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유니콘.’ 임팩트 기업이면서 1조 이상의 거대한 영향력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기업이다. 지난 2~4월 SK와 신한금융그룹,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센터, YD-SK-KDB 소셜밸류 투자조합은 임팩트 유니콘을 키우기 위한 공모전을 개최했다. 복수의 소셜벤처가 지분 교환 등 강한 연대를 통해 성장을 꾀하거나 향후 계획을 제시하면, 이를 심사해 전폭 지원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6개 연합체가 선정됐으며, 이들은 앞으로 투자금과 일대일 멘토링, 주관사 사업 연계, 법무·회계·인사(HR) 등을 지원받는다.
1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3회 ‘SUB-SOVAC’에는 선정된 6개 기업들이 출연해 각자의 사업모델과 비전을 알렸다.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SOVAC’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됐다.
'맞들면 나은' 임팩트 유니콘
이날 화면에 등장한 이지환 KAIST 경영공학부 부교수는 “미국 임팩트 투자자 커뮤니티 SOCAP에서 2016년 컨퍼런스 주제를 ‘임팩트 유니콘’이라고 잡은 게 어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체로서 지속가능하려면 규모의 경제, 범위 경제를 누릴 때 큰 조직이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큰 규모의 기업이 나왔을 때 훨씬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하고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임팩트 유니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팩트 유니콘으로 크는 방법에 대해 임정욱 TBT 대표는 “개별적인 임팩트 스타트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의지와 기본적 토대가 있는 스타트업 여럿이 함께 뭉치는 것도 방법”이라며 “뭉친 기업들을 누군가가 잘 조정하고 운영할 수 있다면 결합의 힘, 연합의 힘을 바탕으로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임팩트 유니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생태계’도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혁신 기업들이 많은 건 그곳을 바탕으로 큰 시장과 인재, 투자자가 어우러져 생태계가 마련돼있기 때문”이라며 “소셜벤처에 특화된 좋은 생태계가 생겨 스타트업끼리 고객이 돼주고, 많아지고, 연합을 이루다보면 유니콘으로 가는 길이 빨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SK가 선정한 유니콘 꿈나무...건강·금융·공유오피스 등 다양
이날 임팩트 유니콘으로 선정된 6개 연합체들은 결합 이유와 함께 앞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계획을 밝혔다.
개인 건강 맞춤형 식사요법 기업 ‘잇마플’은 건강편의식 거점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프레시코드’와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은 개인 생애주기에 맞는 식사요법 관리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현지 잇마플 대표는 “2022년까지 1400만명에게, 2023년까지 2200만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식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IT기업 구인구직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셜벤처 ‘로켓펀치’와 브랜드 개발 및 공간기획 전문기업 ‘엔스파이어’는 지난 5월 합병을 통해 1인 전용 사무공간 ‘집무실’ 정동본점을 열었다. 조민희 로켓펀치 대표는 국내 경제인구 20%가 출퇴근 없이 일할 때 생기는 가치로 교통 혼잡 비용 3천억원 감소, 탄소배출비용 5백억원 감소, 3조원어치 고용창출효과 등을 들었다. 그는 “올해 안에 400좌석, 2021년에는 8000좌석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주얼캠프-두브레인’은 비주얼캠프가 보유한 시선 추적 기술과 두브레인의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결합했다. 양사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아동의 발달장애 징후를 발견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학습을 돕는다는 공동 목표를 실현해나간다. 석윤찬 비주얼캠프 대표는 “전세계 아동 중 6명 증 1명이 발달지연 장애를 경험하는데, 93.7%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로 자폐아의 조기진단, 루게릭 환자를 위해 눈으로 소통하는 도구, 난독증 진단, 교육 등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금융 플랫폼 ‘없당’은 주거·생활·교육 등 서비스 제공기업과 함께 청년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없당’은 “없는 게 당연하다,” “없어도 당당하게”의 줄임말이다. 드림스폰·크레파스·로컬스티치·보증금지우개 무방·그레이프라운지·한국사회투자·스파크랩스·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학생독립만세·닛픽이 모였다. 가장 구성기업이 많은 연합체다.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는 “금융플랫폼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10개 기업이 뭉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정보가 없으면 신용이 낮고, 신용이 낮으면 금융 기회를 얻을 수 없는 악순환을 고치기 위해 나섰다”며 “의식주를 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비용 너무 많은 청년들이 없당을 통해서 보증금 없이도 원하는 공간에서 살고, 취업에 필요한 프로그램, 생활자금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 대응기술 전문기업 ‘포이엔’과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터 ‘임팩트스퀘어’는 미얀마에서 농업 부산물을 재활용한 고형연료 제조를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포이엔은 재작년 4월 농업 부문 민간 기업에서는 최초로 ‘탄소배출권’ 승인을 받았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이를 할당받은 기업은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주식처럼 한국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 이호철 포이엔 대표는 “아시아 대상으로 메탄 감축사업을 제안한다”며 “탄소배출권 확보가 필요한 기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팩트스퀘어가 규모 있는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 발표로 정경선 ‘HGI’ 의장은 임팩트 유니콘들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정 의장은 2012년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2014년 HGI를 만들어 성수동에서 소셜벤처밸리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임팩트의 대형화를 위해 ‘SFA(Sustainable Future Alliance)’를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낸다”며 “한국에서 고민하는 소셜벤처들을 연결해줌으로서 임팩트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진행된 토론회 영상은 향후 SOVAC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다. SOVAC 측은 본 행사 전까지 6·7·8월 ‘SUB-SOVAC’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 행사는 내달 매주 화요일~금요일 오전에 웨비나 형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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