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시작부터 건축주만을 위한게 아니에요.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과 바라보는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거든요. 또 건축주가 죽더라도 건물은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후대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야 하고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에는 당연히 사회적가치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과거에 본 책에서 건축물은 지어지고 나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개인이나 박물관에 소장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건축물은 사회적가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공간에 가치를 담다
과거의 집 구조는 담장이 낮고 골목길이 있는 형태였다. 이웃집 담장 너머 정원의 나무가 보였고, 하늘이 보이는 면적도 컸다. 골목길은 사람들이 오가는 놀이터이자 담소의 장소였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 교수는 “설계를 하면서 ‘공간’의 의미가 내가 소유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재건축 하는 곳에 주택단지들을 건설하는데 담장을 만들지 못하도록 법규를 만들었다. 취지는 담장을 허물어 정원을 공유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 법규 때문에 오히려 중정형으로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건물을 한글 자음 ‘ㅁ’ 모양으로 지어 정원을 개인이 볼 수 있도록 디자인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건물은 밖에서 보면 요새 형태로만 보인다. 최초 법안을 제정했던 의도와 반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건축물에 사회적가치를 담기 위한 방법으로 담장 대신 벤치는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다. 유현준 교수는 “길을 가는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고, 이곳 주민들이 다른 동네에 갔을때도 그곳의 벤치에서 쉴 수 있는 것. 이것이 건축적으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물 소통공간으로 가치 높일 수 있어
유현준 교수는 강연에서 건축은 사회적가치를 현실화 하기 좋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같은 재료와 돈을 쓰더라도, 어떤 디자인으로 쓸 것인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만든다면 1층에 설계하는게 훨씬 쓰임새가 많아질 것이고, 건물에 발코니를 만들면 밖에있는 사람과 안에있는 사람이 소통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이같은 건물이 많이 지어질수록 도시의 풍경도 좋아질 것이다.
“사옥을 지을때 발코니를 최대한 만들어 내부와 외부 사람이 소통할 수 있게 했고요, 교회를 설계할 때는 1층을 카페로 개방하고, 처마공간을 만들어 교회 신자 뿐만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어요.”
유 교수는 자신이 사회적가치를 고민해 설계한 건물들의 예를 들며, 같은 양의 콘크리트와 유리를 쓰면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고 자리배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를 갖는 건물이 된다"고 전했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가치' 고민
유현준 교수는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소통과 공유,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간에 일어나는 대립·갈등과는 달리, 건축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면서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와 같은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혜를 나눌 때 더 좋은 결과가 증폭되서 나타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에게 사회적가치란 ‘이자’에요. 저 혼자 소유하면 가치가 떨어지죠. 더 많이 교류하고 나누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서도, 부가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가치들이 더 많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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