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복을 만드는 ‘크로매트(chromat)’는 모델로 백인, 흑인, 아시아계, 라틴계 등 다양한 인종을 내세웠다. 이 중에는 장애인과 플러스 사이즈 모델도 있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평범한 사람을 모델로 내세워 인간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

# ‘베제아(Vegea)’는 와인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포도씨, 줄기, 껍질 등을 모아 가죽을 만든다. 와인 10L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2.5kg인데, 이로 만든 가죽은 동물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고, 제작 과정에서 위험물질이나 물을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크로매트’ ‘베제아’처럼 사회적가치를 반영하는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가치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반영해야 할까. 신간 ‘사회적가치 비즈니스’는 사회적가치를 경영에 반영하려는 기업과 창업가를 위한 안내서다.

이 책은 저자인 최인석이 리더로 활동하는 소셜 임팩트 컨설팅 그룹 ‘CGSI(Consultative Group for Social Impact)’가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한 사회적가치 아카데미의 주요 주제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현재 전 세계 경영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인 ‘사회적가치’의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경영 활동에 반영하는 기업들의 공통분모를 찾아 제시했다.

‘사회적가치와 비즈니스: 착한기업이 세상을 바꾸다’ 표지 이미지./사진제공=지형

저자는 소셜 임팩트 분야 정책 전문가이자 실천가다. 지난 2018년 사회적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해 CGSI를 설립하고, 기관?기업의 활동에 사회적가치 반영?평가를 지원하며 컨설팅?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비서실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조정 업무를 담당했고, SK텔레콤에서 정책 담당,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정책과 CSR 담당 이사로 일했다. 세계은행에서 ICT 정책과 임팩트 평가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ICT Hope라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글로벌 비영리단체의 상임이사를 맡기도 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먼저 2012년 영국에서 최초로 ‘사회적가치’라는 용어가 들어간 법이 통과된 배경을 소개하며, 사회적가치란 무엇인지 정의한다. 책에 따르면 사회적가치란 “시민들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복지와 혜택을 누리는 것이고, 인권, 양성평등, 사회적 약자의 배려, 양질의 일자리, 공정과 정의, 평등, 공익에 기여하는 가치들”이다.

이후 현재 사회적가치 반영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 설명한다. 2011년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을 제시했고, 2019년에는 미국 주요 기업 181개 CEO가 모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주주의 이익보다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 창조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더욱이 미래의 소비자인 ‘밀레니얼·Z 세대’의 특징도 핵심적 변화라고 꼽는다. 이들은 기업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을 나쁘게 보며 자신의 신념에 맞는 브랜드를 찾는다. 특히 친환경적·윤리적 기업과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떤 변화를 지향하면서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지 제시한다. 이론과 연구에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도 담겨 있다. 저자는 “착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회적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가치 창출을 주요 목표로 내세운 기업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윤추구에만 집중했던 일반 기업 역시 향후 생존전략으로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다.

사회적가치 비즈니스: 착한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최인석 지음. 지형 펴냄. 180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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