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 내란특검: 계엄 해제 방해 의혹 수사 반박…국민의힘 반발 속 수사 확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13일 '국회 계엄 해제 방해 의혹' 수사를 둘러싼 국민의힘 비판에 대해 "대상 범죄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정면 반박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내란 특검법에는 비상계엄 관련 군경 등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 및 이외 방법으로 표결 방해 시도 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팀은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윤석열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최근 조경태, 김상욱, 김예지 등 현직 의원들을 잇달아 소환해 표결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의 비상계엄 전후 2개월치 대화 내역이 삭제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건너지 말았어야 할 강을 건넜다"며 "민주당과 특검의 내란 몰이 정치탄압에 들러리 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엄 계획을 전혀 몰랐고 민주당 의원만으로도 정족수가 충분해 어떤 방해도 없었다"며 특검 수사를 '허구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단순 실수에 따른 자동 타이머 설정으로 삭제된 것"이라며 "마치 의도적 삭제인 양 언론에 흘린 악의적 언론플레이라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박 특검보는 "조사 내용 유출 사실이 없다"며 "법률에 의한 직무 수행을 정치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추가 조사 여부에 대해선 "현재 주변인 조사 중이며 구속기한 만기 직전에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합참을 배제한 채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과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독단 추진하려 했다는 진술과 통신기록을 확보했다. 2023년 11월 18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다음 오물풍선이 오면 나에게 보고하고 합참의장에는 보고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 지시는 군 체계상 허용되지 않으며, 합참은 절차를 복잡하게 마련해 독단 실행을 막으려 했다고 한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해군 출신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 출신 부하들과 직접 지시를 주고받으며 북한 도발을 유도, 계엄 명분을 쌓으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김건희 특검: 국민의힘 중앙당사·국회의원회관 압수수색…공천·통일교 의혹 겨냥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3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와 국회의원회관 기획조정국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개시를 위해 변호사 입회를 대기 중이었다. 이번 압수수색은 영장을 제시하고 필요한 전산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는 김건희의 공천 개입 및 통일교 교인 당원 가입 의혹에서 당 차원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권성동 의원 등이 연루된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 차원이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건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씨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에게 전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부부가 무상 여론조사 58차례를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공천개입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녹취록에는 윤석열이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상현이한테 얘기할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검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주도한 '21그램'과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자택, 감사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21그램은 코바나컨텐츠 전시 후원 업체이자 무자격 하도급 15건이 적발된 곳이다. 지난해 9월 감사원 지적 이후 경찰 수사는 행정안전부 청사관리본부를 통해 의뢰됐고 그 사건이 이후 특검으로 이첩된 것으로 보인다.
수의계약, 3시간 만의 낙찰, 김 전 비서관의 직접 요청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불투명 행정·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조달청 전산망에는 관저 공사가 아닌 '00주택 인테리어 공사'로 공고가 올라갔다. 감사원은 2022년 국민감사 청구로 조사했으나 윗선 개입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

더불어 특검팀 관계자는 "14일 오전 10시 김건희를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헌정사 최초로 구속된 전직 영부인인 김건희는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특가법(알선수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김건희 측은 '진술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은 '집사게이트' 의혹이라 불리는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하고 지분을 가진 IMS모빌리티로 2023년 184억 원이 유입된 경위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나토 순방 목걸이·시계 수수 의혹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부토건 사건은 주범 이기훈 부회장이 도피 중인 가운데 특검은 대가성 거래·증거 인멸 정황을 파악 중이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박창욱 경북도의원도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검찰은 유경옥 전 행정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받은 샤넬백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21그램 대표의 배우자 A씨가 매장에 동행한 정황을 확인했다.
특검은 기존 검찰 무혐의 결론과 달리, 김건희의 차명계좌 거래·주가조작 인지 정황 녹취록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4년6개월간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기존 수사팀의 '봐주기 수사'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김건희가 기소되면 당시 수사팀에 대한 직무유기·비호 수사 가능성도 있다.
◆ 이종섭 전 장관 '도피성 출국' 의혹 정조준...군검찰 '표적 수사' 의혹 조사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2024년 1월 16일 호주 대사 '적격' 결정 과정이 대면심의 없이 서면 서명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공관장 자격심사위 위원 일부를 조사했고 당시 심사 절차가 급하게 진행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7일, 출국금지 하루 전날 대통령실에서 외교부에 임명 절차 준비 지시가 내려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은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의 개최 결정 시점과 대통령실 등의 지시 여부도 함께 확인 중이다.
또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세 번째로 소환돼 '기록 회수 개입' 직권남용 혐의 조사를 받았다. 염보현 소령은 이날 오후 3시 1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박정훈 대령 구속영장 청구서 작성에 관여했으며 '윤석열 격노는 망상'이라는 문구를 넣은 경위를 추궁받았다.

채상병 사건 당시 초동 조사를 지휘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기소한 염보현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소령)가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염 소령은 이날 오후 3시 1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수사에서 기소 과정까지 어떤 외압을 받았나', '박 대령 수사 과정에서 VIP 격노설을 망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본인 의지인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느냐' 등 질문에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만 대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정훈 대령은 지난해 3월 염 소령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으로 고소했고 국방부 조사본부는 올해 3월 염 소령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특검은 영장 작성이 복수 인원 분업으로 이뤄진 정황도 확인했다.
특검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을 비롯한 군검찰 관계자들을 소환해 지난 2023년 8월 2일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와 박 대령 강제수사 과정에서 직권남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구속영장이) 여러 명이 나눠서 작성한 것을 확인했고, 이 중 일부 작성자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며 "영장청구서에 적힌 내용의 허위성 여부를 보고 있는 만큼 당시 어떤 식으로 업무를 분담했고 지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다음 주 소환해 기록 이첩 보류·회수 개입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비화폰 통신내역 등을 토대로 조태용 전 실장이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