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넷 = 조은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시작으로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운동을 '빛의 혁명'이라 명명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민주주의 회복의 여정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민주당 추산 약 2만명의 시민과 지지자가 모였다.
이재명 후보는 방탄복 위에 파란 선거운동 점퍼를 입고 연단에 올라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내란으로 나라를 무너뜨린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내란수괴는 재판에 넘겨졌고 대통령직도 박탈됐지만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내란 잔당의 제2, 제3의 내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반란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내란 이전의 그 대한민국이 아니라, 신문명 시대를 주도하는 새로운 표준으로 거듭날 나라"라고 밝혔다.
출정식을 '빛의 혁명'이라 명명한 것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이곳 광화문은 헌법 제1조가 살아 숨 쉬는 장소"라며 "국민의 힘으로 헌정을 회복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의 세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 경제 대통령, 국민 통합의 후보를 자처했지만 제 부족함으로 인해 아쉽게도 졌다"고 언급하며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이후가 더 아팠다. 그 죄스러움과 무게만큼 더 깊이 성찰하고 다시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독하게 준비해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특히 "3년 전 대선에서 미세한 승리를 거둔 저들은 모든 것을 차지한 채 교만과 사리사욕으로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다"며 "사회는 분열되고, 대선 후보는 방탄복을 입고 유세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몰렸고 민주주의와 국격은 무너졌으며 평화와 안보는 권력 유지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영 논리를 넘어선 통합을 재차 강조하며 "더는 과거에 사로잡히거나 이념,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할 여유가 없다"며 "이제부터는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아니라,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인수위 없이 정부가 곧바로 출범해야 하는 현 상황을 지적하며 "지금은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유능한 선장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살림을 책임질 준비된 대통령, 바로 제가 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재명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한 그는 "한 사람의 책임자가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확실히 증명하겠다"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유용한 도구, 충직한 일꾼으로 선택해달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이날 출정식에서 '내란 종식'과 '국민 통합'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국가 지도자의 그릇된 권력욕이 대한민국을 파괴할 뻔한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국민이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임을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 계엄 세력이 과거에 집착하고 기득권에 매달릴 때,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국민 대통합의 날개를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정치 검찰과 일부 정치 판사들이 국민을 우롱하며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바꿔치기라는 막장극까지 연출한 끝에 내란 정권 장관 출신의 극우 후보를 내세웠다"며 "이번 6·3 대선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민주공화국을 지켜내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출정식 현장에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사가 함께하며 '통합' 메시지를 강화했다. 보수 출신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이인기 전 의원,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4당 소속 의원들도 무대에 올라 이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이날 이 후보는 민주연구원과 모두의질문Q 플랫폼을 통해 국민의 질문을 모은 '녹서'를 전달받기도 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장애인이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후 성남 판교, 화성 동탄, 대전으로 이동해 'K-이니셔티브 벨트' 유세를 이어갔다. 판교에서는 혁신 산업 관계자들과 '브라운백 미팅'을 갖고, 동탄에서는 반도체 산업, 대전에서는 과학기술을 주제로 유세를 펼쳤다.
◆ '회복·성장·행복' 담은 10대 공약 발표…AI·검찰개혁·복지 확대 총망라

민주당은 이날 공식 10대 대선공약도 발표하며 정책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회복·성장·행복'을 3대 비전으로 삼은 이번 공약은 △AI 100조 투자 시대 개막 △내란 극복과 K-민주주의 회복 △소상공인 지원 및 공정경제 △외교안보 실용노선 △국민 생명안전 보호 △세종 행정수도 완성 △노동 존중사회 △생활 안정 및 세대 복지 강화 △저출생·고령화 대응 △기후위기 대응 등 10개 분야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AI 인재 양성 및 데이터센터 구축 △계엄 해제권 강화 △검찰 수사·기소 분리 △포괄임금제 금지 및 주 4.5일제 도입 △아동수당 18세까지 확대 △세종의사당·세종 집무실 임기 내 건립 등이 포함됐다.
이한주 정책본부장은 "급격한 기술 변화, 인구 구조 위기 속에서 성장을 기반으로 한 해법이 필요하다"며 "기본소득은 농민수당, 어촌 직불금 등의 형태로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진성준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재정 상황에 따라 점진적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2차 추경은 약 20조원 규모로 민생 회복과 소비 진작에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6·3 대선은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건 이재명 후보가, 국민통합과 실용정치를 기치로 본격적인 승부에 돌입하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민주당은 향후 개헌 및 정치개혁 구상도 별도로 밝힐 예정이다.

