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SUB-SOVAC은 ‘다시 동네에서 PLAY, WORK, LIVE!’를 주제로 7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됐다./사진=SUB-SOVAC 온라인 방송 캡쳐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언더독스 조상래 대표

최근 지역에서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소규모 맞춤형 여행상품이 개발되고, 온라인을 통한 지역공동체가 구성됐다. 리모트워크(다양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기도 한다.

제2회 SUB-SOVAC은 ‘다시 동네에서 PLAY, WORK, LIVE!’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역에 변화를 시도하는 전문가 6인이 모여 ▲PLAY ▲WORK ▲LIVE를 주요 키워드로 코로나19 이후 지역활동의 변화부터 지역자원을 비즈니스로 풀어낸 방식 등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7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PLAY-여행과 로컬, 만나다

코로나19 이후 잠시 주춤했던 여행시장이 소규모 맞춤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보다는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국내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여행상품 플랫폼을 운영하는 마이리얼트립은 로컬 여행 콘텐츠를 모아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해외의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국내 지역의 여행 콘텐츠를 발굴했다. 3개월간 모은 로컬여행 상품이 2천여개 정도”라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이 내놓은 대표적인 로컬여행 상품은 인디밴드와 함께 여행을 하다가 풍광이 좋은 곳 멈춰 언플러그드 콘서트를 하거나, 밤에 아름다운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야경상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로컬에서 여행자들이 해보고 싶은 기발한 상품을 개발한다면 여행상품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여행자를 위한 호스텔을 운영중인 김지윤 베드라디오 대표는 “여행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지역의 재미있는 소재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맥집’이라는 맥주집에서 제주산 멸치를 튀겨 팔고, 제주 지역을 느낄 수 있는 로캉스(로컬호캉스)도 기획중이다.

김지윤 대표는 “지역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려면 로컬은 당연히 지향해야 한다. 기존 수요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예를들어 멸치튀김(멜튀김)은 과거 제주도 가정에서 먹었던 음식을 활용한 것이다. 기존 수요를 활용하면 일부러 마케팅 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로컬 콘텐츠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PLAY ▲WORK ▲LIVE를 주요 키워드로 발표했다./ 사진=SUB-SOVAC 온라인 방송 캡쳐

WORK-지역에 머무는 ‘리모트워커’ 증가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장소와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리모트워크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여행과 일을 병행하며 지역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신을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는 지역에 머무는 리모트워커 증가는 지역발전의 기회일 수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보통은 유명 관광지나, 연고가 있는 지역을 방문하는데, 리모트워커들은 관광지나 연고가 없더라도 일을 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한다”면서 “지역을 찾은 리모트워커들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며 지역 역량을 넓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 ‘파도살롱’에도 리모트워커들이 찾는 공간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재택근무를 하거나, 학교가 휴강된 사람들이 이용한다. 김지우 더웨이브컴퍼니 대표는 “지역을 찾는 리모트워커들에게 지역, 도시, 라이프스타일 등을 키워드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안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리모트워커를 비롯해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지역에 머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①개방적, 포용적 커뮤니티 ②계속해서 거주할 수 있는 환경 ③일할 수 있는 공간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김지우 대표는 “로컬에 형성되는 리모트워크 트렌드가 장기간 머무는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우 더웨이브컴퍼니 대표는 "코로나19이후 늘어나는 리모트워커들이 계속해서 지역에 머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사진=SUB-SOVAC 온라인 방송 캡쳐

LIVE-“살고싶은 지역 만들기”

“군산에서 왜 살기로 결심했나요?” 군산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김수진 로컬프렌들리 대표가 자주 듣는 질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드라마틱한 계기나 결심으로 군산에 살게 된 것은 아니”라며 “소중하고 사소한 일상이 쌓여 자연스럽게 살게됐고, 지금은 군산에 사는 것이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군산에 살기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는 김수진 대표는 평균 왕복 출퇴근 시간에만 3시간을 소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노을을 보면서 퇴근한다. 김 대표는 “노을을 볼때면 ‘나도 이런 삶을 살 수 있구나. 군산에 살길 잘해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수진 대표는 현재 지역민, 외지인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술집에 일손이 모자르면 들어가 설거지를 하고, 맥주를 얻어먹기도 한다. 김 대표는 “지역이 재미있고, 지역사람이 재미있고, 지역 자체가 살만한 곳이 되어야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저 사람들처럼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동네에서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당근마켓은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범위)에서 직거래 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 뿐만 아니라 플랫폼 내에서 지역 주민들끼리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소통공간도 마련했다.

노태준 당근마켓 팀장은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 외에도 지역 주민들끼리 영양제를 공동구매 하거나, 키우던 반려동물을 잃어버려 제보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역의 연결’에서 벗어나지 않는 활동으로 현재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동네(지역)주민들 사이 교류가 많아지고 정보도 교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토론회 영상은 8일 SOVAC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다. SOVAC 측은 9월 열리는 본 행사 전까지 매월 ‘SUB-SOVAC’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제3회 ‘SUB-SOVAC’은 8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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