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로운넷 경기지역 주재기자 이현주입니다.

기자 수첩으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기자라는 직함을 밝히기 무거워하는 자유직 근로자 이현주입니다.

어쩌면 몸과 머리 예열의 발화점이 달라 영혼육의 통합을 이루겠노라 컴퓨터 자판을 때론 죽기살기로, 어느 땐 덤덤한 듯, 가끔은 나 살기 바빠 주변의 이야기는 신경꺼둔 채 연필과 책, 핸드폰을 메모장 삼아 인생의 미로를 찾아 이리저리 헤메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9월 대학교 교정에서 바라본 하늘은 어느 때보다 맑고 투명합니다. 반면 학교는 고즈넉히 조용합니다. 강의실에 있어야할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 강의 듣기로 분주합니다. 빼곡히 온라인 라이브 일정들로 채워진 일상의 시계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고 잘도 돌아갑니다.  

인류를 집이란 안식처에 잠시 발을 묶어놓았더니 공기와 대기의 표정은 밝아졌습니다. 반면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는 커녕 확인조차 어렵습니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 이상을 차지한 채 느낌도, 표정도 알 수 없습니다.

더불어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랜선의 세계가 열리자 그 마음은 더욱 알길이 어렵습니다.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기위해 차일피일 미루어졌던 집합교육을 랜선을 통해 만났습니다.

안정된 랜선 제공과 교육을 위해 아침 일찍 초대해주신 오프라인 학교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노트북과 이어폰 저편에서 전해지는 4060 신중년 여성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통해그네들의 마음 속에 켜켜히 쌓인 울림과 떨림이 가을 일상에 스며듭니다.

랜선을 통해 신중년들의 촉촉한 감동이 전해진다
랜선을 통해 신중년들의 촉촉한 감동이 전해진다

랜선을 파도 타며 웃고 있지만 촉촉한 감동이 눈가에 전해집니다.

비대면 교육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포장하기 위한 화려한 하이테크 기술의 나열도,애써 태연한 척하느라 놀란 근육의 긴장도 아닌 그저 나와 너의 실재를 알아주고 보듬어가는 이 땅에 깊숙히 뿌리내리는 현존의 과정임을 실감하는 지금입니다.

만날 수 없어서 내일로 미루었던 일상들이 어느새 달력 세장만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뭉텅 사라진 2020년의 상반기 일상이 참 아쉽습니다. 당연시 했던 동시에 당연하지 않았던 일상이 많이 그립습니다.

코로나19가 던져주는 세기적 교훈과 배움의 지혜들을 꼼꼼히 살펴야겠습니다.

상실된 일상을 그저 미룰 수만 없어 초연결의 시대를 살아가며 마주하는 비대면 교육들...

초기에 흥미로왔던 호기심들은 어느새 무작정 대면의 일정만을 기다리거나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지식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눈과 귀를 막고 회피하고 싶은 심정마저 듭니다.

그 과정 중에 다양한 디지털·삶의 언어들을 구사하는 세대간의 이야기를 제가 익숙한 방식의 오디오 매체 팟캐스트에 담아가며 인터뷰로, 강좌로, 이야기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네들과 웃고 울며 나누었던 당연했던 오프라인 교육들을 이젠 너와 나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스크린을 통해 연결합니다.

비대면 교육을 경험하며 오디오 컨텐츠를 결과물로 창작하기 위해 만났지만 오히려 서로의 호기심을 확인하고 사람과 이야기, 네트워크를 이루어가는 과정임을 깨닫습니다.

이미 시작했지만 가슴 한편에는 미루고만 싶은 언택트, 미래교육들 그 삶의 현장 이야기를 하나 둘 신문이라는 매체로도 옮겨보고자 합니다.

때론 공명되어지는 일상의 소리에서, 읽고 있는 책의 글귀에서, 골몰하고 있는 사람들, 흘러가는 음악에서, 새로나온 기술까지...

간혹 땀 뻘뻘 흘리며 핸드폰이 폰의 기능만하지 않는 요즘, 입체적인 풍경을 담겠다며 카메라와 삼각대를 낑낑거리며 이고 지고 가는 한 중년이 보이면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의 무게를 내려놓으면 들고다니는 짐이 좀 가벼워질까요?

혹 저로 생각되어지는 한 사람을 발견하면 무거운 짐 하나 들어주세요. 혹 놀라지않게 들어줘도 되는지 여쭤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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