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지표(SVI : Social Value Index)를 두고 신뢰성, 타당성 문제 등이 지적됐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올해 14개 권역 사회적경제 통합지원기관의 사례를 모아 이러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김성락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강원사경센터) 기업지원본부장은 ‘전국 통합지원기관 SVI 점수현황’ 발표를 통해 “권역별 비계량 지표 평균값의 차이가 발생했다”며 “이는 조사자의 역량 및 평가자의 주관적 기준의 차이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직원이 조사하느냐에 따라 비계량 지표 점수 기준이 달라진다면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성락 기업지원본부장이 25일부터 26일 부산 크라운하버호텔에서 열린 ‘2020 사회적가치지표(SVI) 전문가 양성과정(심화)’에서 ‘전국 통합지원기관 SVI 점수현황’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SVI가 사회적기업의 사회적성과를 대표해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지표로 적합한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김 본부장은 “고용인원이 적고, 매출이 적은 기업일수록 사회적가치 측정 결과가 낮게 나오는 경향을 보였다”며 “사회적가치 창출을 잘하고 있음에도 작은 기업이라고 낮은 점수를 받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회적성과와 경제적성과간 인과관계는 명확히 알 수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상 교육 확대하고, 다면측정 도입해야”

이같은 지적은 지난 6월 25일과 26일 이틀간 부산 크라운하버호텔에서 ‘2020 사회적가치지표(SVI) 전문가 양성과정(심화)’ 회의에서 나왔다. 이 행사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통합지원기관협의회(상임대표 주태규, 공동대표 신경철, 윤봉란, 문성환, 이강익)의 주관으로 열렸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 이하 고용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원장 김인선, 이하 진흥원)이 후원했다. 

이번 ‘전문가 양성과정(심화)’은 사회적가치지표(SVI) 측정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고, 통합지원기관 차원에서 SVI 측정·교육·컨설팅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열렸다. 하반기에는 기초과정을 열어 총 70여명의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행사에서 강원, 서울, 부산 권역의 통합지원기관은 SVI 측정 사례를 소개하고, 개선방안 등을 제시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강원)와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서울)은 △낮은 인지도 및 측정동기부여 문제와 △비계량 지표 측정에 관한 문제 등을 개선사항으로 공통으로 지적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센터 임지헌 사무국장이 '강원도 SVI 지표 측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원사경센터 임지헌 사무국장은 “강원도는 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논리를 동원해 설득했지만, 측정 과정에서 증빙서류 준비가 어렵다고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있었다”며 “SVI 측정이 단순히 측정해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교육과 컨설팅 수단으로 활용돼야 많은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나는조합 김건학 기반조성팀 대리 역시 “작년 SVI집중상담 후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기업 중 45.7%가 SVI를 잘 알지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SVI를 인지하고 있어도 작성방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김 대리는 “기업 대상 교육 및 설명회 확대가 필요하다”는 해결책을 제안했다. 

비계량 지표 측정시 조사자에 따라 점수 편차가 크고 객관성이 낮다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김 대리와 임 사무국장은 해결책으로 비계량지표 측정에서 다면측정이나 다면평가 등의 방법을 도입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리는 "계량과 비계량을 접목한 평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부산권역 사회적기업연구원 배현범 팀장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협업해 운영한 ‘사회적가치 보상 프로젝트’에서 SVI 지표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HF 사회적가치 보상 프로젝트'는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2차에 걸쳐 SVI를 측정하고, 외부 전문가 심사위원 3인이 SVI를 평가해 선발된 우수기업에 보상금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SVI지표를 활용해 우수기업 선정해 수상까지 한 사례다.

배현범 팀장은 “사회적가치 보상 프로젝트 결과, 성숙기단계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에 유리하다는 사실과 사회적 성과는 우수하지만, 경제적 성과는 낮은 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SVI 활용결과를 통해 느낀점을 밝혔다.

진흥원, SVI 범용성·평가척도문제 지적

진흥원 인증평가팀은 SVI 지표틀 개선에 대한 현장의견 수렴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SVI가 인증제로부터 도출된 사회적기업 전용 측정지표라서 전체 사회적경제기업 측정에는 다소 모호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사회적경제기업내 자활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창업팀 등 다양한 기업의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사자·유관기관과 협력활동을 추진해 보완 및 개선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업규모'와 '지역별 평가척도' 확립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현재 SVI는 ‘업종별 평가’만 하고 있어 이외에도 구체적·객관적 판단기준 추가 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진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인증평가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현장 활동가 목소리가 가장 중요”

26일에는 ‘SVI 정책개선 및 확산 방안’을 주제로 기조발제 및 토론이 열렸다. 좌장은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맡았고, 김진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인증평가팀장,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SPC) S-Lab 실장, 신경철 사회적기업연구원 본부장, 방호성 나비프로젝트 대표 등이 발표를 진행했다.

김진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인증평가팀장은 SVI 정착을 위해서는 현장 활동가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석 팀장은 “진흥원은 SVI 지표 자료를 축적해 표준화시키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SVI 지표는 하나의 예시일 뿐, 활용하는 주체에 따라 지표를 활용하면 된다. 이후 결과물은 진흥원이 모아서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흥원은 상시 질문답변방을 개설해 현장과 상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올해 연말에는 각 지역 중간지원기관의 자료를 모아 SVI 분석자료를 낼 계획이다. 

한편, SVI와 SK 비영리 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에서 개발한 SPC(사회성과인센티브)의 연계방안에 대한 내용도 소개됐다. 사회적가치연구원 박성훈 실장은 “SVI와 SPC는 측정 방식 및 범위는 물론, 평가하고자 하는 부분도 다르다”면서도 “두 지표를 목적에 따라 서로 보완해 사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SVI내 비계량적 평가 지표는 SPC를 통해 정량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SPC 참여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판별을 위해 SVI 지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SVI란?
사회적가치지표(SVI)란 고용부와 진흥원이 2017년부터 내놓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가치 측정 도구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조직운영을 통해 사회적 성과와 그 영향을 보다 종합적·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지표는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로 나뉘어 있으며, △사회적성과 9개 지표와 △경제적성과 4개 지표 그리고, △혁신성과 1개 지표 등 총 14개의 측정 지표로 구성돼있다. 

고용부와 진흥원은 사회적가치 측정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SVI 지표 중 3~4개를 적용하고 있고, SVI 측정을 희망하는 기업을 모집해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 기업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중간지원조직은 물론이고, 일부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등에서도 SVI를 각 기관의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 등록제가 실시될 경우 SVI를 재정지원사업이나 공공기관 우선구매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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