 제안을 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송파구에는 도소매 업종의 사회적경제기업 수가 많다. 대부분 기업이 영세하게 운영된다. 매장 운영도 버겁다. 이같은 기업들에게 전문 마케팅 인력이 지원된다면 어떨까. 신수정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마케터가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전략적으로 다가가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데 수월해 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소셜마케터 연계를 통한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사업’은 영업, 마케팅, 홍보, 기획 등의 업무 경력을 보유한 신중년(만45세~67세)을 사회적경제기업 마케팅 전문인력(이하 소셜마케터)으로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를 지원과 은퇴 후 제2의 삶을 기획하는 시니어들의 재취업·창업 지원을 위한 것이다. 

전문인력-지원기관 연계, 사회적경제기업 판로 지원

이 사업은 지난 4월 신중년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6월 한달간 교육을 진행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 마케팅 지원에 필요한 핵심 직무 등을 교육했다.

교육 초반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수강생 2~3인을 팀으로 구성해 담임 멘토를 연계했다. 교육이 끝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각 활동처에서 사업에 참여했다.

소셜마케터 양성과정, 프로젝트 활동비, 사업비 등 재원은 한국중부발전의 사회가치실현사업과 서울시 50+인턴십 사업을 연계해 마련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창업센터, 희망나눔세상, 50+ 중부캠퍼스 등 기관이 사업 기획, 운영, 프로젝트 활동처 연계를 맡았다.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소셜마케터로 활약한 오승기(48세·왼쪽) 씨와 강정희(56세) 씨. /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소셜마케터로 활약한 오승기(48세·왼쪽) 씨와 강정희(56세) 씨. /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잘 나가는 마케팅 전문가, 소셜마케터로 변신해 사회적경제기업 지원한다

“제 경험이 이곳에 필요한지에 대해 확신이 없어서 처음에는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면서 ‘내 능력이 필요한 사람들이 여기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별 기업을 컨설팅 하면서 각 기업에 좀더 필요한 지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강정희 씨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송사경센터)에는 강정희(56세)씨와 오승기(48세)씨, 안인균(60세)씨 등 총 세명의 소셜마케터가 매칭됐다. 강정희 씨는 광고홍보 분야에서 약 30년 가량 일했고, 현재 광고·홍보·마케팅을 컨설팅하는 기업을 운영 중이다. 오승기 씨는 무역업에 20년간 종사하며 해외 수출입 관리 업무를 진행한 전문가로, 현재 창업 준비중이다.

강정희 씨는 “그동안 일반기업 상대로 TV광고, 신문광고와 기업체를 상대로 한 세미나 등을 진행해왔다. 지금까지 만난 기업의 수만 해도 200~300개 정도”라고 말했다. 한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일하는 동안 그는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운영이 어려운 기업에게 도움을 주면 어떨까’하는 고민을 시작했다. 그때 우연히 소셜마케터 사업을 알게됐다.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을 위해 퇴사했다는 오승기 씨는 지난해부터 사회적경제분야에서 중장년 재취업과 창업관련 교육을 받았다. 천천히 창업을 준비하다가 소셜마케터 사업을 접해 지원했다.

교육에 참여하기 전 두 사람 모두 ‘사회적경제’의 현장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강정희 씨는 “소셜마케팅을 ‘SNS마케팅’으로 생각해 지원했지만 교육을 들으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게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충분히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정희씨는 송파구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 장터 브랜드 '송사장'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미지는 강정희씨가 만든 송사장 캐릭터./이미지=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강정희씨는 송파구 사회적경제기업 판로지원 장터 브랜드 '송사장'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미지는 강정희씨가 만든 송사장 캐릭터./이미지=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송사장 브랜드 제안부터 개별기업 특화 마케팅 방법 전수

“코로나19를 예측하지 못했을 때 마케팅 활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지역공간을 개발해서 마켓을 여는 방향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람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소셜마케터들과 현재의 상황을 반영한 마케팅 방법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신수정 센터장

송사경센터가 소셜마케터들에게 제안한 것은 ①프리마켓 활성화 ②송파구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 지원 장터(이하 송사장) 활성화 등 크게 두가지다. 프리마켓의 경우 코로나19로 모임이 금지되면서 지역 내 각 기업을 개별 접촉해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들의 대표적인 고민인 마케팅 인력에 대한 요구를 소셜 마케터들과 공유하고, 각 기업을 개별 접촉해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했다. 이와 더불어 송사장을 브랜딩하기 위한 고민도 이어갔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동안 자신이 해온 컨설팅 프로세스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컨설팅에 대한 답을 찾아내기로 했다. 가설은 ①‘송사장’ 브랜드 변화 ②매장 상품 구성, 규모확장이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송사장 브랜드를 바꾸는게 좋겠다'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브랜드를 당장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매장 상품구성, 규모 등을 바꾸는 것도 당장 진행하기에는 어려웠다.

강정희 씨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송사장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송사경 센터에 입점한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을 해야한다고 생각해 매칭을 요청했고, 컨설팅하면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신수정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과 강정희 씨, 오승기 씨가 송사장 매장에서 제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신수정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과 강정희 씨, 오승기 씨가 송사장 매장에서 제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일하며 느끼는 보람…계속 도움 주고 싶어요"

강정희 씨, 오승기 씨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소셜마케터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센터 입장에서도 소셜마케터의 활약이 큰 자극이 됐다는 의견이다. 오승기 씨는 “함께 일해보니 보람을 느꼈거, 좋은 사례가 나와서 앞으로도 이 사업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오승기 씨는 현재 구상중인 창업계획에 사회적경제 방식을 접목하기 위한 고민하고 있다. 오승기 씨는 “현재 다른 민간기업에서 기업에 필요한 사항을 배우고 있는데, 내가 배운 것들 중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계속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희 씨는 “소셜마케터로 일하면서 만족감이 높았다”며 “이번 사업이 끝나더라도 송사경센터는 계속 방문해서 도움을 주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수정 센터장은 “주어진 시간이 본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다“며 “앞으로 마켓을 활용한 홍보방식도 좋지만 맞춤형 컨설팅 방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수정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신수정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사진=서은수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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